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는 아침만 되면 기분이 좋아진다. 아침마다 들려오는 새소리의 합창, 신선하고 상쾌한 공기, 아름다운 꽃과 향기를 맡으면 잃었던 기운이 새로 생긴다. 좋은 아침 글을 대하면 절로 상쾌해진다. 이게 행복이다 싶다. 독일의 어느 시인이 ‘산 너머 행복이 있다기에 남 따라갔다가 눈물만 머금고 돌아왔다’고 읊은 적이 있다. 행복은 바로 자기가 머무는 그곳에 있다.
사서삼경의 하나인 맹자의 양혜왕장구상 제7장은 마지막 장이다. 이 장은 가장 길다. 제7장에는 제선왕이 나온다. 제선왕과 맹자의 대화에서 얻는 교훈이 있다.
선생님은 힘보다 덕이 더 중요함을 가르치고 있다. 힘으로 하는 것은 겉으로는 효과가 근방 나타나지만 오래 가지 못한다. 반대로 사랑으로 하면 근방 효과가 나타나지 않지만 학생들은 선생님의 사랑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믿음을 가져 늘 따라오게 되어 있고 그 효과는 오래 간다.
제선왕은 힘으로 맹주(盟主)가 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맹자께서는 거기에 대한 질문에는 언급이 없었고 왕도(王道)에 대해서 말씀 하신 것이다. 맹자께서는 제선왕에게 “백성을 보호하고서 왕도를 실행하면 이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라고 하셨다. 백성을 보호하는 것이 왕도정치임을 가르쳤다. 백성을 보호하는 것이 인의 마음을 가진 자이고 사랑의 마음을 가진 자이니 힘으로 하지 말고 사랑의 마음으로 백성을 다스려야 함을 일러준 것이다.
왕이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백성 한 사람, 한 사람 보호하려고 애를 쓰게 된다. 오직 자기의 유익만 챙기면 백성의 생명은 안중에도 없게 된다. 그래서 사랑의 마음을 가지고 인의 마음으로 백성을 보호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 백성이 편안하게 되고 잘 따라오게 된다고 가르친 것이다.
우리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내 자식, 내 형제자매처럼 사랑하는 마음이 있으면 그들 하나하나를 보호하는 일에 힘쓰게 된다. 혹시 사고가 나지 않을까? 혹시 사건이 일어나지 않을까? 급식사고가 나지 않을까? 화재사고가 나지 않을까? 폭력사고가 나지 않을까? 전염병에 걸리지 않을까? 각종 위험에서 건져내기 위해 늘 걱정을 하며 최선을 다해 지도하게 되는 것이다.
또 하나는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다. 제선왕이 맹자에게 자기도 왕도의 정치를 할 수 있는지 물었을 때 ‘벌벌 떨면서 죄 없이 사지로 나아가는 것'을 차마 볼 수 없을 정도로 긍휼히 여기는 마음이 있음을 알고 그런 마음이 있으면 왕도의 정치를 할 수 있다고 가르쳤다.
우리 선생님들은 아픈 학생이 없는지, 힘들게 학교생활을 하는 이가 없는지, 학교생활을 잘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이 없는지, 굶은 학생이 없는지… 언제나 살피게 되고 그들을 돕는 마음으로 가득 차 있는데 이게 맹자의 가르침과 일치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수업시간에 잠을 자면 왜 자는지? 성적이 떨어지면 왜 떨어지는지? 욕설을 잘하면 왜 그렇는지? 손이 가벼우면 왜 그런지? 결석이 잦으면 왜 그런지? 조퇴가 잦고 지각이 잦으면 왜 그런지? 이러한 것에 관심이 많은 것은 바로 긍휼히 여기는 마음을 가진 선생님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불쌍히 여기는 마음, 긍휼히 여기는 마음도 역시 사랑의 마음에서 출발한다. 사랑의 마음이 없으면 불쌍히 여기고, 긍휼히 여기는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제선왕은 동물까지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가진 것이다. 긍휼히 여기는 마음을 지닌 자는 작은 일에까지 관심을 가지게 되고 학생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학생들을 예사로이 보지 않는다.
학생들이 공부를 잘하고, 학생들이 건강하고, 학생들이 행복해 하고 학생들이 즐거워하고 학생들이 편안하게 공부하는 것으로 만족해하는 것도 사랑의 마음, 긍휼의 마음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맹자께서는 제선왕에게 나름대로 왕도정치의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 주었는데 우리 선생님들도 학생들을 사랑의 마음으로 교육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