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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어느 고3 담임선생님들의 사망기사를 보며

오늘 자 오마이뉴스에 의하면 경기도의 한 입시명문고에서 고3 담임선생님들이 9개월 사이 세 분이 잇따라 숨졌다고 한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두 분은 자살이고 한 분은 암이었다고 한다. 구체적인 원인은 가정사와 고3 담임을 하면서 받은 과중한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한다. 참으로 가슴이 먹먹하고 개탄할 일이다. 학생들의 존경을 받으며 행복하게 살아도 부족할 젊은 나이에 이처럼 허망하게 유명을 달리하다니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요즘 들어 인권이다 뭐다 하여 사회 전반적으로 인권이 존중되는 분위기임에도 불구하고, 교사의 인권은 오히려 이전보다 훨씬 더 열악해지고 있다. 학생인권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교사의 인권은 바닥을 치게 되었고,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하여 학부모들도 교사를 하찮게 여기는 풍조가 만연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부와 교육청 또한 교사평가다 뭐다 하여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학생과 교사의 생명인 수업까지 결손을 내가며 각종 공문을 처리해야 하는 현실이 그 단적인 예다.

리포터만 하더라도 요즘 방학이지만 아침 7시30분까지 출근하여 반 아이들의 등교상태를 점검하고 담당구역 청소배정을 한 뒤, 결석한 학생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거나 학부모와 상담을 하다보면 어느새 8시 30분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 부랴부랴 1교시 수업준비를 해서 교실에 들어가면 온몸은 이미 땀으로 범벅이 되어있다. 하루 5시간의 수업이 끝나면 2시간 자율학습 감독을 한다. 주간 자율학습이 끝나면 다시 6시부터 9시까지 야간 자율학습 감독을 해야 한다. 정말 어떤 때는 밥먹을 시간도 없을 정도로 바쁘게 보낸다. 주말이면 학생들 학교생활기록부 정리와 수업준비로 여름 피서는 생각지도 못한다. 게다가 학생들은 점점 말을 듣지 않고 학부모들의 요구는 더욱더 다양해지고 행정업무는 쌓여만 가고….

물론 이 모든 불합리한 현실을 정부와 학생들 탓만으로 돌릴 수는 없다. 자질과 인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교사와 수업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는 교사들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어떤 학생들은 대놓고 학교 선생님들이 학원 선생님들보다 실력이 뒤떨어진다고 비아냥거린다. 학원 강사만큼 언변도 부족하고 카리스마도 없다고 성토한다. 이러한 항변에 반론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따라서 교사 자신들도 꾸준히 연수를 받고 열심히 교재 연구를 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야 한다. 정부 또한 교사를 선발할 때 인성과 적성검사를 철저히 하는 한편 자질과 소양 테스트를 엄격히 하여 자격이 없는 교사가 교단에 서는 일을 막아야 한다.

지금 우리 교육은 누가 보더라도 비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교육이 망하면 나라 전체가 망하게 된다. 사회가 아무리 부패하더라도 교육이 살아있으면 그 사회는 아직 희망이 있다.
 
하지만 우리의 교육 현실은 비관적이다. 교사의 스트레스는 차치하고서라도 학생들이 받는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와 더불어 학부모들이 느끼는 부담도 대단하다. 대한민국의 고등학교는 소위 말하는 명문대에 입학시키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시킨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따른 인센티브를 실시하는 학교들도 많다. 따라서 대한민국에서 명문대에 진학하지 못하는 학생과 학부모는 우리 사회의 루저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제는 정말 변해야 한다. 공부도 중요하지만 인성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 도덕이나 윤리과목의 비중을 높이고 체육과 음악시간을 늘려야 한다. 그래서 꽉 막힌 학생들의 답답한 가슴을 뻥 뚫어줘야 한다. 학생들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주고 자신들의 끼와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동아리방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그래야 공부도 잘되고 학교 교육도 정상화가 된다. 교사들 또한 교직은 천직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희생과 봉사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그리하여 다시는 학교 때문에, 일 때문에, 성적 때문에 고귀한 생명을 버리는 일을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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