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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소설 ‘메밀꽃 필 무렵’ 수업하기

최근 교육의 흐름은 학습자 스스로 학습 과정을 점검하고 통제하는 역할을 수행하도록 요구한다. 소설 학습도 마찬가지다. 학생이 스스로 읽는 과정을 점검하고 조정하는 자기주도 학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은 학생들이 혼자 감당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때는 교사의 개입이 필요하다. 교사의 개입이란 소설 감상에 대한 설명이 아니다. 소설을 학습자가 읽을 수 있도록 과정을 안내하고 이끄는 방법이다.

문학 수업, 특히 소설은 읽고 많이 생각하는 것이다. 작품 전체를 읽고, 철저하게 자신이 가슴으로 느끼고 온 몸으로 만나야 한다. 이것이 정서적 소통이고, 공감이다. 이 과정에 교사가 작품에 대한 정보를 주면 선입견을 가진다. 따라서 사전에 정보를 주지 않는다. 학생들이 읽기 능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어려운 개념어, 추상어의 의미를 자세히 말해주려고 하는데 이도 삼간다. 개념어와 추상어의 구체적 의미를 모른다고 소설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이는 나중에 사전이나 기타 스스로 단어 학습을 통해서 해결하도록 한다. 오직 작품에 드러난 상황과 정서를 스스로 느껴보도록 유도하는 것이 문제다. 교사는 여기에 집중을 한다.

제목 탐구부터 시작한다. ‘메밀꽃 필 무렵’이라는 제목을 통해서 느끼는 정서와 연관하여 소설의 문체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메밀꽃’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꽃이 있고, 그 꽃이 피었다니 서정적인 분위기다. 이로 보아 부드러운 문체라고 생각한다. 소설의 제목과 주인공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지도 물었다. 이미 읽은 학생들은 주인공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이 있는 시간이라고 말한다. 학습지에 소설 구성 단계를 그려주고, 거기에 맞는 사건 쓰기를 했다. 3개만 찾아보자고 독려한다. 갈등도 함께 찾는다. 인물과 인물 간의 갈등, 심리적 갈등을 찾는다. 이 단계도 역시 모둠끼리 하는 협동 학습이 가능하다. 지명한 모둠이 발표를 하고, 혹시 추가로 사건을 찾는 팀은 나와서 쓰게 한다. 이때 모둠끼리 경쟁을 유도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단계별로 사건(발단: 인물과 배경이 소개되고 사건의 실마리가 나타나는 단계, 전개: 사건이 시작되고 인물간의 갈등이 나타나는 단계, 절정: 갈등과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는 단계, 결말: 갈등이 해소되고 사건이 해결되면서 인물의 운명이 분명해지는 단계)이 변하는 것에 대해 학습한다.

인물 탐구도 마찬가지다. 각 인물의 대화와 행동을 먼저 기록하게 한다. 대화와 행동을 통해 인물의 성격을 생각해 본다. 이때 소설의 주인공의 특성을 찾은 후 자신의 삶과 관련지어 생각해 보게 한다. 즉 허 생원은 현재 삶의 모습과 잊지 못할 과거의 추억이 제시되어 나타나고, 마지막에 미래에 대한 기대를 하고 있다. 이 소설의 장면을 통해 자신들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잊지 못할 추억의 장면을 구체적으로 떠올리게 하고 현재의 삶과 미래에 대한 기대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말하게 한다. 모두 노트에 쓴다. 2명을 지명해 발표하도록 한다. 아울러 허 생원의 인물 탐구는 곧 주제로 연결할 수 있다. 장돌뱅이 생활 애환 속에 펼쳐지는 인간 본연의 애정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이렇게 하면 모두 참가하고, 쓰기 교육도 함께 할 수 있다.

이효석의 소설은 서정적이고 아름다워서 한국을 대표하는 단편소설의 백미로 꼽힌다. 특히 메밀꽃 필 무렵은 대상을 그릴 때 상세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독자가 그 장면을 충분히 상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장면도 역시 학습지를 통해서 학생들이 직접 찾아보는 활동을 한다.

이 단계에서 망설이다가 소설가 이효석에 대해 물었다. 물론 아는 학생이 아무도 없다. ‘낙엽을 태우면서’라는 수필도 이야기하려다 말았다. 평창에서 태어났다고, 하니 그때서야 모두 동계올림픽 이야기를 한다. 이때를 틈타 소설의 공간적 배경인 봉평(평창군 봉평면)이라는 행정 구역 명칭을 알려줬다.

미디어 문화로 영상을 많이 보는 청소년들에게 소설 교육은 지루할 수 있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소설의 내용을 상상하고 그림으로 그려보게 하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이런 독후 활동은 차후 문제다. 우선은 학습자가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로 소설 읽기에 접근하는 것이다.

본 수업은 학생과 교사가 함께하는 구성을 시도해 보았다. 교사는 학생들이 감상력과 사고력을 신장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간다. 학생들이 작품의 사실적인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질문하기를 시도했다. 그리고 작품의 의미를 내면화 할 수 있는 질문을 던졌다. 교사는 말을 줄이고, 학생들이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갖도록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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