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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선생님의 마음가짐 (83)

어제 우연히 필리핀의 대나무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TV를 통해 보게 되었다. 대나무촌에 사는 사람들은 하루하루 대나무를 벌목해서 팔아 배고픔을 면하고 있었다. 칼 하나로 10-20m가 넘는 대나무를 자르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대나무를 타고 올라가 잔 가지를 치고 대나무를 베어서 그것을 팔아 겨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다. 두 눈 뜨고는 차마 볼 수 없을 정도로 힘들어 보였고 안타까워 보였다. 이것을 보면서 우리들은 정말 행복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그들에게서 배울 점이 있었다. 가난을 면키 위해 노력에 노력을 경주하였다. 하루 12시간의 일을 하였다. 여유라는 게 없었다. 오직 한 나무라도 더 베어 다듬어서 팔아야 돈이 되기 때문에 눈코 뜰 새가 없었다. 비가 와도 쉬지 않고 벌목을 하였고 50kg이나 되는 대나무를 한 시간 이상 집에까지 어깨에 메고 왔다. 운동화 하나 살 돈이 없어 비가 와도 슬리퍼를 신고 일을 하였다. 그래도 불평하지 않았다. 일이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를 하였다.

그들의 일하는 모습을 보고 감사하며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기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났다. 원망, 불평하는 것도 배부른 소리고, 만족을 하지 못하는 것도 배가 불러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난을 면키 위해 최선을 다하듯이 학생들의 실력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은 당연한 게 아닌가 싶었다.

또 하나의 태풍이 올라온다는 보도를 보면서 마음이 썩 좋지 않다. 비가 많이 온다고 한다. 피해가 없으면 한다. 가벼운 한시를 한 편 접했다. 중국 진나라의 시인 도연명(陶淵明)의 시였다.

배울 점이 있었다. 인생은 허무하지만 인생타령 하면서 헛되게 살지 말고 모두가 한 형제처럼 사이좋게 살라는 것이 첫째 포인터였다. “인생은 뿌리도 꼭지도 없으니 들길에 날리는 먼지와 같은 거라.” 사람은 때가 되면 흙먼지로 돌아간다. 도연명 시인은 흩어져 바람 따라 굴러다니는 것이 인생이고 불변의 몸뚱아리가 아니라고 하였다.

그렇다고 낙심하지 않았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사는 동안 작은 이익을 위해 아웅다웅 다투거나 싸우지 말고 모두 형제같이 잘 지내라고 하였다. “태어나면 모두가 형제가 되는 것 어찌 꼭 한 핏줄 사이라야 하랴.” 골육지친((骨肉之親)이 아니라도 모두가 형제이니 형제처럼 사이좋게 살아가도록 하였다. 골육지친이라도 싸우고 다투면 형제가 아니다. 골육지친이 아니라도 사이좋게 화목하게 지내면 바로 형제다. 짧은 세상 모두가 형제자매 되어 사이좋게 살아가면 그것보다 더 행복한 것 없다.

도연명 시인은 형제답게 사이좋게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즐거우면 응당 풍류를 즐기라고 하였다. 그리고 이웃과 함께 음식을 나누도록 하였다. 이게 행복한 삶이라고 하였다. 학교라는 공동체에서 모두가 형제자매처럼 화목하게 지내는 것이 행복한 삶이다. 즐거우면 함께 콧노래를 부르며 휘파람을 불며 악기로 연주를 하며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면서 즐거워 하고 음식도 함께 나누며 기뻐하는 것이 행복한 삶이다.

또 하나 배울 점은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라는 것이다. 젊은 나이가 다시 오는 것이 아니다. 지금이 다시 오지 않는다. 하루에 새벽도 두 번 오지 않는다. 시간은 한 번 지나가면 다시 오지 않는다. 시간의 귀함을 알고 면려해야 마땅하다고 가르치고 있다.

면려(勉勵)는 힘써 노력하는 것이다. 교재 연구하는 일에 더욱 힘쓰고 가르치는 일에 더욱 힘을 쓰는 것이 시간을 아끼는 일이다. 세월은 흐르기만 하고 다시 돌아오는 일이 없기 때문에 시간 타령도 하지 말고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는 시간을 잘 활용하는 것이 지혜로운 삶이다. 그게 도연명 시인의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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