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대통령선거가 불과 16일 앞으로 다가왔다. 모두 7명의 후보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 중 단 한 명만이 국민의 선택을 받아 5년 간 우리나라의 운명을 좌우하게 된다. 투표권이 있는 유권자들은 벌써부터 후끈 달아오른 유세전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과연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어 5년 간 우리나라를 어떻게 운영할지는 온 국민의 초미의 관심사이다. 필자 또한 교직자의 한 사람으로서 후보들의 각종 교육공약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이제 일곱 명의 후보 중 누가 당선되어 5년 간 우리나라의 청사진을 어떻게 그리느냐에 따라 우리생활의 중대한 부분들이 크게 변화될 것이다. 따라서 이렇게 중요한 인물을 뽑는 때일수록, 우리는 날카로운 매의 눈으로 이번 대선을 지켜봐야 한다.
우리나라의 선거는 역사적으로 '바람선거'와 인연이 매우 깊다. 물론 바람이라는 말이 국민의 여론을 의미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말하는 바람이란 특정 집단에서 불어와 국민의 눈과 귀를 마비시켜 버리는 우민화의 바람을 의미한다. 역사적으로는 북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식의 '북풍'부터 시작해서 최근의 '복지 바람'에 이르기까지, 역대 선거에는 늘 여러 종류의 바람이 난무하였고 때문에 선거의 변수는 누가 얼마나 그 바람을 잘 타느냐에 달려 있었다.
특히 올해에는 복지 바람이 심상치 않다. 대선 주자들이 앞 다투어 복지 카드를 꺼내 들지만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재원을 충당하고 그러한 일을 추진할 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별로 없는 듯하다. 바로 이러한 부분들을 유권자들이 매의 눈으로 바로 잡아내야 한다. 그래야만 정치인들도 포퓰리즘에 휩쓸리지 않는 올바르고 소신 있는 정책을 낼 수 있다.
고대의 철학자 플라톤은 철학자에 의한 정치를 가장 이상적인 정치로 보아 '철인정치'를 주장했다. 다수결에 의해 국가 전반을 운영하면 우매한 국민들에 의해 국가의 기강이 무너지고 포퓰리즘이 남발한다는 이유에서다. 요즘 전 세계적으로 경제위기를 불러온 그리스가 그 단적인 예이다. 정치인들이 포률리즘에 영합하여 장밋빛 정책만을 남발한 결과 국가부도위기라는 최악의 상태를 불러온 것이다. 현재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선거인단에 의한 간접선거로 바뀐 이유도 실은 다수결의 폐해를 인식한 것으로 플라폰의 '철인정치'와 그 맥락을 같이한다.
그렇다면 직접선거에 의해 대통령을 선발하고 정치를 운영해 나가는 우리나라의 국민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이제는 여기저기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현혹되어 본질을 놓치기보다는, 그 바람을 거슬러 나는 한 마리의 독수리처럼 모든 유혹을 딛고 창공에 높이 솟아올라야 한다. 그래서 본질을 직시하고 대통령 후보들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그것이 곧 국민이 나라의 주인임을 선포하는 것이자 대중주의의 폐해로부터 우리의 소중한 주권을 지켜내는 길이다.
이번 대통령 선거가 역대 바람선거처럼 망가져서는 결코 안 된다. 그러기엔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그리고 우리의 주권이 가지는 의미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