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끝자락에 와있다. 하늘에는 구름이 가득차고 나무는 바람에 의해 흔들린다. 오늘 같은 날은 마음을 흔들어 놓기가 쉽다. 이럴 때는 짧은 글이라도 읽는 것이 좋고, 좋은 생각을 하는 것도 좋고, 짧은 글이라도 써 보는 게 좋다. 그러면 모든 잡념은 도망가고 마음은 평안이 찾아온다. 평소와 같은 생각으로 교육에 임할 수 있다.
오늘 아침에 읽은 짧은 글을 소개한다.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어머니는 내가 받는 모든 선물, 심지어 할아버지, 할머니에게서 받은 선물에 대해서도 감사편지를 쓰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편지지에 연필로 글을 썼는데, 항상 연필 끝에 달려 있던 지우개가 다 닳아버렸다. 비록 내가 그 일을 싫어했을지라도, 지금은 어머니에게 특별히 감사하고 있다.
첫째, 어머니는 내게 감사의 중요성을 가르쳐 주셨다. 둘째, 어른이 되자 편지 쓰는 일이 쉬워졌다. 편지든, 팩스든, 메일이든 간에 업무상 편지를 쓰는 것이 내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그러나 내가 쓴 편지들 중에서 가장 훌륭한 편지는 애인에게 보낸 연애편지였다. 우리는 수개월 동안 편지뿐만 아니라 장거리 전화를 통해서 사랑을 나누었다. 그 당시 전화는 훨씬 더 중요하고 친밀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자 우리의 연애편지를 모아둔 스크랩북이 귀중한 보물이 되었다. 그것들을 읽는 것이 우리의 ‘첫사랑’에 다시 불을 붙이는 확실한 방법이 되었다.”
이 글에 나오는 어머니와 같은 선생님이 되면 참 좋겠다 싶다. 모든 선물에 대해 감사편지를 쓰도록 가르쳤다. 그게 감사의 중요성을 가르쳐 주었을 뿐 아니라 편지 쓰는 일이 쉬워졌다고 하였다. 우리들은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무엇이든, 작은 것에 대해서도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감사하는 글을 쓰도록 하면 어떨까 싶다.
사소한 것까지 감사하는 마음, 적은 것까지 감사하는 마음을 갖도록 지도하면 이 학생은 장차 자라나 감사의 깊이를 깨닫게 되고 언제나 감사의 삶을 살게 되고 행복한 삶을 살게 될 것이다. 행복한 교육이 따로 없다.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하는 것이다. 감사하는 마음이 있으면 반대로 원망하는 마음, 불평하는 마음이 사라진다.
우리에게 생명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 호흡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 자체에서도 감사하는 마음, 자연의 신비함을 보면서 감사하는 마음, 함께 생활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감사하는 마음, 우리들을 열정으로 가르치는 선생님을 보면서 감사하는 마음…. 이런 감사하는 마음을 어릴 때부터 가질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하겠다.
다음은 감사하는 마음을 글로 표현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감사하는 내용들이 유치하고 보잘 것 없어도 나중에는 그것 하나하나가 귀함을 알게 될 것이다. 자주 글을 쓰는 습관을 길러놓으면 글을 쓰는 것이 쉬워진다.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자신의 내용을, 자신의 체험을, 자신의 생활을, 자신의 삶을 진솔하게 있는 그대로 나타내는 습관을 기르면 삶이 더욱 풍요로워지고 글을 쓰는 재미도 갖게 될 것이다.
청년이 되어 연애편지를 쓴 것이 나중에 ‘첫사랑’에 불을 붙이는 역할을 했다는 점은 글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가 있다. 우리 선생님들도 매일같이 짧은 글이지만 교단일기를 써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자기가 쓴 교단일기를 읽어보면 나중에 힘을 잃고 의욕을 상실할 때 다시 새 힘을 얻게 되는 역할을 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