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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모든 선거 제도는 완벽하지 않다

잔치는 끝났다. 환호와 탄식은 이제 거의 식었다. 하지만 지금도 선거로 된 자와 안 된 자로 나뉘어서 희비쌍곡선을 그린다. 어쨌든 잘 된 분이야 여기저기 축하 인사가 올 것이고, 안 된 분들에게도 위로와 격려의 박수를….

각설하고, 콩도르세의 역설(Condorcet’s Paradox)이 있다. 이는 현 우리나라가 채택하고 있는 선거제인 최다득표제가 실질적으로 유권자의 선호도를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하는 현상을 설명하는 용어다. 18세기 후반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정치가였던 콩도르세가 주창했는데, 투표의 역설(Voting Paradox)이라고도 불린다. 도식화하여 이론을 쉽게 설명하면 이렇다. 한 유권자가 A를 B보다 선호하고(A>B), B를 C보다 선호할 경우(B>C), 당연히 A를 C보다 좋아해야 한다(A>C). 하지만 최다득표제하에서는 이 같은 선호이행성에 위배되는 결과(C>A)가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 다수결을 통한 투표가 구성원의 선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을 나타낸다.

모든 제도가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여러 당이나 집단의 내부경선을 통해 나온 이들이 본선에서 선택되었다 해도 예선에 나오지 못한 예비주자들 또한 주권자에게 그만큼의 가치는 있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단순하게 최다득표로 선택된 최후의 승자에게 모든 것을 독식하게 하는 것은 아무리 대의정치 하에서 여러 가지 상황 하에서 제약이 있다하여도 모순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래서 경제학자 애로(Kenneth Arrow)라는 사람은 이런 모순점을 없애기 위해 여러 가설을 세웠는데, 결론적으로는 모든 선거제도가 완벽하게 대표를 선택할 수는 없음을 증명해서 그 공로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선거제도가 완벽하지 않다고 해서 선거 무용론을 주장할 필요는 없다. 경기장에 나오는 선수들이 자기가 가진 기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게 하면 된다. 그리고 심판은 선수들이 잘 뛸 수 있도록 엄정하고 바른 규칙을 적용하면 된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낮은 수준의 정치의식과 고착화된 지역감정, 정책대결이 아닌 네거티브 정책이 판을 쳐서 선거의 좋은 기능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실현되지 않는 것이 문제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콩도르세의 역설로 설명한 것처럼 비록 최종 승자가 된 당선자라 하더라도 모두 다 완벽하게 승리를 했다고 볼 수는 없기에 당선자를 선택하지 않은 또 다른 다수들과 낙선자에게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낙선자나 본선에 오르지 못한 예비후보자의 좋은 공약은 당선자들이 담아서 통 큰 위민정치를 한번 해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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