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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선생님의 마음가짐 (32)

오늘도 기숙사 커텐을 열었다. 맑고 푸른 하늘은 수정과 같았다. 우리 선생님들의 아름다운 마음이란 생각이 든다. 어젯밤도 커텐을 열었다. 자랑스러운 꽃과 나무 그리고 자연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키가 큰 대나무만 보일 뿐이었다. 하지만 공부하는 교실과 골마루의 형광등 불빛이 환하게 밤을 밝혀주었다. 불빛을 의지해서 면학에 몰두하는 학생들을 떠올리니 대견스럽다. 학생들을 지도하는 선생님의 모습을 떠올리니 고마운 마음만 일어난다.

양혜왕장구상(梁惠王章句上) 3장을 읽었다. 3장은 꽤 길다. 한 번 읽고 또 읽고 또 읽었다. 3장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떠올랐다. 우리 선생님들이 가져야 할 마음 자세를 배울 수 있었다.

우선 최선을 다하는 마음의 자세가 돋보였다. 양혜왕은 나라를 다스리는데 마음을 다하였다. 정성을 다했다. 지혜를 다했다. 최선의 방법을 취했다. 오직 백성들이 잘 살기를 바라면서 온 마음과 정성을 쏟았다. 꾀를 부리지 않았다. 적당히 하지 않았다.

우리 선생님들도 양혜왕과 같으면 된다 싶었다. 학생들을 가르칠 때 마음을 다하고 정성을 다하고 최선을 다하고 땀을 흘리면 된다. 적당히 하지 않고 꾀를 부리지 않으면 된다. 나름대로 학생들을 지도하는 방법을 모색해서 그것을 적용하면 된다.

양혜왕은 하내지방에 흉년이 들면 그 백성을 하동지방으로 이주시키고, 그 곡식을 하내지방으로 옮겨주며, 하동지방에 흉년이 들어도 또 그렇게 하곤 하였다. 양혜왕의 부지런함은 특이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동원하였다. 오직 백성을 위하는 마음뿐이었다.

오직 학생을 위한 마음. 오직 학생의 바른 인성과 학력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마음. 부지런히 성실하게 가르치는 열정. 결과에 개의치 않고 과정에 충실하는 열성. 이런 마음은 본받을 만한 것이 아닌가 싶다.

다음은 배려하는 마음이다. 맹자께서는 양혜왕에게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도록 하였다. 농부가 농사지을 때를 놓치면 농사일을 망치게 되니 농사의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농사의 때에는 부역을 동원하지 않도록 배려하라고 하였다.

학생들을 배려하는 마음. 이 마음이 학생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학생이 편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도 배려하는 마음에서 출발된다. 모든 생각이 학생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곧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맹자는 배려가 곧 인(仁)임을 가르쳤다. 배려가 곧 사랑이다.

다음은 미래를 내다보는 마음이다. 맹자께서는 촘촘한 그물을 웅덩이와 연못에 넣어 작은 고기까지 잡아서는 안 된다고 하셨다. 미래를 위해서다. 작은 고기마저 잡으면 고기가 없어진다. 미래를 내다보는 지혜가 있으면 학생들의 미래가 밝아진다. 희망이 보이고 길이 보인다.

또 하나는 시간을 선용하는 분별력이 필요하다. 나무를 벨 때를 알아야 하고 농사를 지을 때를 알아서 그 때를 잘 활용해야 재목을 얻을 수 있고 풍성한 양식을 얻을 수 있다. 학생들이 공부할 때를 알게 하고 공부할 때에 시간을 잘 선용하도록 해야 큰 인물로 자라날 수 있고 교육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또 하나는 지혜로운 마음이 필요하다. 빈 땅이 있으면 잘 활용해야 한다. 오묘의 집에 뽕나무를 심어 비단옷을 얻는 것, 닭과 돼지와 개의 새끼 배는 때를 잘 알아 70세가 된 자가 고기를 얻는 것, 효제를 가르쳐 가정이 하나가 되고 형제가 하나가 되며 이웃이 하나가 되게 하는 것 등이 모두 지혜에서 나온다.

끝으로 내가 한 일은 내가 책임지는 자세다. 사람이 굶어죽으면 ‘내 탓이 아니다. 흉년 탓이다.’ 사람을 찔러 죽이고서 ‘내 탓이 아니다 칼 때문이다’ 학생이 잘못되면 ‘내 탓이 아니고 학생 탓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책임지는 바른 자세가 아니다. 맹자의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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