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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선생님의 마음가짐 (42)

오늘 아침 주옥같은 시 한편을 읽었다. 김려(1766-1822)의 시다. ‘그리움이 동글동글, 앵두’라는 시다. 지금은 앵두와 오디가 제철이다. 앵두와 오디를 생각하면 그리움이 떠오른다. 늙으신 부모님이 떠오른다. 우리 선생님들은 앵두와 오디를 생각할 때마다 부모님을 그리워하게 된다. 부모님에 대한 따뜻한 사랑을 늘 가슴 속에 간직하게 된다.

주름진 부모님에게 효를 다하고 싶은 마음을 가진 이가 바로 우리 선생님이다. 이런 마음이 학생들에게 바로 전달된다. 수정처럼 동글동글 영롱하게 빛난 앵두를 그리며 부모님을 그리워하며 학생들에게 효를 가르친다. ‘살아생전 효를 다하여라. 부모님의 마음을 편하게 해드리는 것이 효다. 부모님의 걱정거리가 되면 안 된다. 자녀들은 언제나 붉게 빛난 앵두와 오디처럼 아름다운 열매가 되어라.’ 이렇게 학생들을 지도하시는 선생님의 모습이 수정같이 빛난다.

공자께서는 논어 학이편 제6장에서 이렇게 가르치셨다. “젊은이들은 집에 들어가면 부모에게 효도하라”고 하셨다. 부모님이 항상 집에 가면 계시지만 않는다. 때가 되면 부모님과 떠나 있을 수도 있다. ‘집에 계실 때 부모님께 효도해야지. 효도 잘하는 이가 되고 나서 글을 배워라고 하신 공자의 말씀을 예사로이 듣지 말아라.’ 하고 지도하시는 선생님은 앵두와 오디를 생각하며 늙으신 부모님을 그리워하면서 주름이 깊어가는 부모님의 사랑을 떠올리면서 효도를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밖에 나가면 어른께 공손하고 모든 일을 삼가며, 남에게 믿음을 주며, 모든 사람을 널리 사랑하되 특히 인자를 가까이하고, 그러고도 남음이 있으면 글을 배워라.’ 공자의 가르침이다. 앵두와 오디는 사랑과 그리움의 상징물이다. 우리 선생님들은 앵두를 그리워하고 오디를 그리워하며 옛 추억을 되살린다. 그들을 떠올리며 부모님을 사랑하고 형제를 사랑하며 친구에게 신뢰를 보낸다.

선생님의 이런 모습을 보고 학생들은 앵두와 오디를 가까이서 볼 수 없을지언정 그리움이 동글동글한 앵두와 오디를 상상하면서 사랑을 키운다. 어른에 대한 사랑, 남에 대한 배려 남에 대한 믿음, 모든 사람에 대한 사랑을 키운다. 사랑을 실천하고 모든 일에 조심하고 믿음과 신뢰를 키우고 사랑의 마음을 키워나간다. 사랑의 실천자가 되고 난 이후 학생들은 그것을 밑바탕으로 글을 배운다.

부모님께 효도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한다. 웃어른을 공경하고 믿음과 사랑의 삶을 밑바탕으로 해서 배움에 더욱 몰두한다. 꽃보다 아름다운 열매를 위해서 배움에 힘을 기울인다. 부모님의 기쁨이 되기 위해 더욱 학문에 매진한다. 앵두의 열매는 꽃보다 더 아름다움을 알고 앵두와 같은 아름다운 열매가 되기 위해 학문의 깊이를 더해간다.

공자께서 우리에게 가르치신 내용이 바로 사랑교육이다. 부모사랑, 형제사랑, 이웃어른 사랑, 친구사랑, 모든 사람 사랑을 가르쳤다. 이게 바로 인성교육이다. 우리 선생님들은 사랑의 선생님이다. 사랑으로 인성교육에 최선을 다한다.

인성교육 즉 사랑의 교육을 시키되 말의 교육도 함께 시킨다. 학생들이 친구들에게 욕설을 하는 것은 사랑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미워하는 마음이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말로 인한 상처는 오래 간다. 죽을 때까지 간다. 시멘트의 발자국처럼 지워지지 않는다. 말의 교육이 바로 인성교육의 첫걸음이다. 사랑을 실천하는 지름길이다. 그래서 언제나 우리 선생님들은 말에 대한 중요성을 알고 말을 조심하며 학생들에게도 가르친다.

누구든지 사랑하는 마음이 있으면 자연히 고개가 숙여지고 겸손한 마음으로 다가가게 되고 행동과 말을 조심하게 된다. 버릇없는 사람이라고 욕을 들으면 결국은 부모님에게 욕되게 하는 것임을 알고 늘 언행을 조심한다. 말을 곱게 하는 사람이 어진 사람이다.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다.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것이 사랑의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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