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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선생님의 마음가짐 (20)

오늘 같은 하늘은 무섭다. 푸른 하늘을 볼 때면 하늘이 참 좋아 보이는데 검은 하늘을 볼 때면 자신의 마음을 보는 듯해 마음이 차갑고 우울해진다. 마음을 바로 잡고 생각을 키울 수 있는 아침이다. 마음을 다잡고 생각을 키울 수 있는 책 중의 하나가 명심보감이라 생각된다. 그 중 성심편은 마음을 바로 잡고 새로운 출발을 하게 하는 지침서가 아닐까 싶다.

우리 학교는 개교한 지 3년차다. 첫해부터 아침 10분간 명심보감을 통한 인성교육을 하고 있다. 국어 선생님들이 돌아가면서 한 문장씩 풀이도 하고 인성교육도 시킨다. 학력향상도 중요하지만 인성교육은 더욱 중요하기에 수업시작 전 이렇게 함은 많은 유익이 있을 것이다. 학생들에게는 한문과목을 대신할 수 있고 바른 인성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어 일석이조라 하겠다.

성심편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器滿則溢(기만즉일)하고 人滿則喪(인만즉상)이니라” ‘그릇이 차면 넘치고 사람이 차면 잃어지느라’는 뜻이다. 이 말은 우리 선생님들에게 새로운 마음을 갖도록 해주는 좋은 말씀이라 생각된다.

학생들 앞에서 가르치기만 하니 자신도 모르게 자신이 최고인 줄 착각할 때가 있다. 자기가 제일 잘난 사람이라고 생각할 때도 있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을 무시하는 태도가 나타나기도 한다. 학생들에게 상처줄 만한 말을 하기도 한다. 자기도 모르게 학생들에게 무례한 행동을 할 때도 있다. 언성을 높이기도 한다. 욕설을 할 때도 있다.

器滿則溢(기만즉일)이라. 그릇이 차면 넘친다. 필요 없이 낭비하게 된다. 많은 것을 잃게 된다. 人滿則喪(인만즉상)이라. 사람이 차면 잃어버리게 된다. 사람이 교만하게 되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게 된다. 사람이 높은 체하면 자신도 모르게 자신이 망가뜨려지게 된다. 人滿則虧(인만즉휴)라고도 한다. 사람이 가득차면 어그러지고 만다.

자신을 높이는 것은 자만의 극치다. 자신을 자랑하는 것이 교만의 극치다. 자신을 귀하게 여기는 것은 가득참의 극치다. 반대가 되는 것은 우리에게 유익이 된다. 자신을 높이기보다 학생들을 높일 줄 아는 것이 겸손이다. 자신을 자랑하기보다 학생들의 장점을 찾아 알리고 동료 선생님들의 좋은 점을 찾아 말하는 것은 남을 귀하게 여기는 겸손이다.

盈則必虧(영즉필휴)라 ‘꽉 차서 극에 달하게 되면 반드시 기울어진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은 지금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 점거해 볼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해서 자신을 낮추는 것이 자신에게 유익이 되고 기쁨이 되고 행복이 된다. 학생들을 인격적으로 대하면서 학생들을 최대한 우대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자신을 지키고 보호하는 길이다.

차고 넘쳐서 낭비하는 일이 있으면 그건 수치스러운 일이다. 자신의 교만이 극에 달하면 많은 것을 잃는다. 자신은 어그러진다. 망가지게 된다. 모양이 볼품없게 된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자신을 다듬어 나가야 할 것 같다. 선생님은 많은 분들이 귀하게 여긴다. 우러러본다. 늘 부러워하는 마음을 가진다. 학생들은 더욱 그렇다. 그럴수록 선생님들은 더욱 겸손해야 하고 자만해서는 안 될 것 같다. 자신을 뽐내지 아니함이 자신을 보호함이다. 자신을 오래 유지함이다.

언제나 모자란 듯이, 언제나 부족한 듯이 자신을 엄격하게 관리하면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학부모님에게도 도움이 된다. 그렇지 못할 때에 후회하게 되고 마음이 불편하게 된다. 마음을 비우는 것이 겸손의 길로 가는 것이다.

亢龍有悔(항룡유회)라는 말이 있다. ‘하늘에 오른 용은 뉘우침이 있다’는 뜻으로, ‘하늘 끝까지 올라간 용이 더 올라갈 데가 없어 다시 내려올 수밖에 없듯이’ 자만하면 위험하고 결국 내려갈 수밖에 없으니 조심하라는 경계의 말씀이다. 오늘 이 경종의 말씀이 내 귀에 오래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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