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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소나무 예찬(禮讚)


시골의 작은 학교에 근무할 때 격은 일이 생각난다. 누가 봐도 감탄하는 크고 아름다운 소나무 한그루가 교실뒤편에 있었다. 소나무의 형태로 보아 땅에서 조금 올라와서 가지가 벌어진 것으로 보아서는 반송 같은데 그 가지가 아름답고 솔잎이 싱싱하여 하루에도 몇 번씩 바라보며 마음을 다스리고는 하였다. 본관 뒤 유치원건물사이에 있어 통풍도 잘 안되었기에 앞 운동장에 자리를 잡았더라면 더욱 돋보일 것이라고 모두가 아쉬워하였다. 아무튼 학교의 명물인 이 소나무는 학교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어느 날 그토록 푸르던 솔잎이 색이 변하기 시작하더니 점점 시들기 시작했다. 원인을 찾기 위해 산림관련기관에 전화를 해 보았으나 직접 가봐야 알 것 같다는 대답만 하였다. 내가 사는 충주에 있는 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에 전화를 하였더니 소나무 잎을 조금만 잘라서 가져오라고 하였다. 박스에 가지 몇 개를 잘라서 담고 시들어가는 소나무를 살리려는 일념으로 찾아갔다. 연구원이 소나무가지를 자세히 살펴보더니 병충해가 있다고 하며 약을 사서 소독을 하라고 하였다.

다음날 약을 구입하여 소독을 하였더니 나무아래 죽은 벌레들이 너무 많이 떨어져 있었다. 소나무 왕 진딧물이 생겨서 나무의 진을 빨아먹어 소나무를 시들게 하였던 것이다. 소나무진딧물을 모두 잡고 나니 시들어가던 소나무가 다시 생기를 찾기 시작하였다. 소나무 뿌리에 병이 생긴 것일까? 아니면 영양분이 적어서 인가? 너무 걱정을 하다가 진딧물을 모두 잡고 나서 소나무가 살아나기 시작하자 마음이 개운하고 한편으로 소나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소나무 하면 속리산 입구에 있는 정이품송(800살)을 떠오를 것이다. 이 나무는 임금이 행차 할 때 나뭇가지를 들어 올려서 정이품(正二品)의 벼슬까지 받은 나무이다. 그런가하면 예천군 감천면 천향리에 있는 석송령(600살)은 땅 주인으로 등기가 나있어서 나라에 세금을 내는 부자 소나무라고 한다.

삼척지방의 금강 송은 경복궁 복원과 남대문 복원을 할 때 목재로 사용되고 있다. 거창에는 당송(당산나무)이라는 우는 소나무가 있다고 한다. 조계사와 이천에는 백송(白松), 영주에는 용트림을 한 소나무가 있고, 괴산청천의 왕 소나무, 경북 군위군 고로면의 신비의 소나무, 상주의 반송, 안동하회마을의 만세송, 해남의 수성송, 익산과 충남 신송리의 곰솔, 영월의 솔고개 소나무, 지리산의 천년 송(松)에 이르기 까지 우리나라에는 한국인의 혼이 깃든 소나무들이 보호수로 우리민족을 지키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가 소나무라고 한다. 그래서 소나무는 만수지왕 이라고 하는 것 같다. 소나무는 오색을 띄고 있다고 한다. 잎은 늘 푸르고, 껍질 속에는 백옥같이 흰색을, 송진은 검은 색을, 줄기는 황금색을 띄고 뿌리는 붉은색이라 하여 오색(五色)을 소유하고 있다. 그리고 소나무는 태우면 재가 남지 않는다고 한다. 소나무의 송아 가루는 산사(山寺)의 스님들이 고산병을 예방하는데 쓰였다고 한다. 그리고 소나무 숲속에서 생산되는 송이버섯은 그 향이 좋고 건강식으로 인기를 얻고 있어 고가품으로 팔리고 있다. 그런데 소나무의 면적이 기후의 온난화로 375ha에서 147ha로 23%로 줄어들고 있다는 안타까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소나무가 세인(世人)의 관심 속에 보호수로 잘 보존되는 나무도 있지만 소나무를 화분에 담아서 가까이서 키우며 감상하고자 분재(盆栽)를 만드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요즈음은 아파트단지나 가로(街路)의 조경수로도 인기가 높아 나무시장을 통해 조경용으로 팔려나간다. 부촌(富村)이 모여 있는 저택의 정원에는 아름다운 소나무들이 심겨져 있다. 그런데 아름다운 소나무들이 사람의 욕심에 의해 제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이리저리 팔려 다니다가 죽는 것을 볼 때면 너무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 특히 분재는 겨울철에 동사(凍死)하는 경우가 많다.

소나무는 척박한 땅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끈기와 장수(長壽)의 상징으로 화가나 사진작가들의 사랑을 받는 나무중의 으뜸인 나무이다. 침엽수인 솔잎은 두 개씩 붙어서 나오고 새순이 돋아 날 때는 가지가 휘어 아래를 향했어도 반드시 새순은 태양을 향해 위로 올라오는 것이 특징이다. 그 만 큼 영물(靈物)이며 사시사철 늘 푸름을 간직하고 있다. 애국가 가사에도 나오는 민족의 혼이 담겨있는 소나무를 더욱 관심을 가지고 잘 보존하는 것이 한국인의 마땅한 도리(道理)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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