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의 'NEIS 인권침해소지 및 CS병행 권고' 결정 후 교육부는 일대 혼란에 빠져들었다.
그 동안 인권위 결정이 교육부에 유리하게 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었던 교육부로서는 뒤통수를 맞은 꼴이었고, 더욱이 "인권위의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공언해온 윤덕홍 부총리의 향후
정책추진에 족쇠가 씌워진 꼴이 되었기 때문.
▲교육부의 판단착오=교육부는 그 동안 NEIS 문제에 대해 인권위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대내 외에 공언해 왔다. 부내 정보화업무 담당 관계자들은 인권위의 절대 다수 위원들이 정부 방침을 이해하고 있다며 자신만만하게 인권위 결정을 자신해 왔다. 윤 부총리조차 관계자들의 말을 그대로 수용, 동어반복을 해왔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교육부 담당국장이 교체된 최근 보름 사이, 인수위 위원들의 여론이 갑자기 역전되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전교조의 인수위에 대한 언급이 보름 전만 해도 '결정사항을 수용안 할 수도 있다'고 했으나 하루가 다르게 '참고하겠다', '존중하겠다', '수용하겠다'로 급변했다는 것. 이는 그 사이 전교조의 전방위적 설득작업이 주효하기 시작했다는 해석이다. 그 결과 교육부는 '닭쫒던 개 지붕쳐다보는 꼴'이 되고 말았다.
▲교육부의 대응방안=교육부는 일단 인권위의 정확한 권고내용을 파악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15일 인권위에 공식 권고안을 보내줄 것을 요구하는 공한을 발송했다. 한편, 인수위가 전문성을 결여하고 있고, 인수위의 결정이 구속력을 갖는 '절대적 기준'이 아님을 은연중 항변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인수위의 결정을 무시하지는 않지만 전부 수용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특히 인권위가 'NEIS는 정보누출에 따른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으므로 CS를 보완해 사용하라'고 결정한 부분은 전문성 결여의 극치라고 보고 있다. 즉 정보누출의 위험은 CS가 NEIS,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취약하다는 기초적인 사실조차 인권위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인권위의 월권이나 무지의 예를 교육부는 이라크 파병반대나 헌법재판소의 심의내용에 대한 이의제기 등에서 찾고 있다.
교육부는 특히 일선 교육계의 반발여론에 크게 의지하고 있다. 현재 일선학교의 99.85%가 CS에서 NEIS로 이관되었으며 97%가 NEIS를 운영하고 있고, 무엇보다 정보화업무에 밝은 정보부장 교사들이 CS로의 복귀가 넌센스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13일 열린 시-도교육청 정보화과장회의나 16일 열린 부교육감회의에서도 거듭 확인된 부분이다. 교육부는 19일 열리는 정보화추진분과위의 결정을 참고한 뒤 20일 최종적인 향후 정책방향을 밝히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의 발언이나 전개 양상을 살펴볼 때, 교육부는 CS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며, 인권위가 지적한 NEIS의 일부 문제조항을 수정·보완·삭제하는 선에서 타협안을 제시할 듯하다. 그러나 이는 전교조의 수용범위 밖의 사안이기 때문에 NEIS 진통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