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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언어(言語)는 그 사회의 거울

최근에 언론에 나타난 말 중에 ‘먹 튀 방지법’이라는 용어가 우리사회의 언어가 순화되지 않고 있음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 그지없다. 대선을 앞 두고 방송이나 신문에 자극적인 언어를 사용하여 시청자의 관심을 끌려는 것은 더욱 신중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문화선진국을 지향하는 나라에서 언어생활이 이렇게 거칠어도 되는가? 즉 먹고 튀는 것을 방지하는 법안을 뜻하는 것이라고 한다. 돈(보조금)을 먹는다고 표현하고 보조금만 받고 그만두는 것을 튄다고 하니 불량배들이나 사용할 만한 용어를 정치권과 언론에서 여과 없이 사용하면 국가의 품격은 가히 짐작이 간다.

정당의 의석수에 따라 그 비용을 보전해주는 선거보조금 제도는 정당이 후보를 지명해서 선거를 치를 때까지 쓰도록 하는 정당지원제도이다. 150억 원이 넘는 국민의 혈세를 정당 선거보조금으로 준다는 것은 정당이 내세운 후보가 선거를 끝까지 치르는 데 대한 비용이다. 그런데 공당의 대선후보가 완주하지 않고 혈세(약150억 원)를 받고 중도에 사퇴해도 제재할 수 없는 법안은 사회정의에 어긋나는 것이다.

우리는 그 동안 ‘비대위’라는 말을 많이 들어왔다. ‘非常對策委員會’의 준말로 정당이 위기에 처했을 때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서 당을 정상화 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사람이 많이 드나드는 건물에는 ‘비상구(非常口)’라는 표시를 볼 수 있다. 화재나 재난을 당했을 때 빠져나오는 출구가 분명하다.

그러나 이웃나라 중국에서는 대륙답게 ‘태평문(太平門)’즉 편안하게 나가는 문 또는 안전출구(安全出口)라고 표시한다고 한다. 자연여건에서 오는 사고(思考)와 생활습속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 위급상황에 ’비상구‘라는 용어보다는 ’태평문‘이 대중들의 마음을 더 안정시켜준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비상‘이라는 용어는 심리적으로 불안감, 위협, 강박감을 주는 것 같아 어휘나 용어선택에 신중을 기했으면 한다.

새로운 어휘를 사용할 때는 일자천금(一字千金)을 생각하며 인본(人本)을 바탕으로 가장 적합한 낱말을 찾아 사용했으면 한다. 국적불명의 외래어나 외국어를 무분별하게 받아드려 사용하면 우리의 정신과 혼을 후손들에게 전할 수 없다. 언어생활은 사고를 지배하고 사고는 행동으로 표출되며 민족의 문화를 형성하기 때문에 좋은 뜻을 담고 있는 말과 글을 사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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