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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기간제 교사에게 정교사 성과급 주면

'서로 상부상조 하는 것이 요즈음의 흐름인데, 저는 그렇게 하지 못해서 이야기 안할려고 합니다.' '그래도 한 지붕 밑에서 근무하는 가족인데 말씀을 하셔야지요.' '그 말씀이 틀린 것은 아닌데, 제가 워낙 박봉이다 보니 다른 선생님들 집안일을 챙기지 못해서 말씀 드리가 어렵습니다. 그냥 모른 척 해주세요.' '그래도'

우리학교 당직전담 기사님과의 대화 내용이다. 내용은 이렇다. 주말에 막내 아들이 결혼을 한다고 했다. 결혼 한다는 이야기를 필자에게 할려고 해서 한 것이 아니었다. 필자가 매주 토요휴업일에 출근을 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었는데, 지난주 토요일에 조카가 결혼을 하게 되어 토요일에 학교에 나오지 못한다고 이야기를 했다. 토요일에 학교에 나오면 항상 점심을 같이 하였기에 미리 이야기 하고자 했던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듣고 '저도 이번주 토요일에 쉽니다.'라고 하는 것이었다. 자초지종을 물었더니 처음에는 그냥 쉰다고 했다. 한달에 두번 쉬는데 그동안은 줄곧 월요일에 쉬었었다. 의아해서 자꾸 물었더니 아들이 결혼을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서 전체 교직원들에게 알리자고 이야기를 한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이야기 하지 말라는 이야기만 할뿐이었다.

결국 학교 상조회장과 상의를 한 끝에 상조회원은 아니지만 같은 식구나 마찬가지 이니 공지를 하기로 했다. 결혼 축하금을 모아서 전달했다. 고마움을 표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마음이 편치 않아 보였다. 결혼식을 마치고 돌아온 월요일, 학교 교직원들에게 감사의 뜻으로 떡을 가져다가 나누어 주었다. 당직 하시면서 봉급이 얼마나 된다고 그러느냐고 핀잔을 주었지만 그냥 받기에는 너무나 부담스럽다고 했다.

사실 그동안 당직전담 기사님들의 보수가 너무 적다는 것을 알고, 여러곳에 연락을 취했었다. 잘 아는 일간지 기자에게 메일도 보냈었다. 알아보고 기사를 쓰겠노라고 했다. 아직은 기사가 나가지 않았지만 조만간은 기사가 나갈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이들의 보수가 생각보다 적다는 것을 당직 기사님과 가까이 지내면서 알게 되었다. 보수가 적은 것은 구조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인력을 공급하는 곳(보안업체가 아니고 직업소개소와 비슷한 곳)에서 대략 30%정도를 수수료와 소개비 명목으로 매달 떼어 간다고 한다. 대략 학교에서 120만원을 인건비로 지출하면 실제로 이들이 손에 쥐는 돈은 84만원 정도라고 한다. 매달 이렇게 받고 일을 하는데, 쉬는 날에는 일당을 대리 근무자에게 주도록 되어 있다고 한다. 보안 업체에서 대신 주는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그것이 아니라는 이야기였다. 봉급에서 식사비를 제외하고 나면 손에 쥐는 돈은 더욱더 줄어든다고 했다. 식사를 라면이나 기타의 방법으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어떤 학교에서 기간제 교사에게 정교사들이 성과상여금을 나눠 주었다고 한다. 그것이 아름다운 선행이라는 보도를 접했다. 물론 환영받아야 할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기간제교사들이 바라는 것이 정교사들이 성과급을 나누어 주는 것은 아닐 것이다. 더구나 이는 모든 기간제 교사들에게 해당되는 경우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이 근무한 만큼 정당하게 성과급을 받도록 제도를 고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우선이다.

학교의 비정규직은 기간제 교사뿐이 아니다. 비정규직 전체가 그 흔한 맞춤형복지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다. 필자가 이미 오래전에 지적했으나 아직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맞춤형 복지는 많아야 1인당 3-40만원 정도이다. 그 예산을 확보하는 것은 다른 그 어떤 것보다 쉽다고 본다. 그럼에도 아직도 100% 해결되지 않고 있다. 기간제 교사에게 성과상여금을 지급하는 것은 당연하다. 내년부터 지급한다는 이야기도 들려오고 있다.

학교의 비정규직들도 기간제교사 이상 더 많은 일들을 하고 있다. 더 힘든일을 하면서도 보수는 한달에 100만원을 넘기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기간제교사를 포함한 비정규직에 대한 처우 개선을 위해 나서야 할때다. 정교사들의 성과급을 조금씩 나누어 준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절대 아니다. 많은 학교에서는 그보다 더 아름다운 선행을 하고 있을 것이다. 단순히 성과급을 나누어 준다는 것을 기사화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기간제 교사들의 마음을 한번 더 아프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싶다.

구조적인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교사들이 무관심할 수록 문제해결은 더욱더 어려워진다. 따라서 정당하게 성과급도 받고, 맞춤형복지 혜택도 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비정규직의 맞춤형 복지는 학교에서 예산을 세우면 된다고 한다. 실제로 어느정도 예산에 반영하는 학교들도 있다고 한다. 전체 모든 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를 비롯한 비정규직에 좀더 관심을 갖고 정당한 보수를 받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정교사들이 자신들의 성과상여금을 모아서 전달하는 것보다 훨씬더 비정규직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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