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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선생님의 마음가짐 (56)

커텐을 열었다. 창문을 열었다. 신선한 공기가 참 좋다. 나뭇가지에 부른 바람은 아침 인사를 하는 것 같다. 고맙다. 매일 자연은 사람들에게 유익을 준다. 쾌감을 느끼게 한다. 우리 선생님들도 자연과 같이 언제나 학생들에게 유익을 주며 기쁨을 주는 생활을 하고 있다. 이게 즐거움의 생활, 행복의 생활이 아닌가 싶다.

사서삼경의 하나인 맹자 양혜왕장구하 제4장 전반부를 읽었다. 이 부분에서도 여러 가지 교훈을 얻게 된다. 그 중 하나가 맹자는 언제나 즐거운 삶을 살았다는 것이다. 제선왕처럼 설궁(雪宮)의 뜰에 있는 새나 짐승들을 감상하면서 즐거움을 누리지는 못했어도 맹자 나름대로 즐거움이 있었다. 구체적인 어떤 즐거움인지 말하지는 안했지만 현자(賢者)다운 즐거움이 있었을 것이다.

學而時習之면不亦說乎아(학이시습지면불역열호아) 학문을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라고 공자께서 말씀하셨는데 현자(賢者)들은 학문을 배우는 일에 즐거움을 가졌을 것이다. 맹자도 예외가 아니다. 맹자가 왕을 설득할 때 인용하는 말씀을 보면 학문의 깊이가 얼마나 깊은지 알 수가 있다.

우리 선생님들도 제선왕처럼 사냥하는 즐거움, 등산하는 즐거움, 수영하는 즐거움, 산책하는 즐거움이 없다 할지라도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교재 연구하는 즐거움은 분명 있는 것이다. 그러니 선생님들은 언제나 즐겁고 행복한 것이다.

또 하나 배울 점은 맹자는 언제나 교육목표가 뚜렷했다는 점이다. 오직 제선왕이 왕도정치를 하기를 바랐던 것이다. 그래서 제선왕이 맹자에게 사냥하는 즐거움이 있는지 물었을 때 맹자께서는 즐거움을 예로 들면서 왕도정치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선생님들도 마찬가지다. 학생들을 가르칠 때 교육목표가 있다.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학생들이 교육목표에 잘 도달할 수 있도록 지혜롭게 이끌어 나간다. 교육목표의 방향을 잃으면 교육은 실패하고 만다. 시간마다 단원마다 학습목표가 있다 그 목표를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 목표가 도달되기 위해 지혜를 짜고 수업기법을 연구하고 수업을 진행해 나간다.

또 한 가지 배울 점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해도 비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면 그 윗사람을 비난을 하게 된다. 모두가 윗사람 탓으로 돌린다. 백성들이 즐거움이 없어지면 왕의 탓으로 돌리고 왕을 비난하고 왕을 욕하는 것이 습관처럼 되어 있었다. 맹자께서는 “얻지 못하고서 그 윗사람을 비난하는 자도 잘못이고, 백성의 윗사람이 되어 백성과 더불어 즐거움을 함께 하지 아니한 것도 또한 잘못입니다.”라고 가르쳤다.

즐거움을 얻지 못하는 것, 즉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것은 일차적으로 자기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 만족을 얻지 못한다고 윗사람을 욕하고 비난하는 것을 바람직한 자세가 아닌 것이다. 남의 탓이 아니고 내 탓임을 먼저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해도 그러느니, 내가 덕이 없구나 하면서 넘어가야지 그걸 가지고 자꾸 윗사람을 겨냥하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다.

또 한 가지 배울 점은 윗사람은 공동체 전원의 즐거움과 기쁨, 슬픔과 근심을 함께 해야 함을 가르쳐 주고 있다. 우리 선생님들은 학생들 모두의 즐거움과 기쁨, 슬픔과 근심을 함께 하는 것이 바른 마음가짐이다.

나만 즐겁고 나만 기쁘고 나만 행복하면 되지, 하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다. 학생들이 즐거워하면 그것으로 선생님도 즐거워하고 학생들이 근심하면 선생님은 그것으로 근심하고... 그러면 학생들은 선생님의 즐거움을 즐거워하고 선생님의 근심을 근심하게 된다. 

“온 천하의 입장에서 즐거워하며 온 천하의 입장에서 근심하고서 그러고서도 왕도정치를 하지 못하는 자는 아직 있지 아니합니다.” 맹자의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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