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자연의 고마움을 잘 모른다. 아니 잘못 느끼며 산다. 그래도 자연은 서운해 하지 않는다. 감정표현도 안 한다. 미워하지도 않는다. 화내지도 않는다. 탓하지도 않는다. 사랑하기만 한다. 유익만 주려고 한다. 사람들이 살 수 있는 쾌적한 환경을 조성해 준다. 오직 평소와 마찬가지로 자기들의 할 일만 한다.
오늘 아침은 비가 내려 그런지 너무 신선하다. 아침 공기가 이렇게 맑고 좋은 줄은 몰랐다. 지금까지 자연에 대해 감사할 줄도 몰랐다. 그저 당연한 것으로만 받아들이며 살았다. 인정할 줄도 몰랐다. 넓은 마음을 가진 자연이 고맙다. 옹졸한 마음을 꾸짖지도 않는다. 저절로 깨닫게만 만든다.
공자께서는 제자들에게 가르칠 때 중요한 것은 처음에만 강조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끝에만 강조하지 않는다. 처음과 끝에 함께 강조한다. 논어 학이편 제1장에서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 하더라도 화내지 말라고 가르치셨다. 군자답게 화내지 말고 자기만 잘 하라고 하였다.
논어 학이편의 마지막 장인 제16장에서도 똑같은 내용을 반복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못함을 탓하지 말고, 내가 남을 알지 못함을 걱정하라”고 가르치셨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화내고 남을 탓하면 꼴불견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남을 얼마나 알아주었는가? 인정해 주었는가? 칭찬해 주었는가? 자문해 보라고 하신다.
공자께서는 자기중심적인 삶을 살지 말라고 하셨다. 자기만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이기적인 마음이다. 자기가 제일이고 자기만 잘 낫고 자기만 능력 있고 자기만 최선을 다하고 자기만 학교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나 아니면 누가 이 학교를 도움이 되겠는가? 이런 마음이 가득 차 있으면 아직 성숙한 삶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수시로 공자의 가르침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더라도 탓하지 말라. 너는 남을 얼마나 알아주었느냐?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입장으로 돌아가라. 사람은 누구나 능력 있다. 사람은 나만큼, 아니 나보다 훨씬 더 뛰어나다. 그것을 왜 모르느냐? 이런 책망이 공자의 가르침 속에 있다.
언제나 자기만 생각하지 말고 남도 생각할 줄 아는 마음, 인(仁)의 마음, 사랑의 마음만 있으면 언제나 나보다 남이 훨씬 뛰어나고 능력 있음을 보게 되고 깨닫게 된다. 그렇게 되면 자신은 낮아지게 되고 상대를 더욱 귀하게 여기게 된다. 인정 여부에 관계없이 자신의 부족을 채우려고 애쓰게 되며 자신을 위해 더욱 노력하게 된다.
공자의 가르침 중에 중요한 것은 인정받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정받을 만한 실력이 있는지를 점검해 보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아무도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실력이 있다면, 능력이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영국 속담에 “하루를 기쁘게 살려면 이발을 하고, 한 주간을 기쁘게 살려면 자동차를 사고, 한 달을 기쁘게 살려면 결혼을 하고, 일 년을 기쁘게 살려면 새 집을 지어라”고 한다. 평생을 기쁘게 살려면 공자의 말씀대로 때때로 배우고 익히며 학생들을 가르치면 될 것 같다.
나를 알아주지 않아 서운한 마음이 들면, 남도 그렇겠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어야 하고 남의 작은 장점이라도 찾아서 칭찬하며 격려하는 마음으로 가득 차, 남을 알아주게 되면 결국은 자신도 칭찬 받게 되고 인정받게 된다. 이 원리가 주고받는 원리다. 사랑의 원리다. 내가 먼저 시행하면 내게는 몇 배로 돌아오는 것을 공자께서는 논어 학이편 마지막 장에서 가르쳐 주고 있다.
나를 알아주고 인정해주는 자가 아무도 없어도 화내지 말고, 원망, 불평하지 말고 가르치는 일에 전념하고 배우는 일에 힘쓰면 된다. 그러면 나의 삶이 한 차원 높은 삶이 되고 사랑의 삶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