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를 마쳐가는 이명박정부가 받은 평가중 하나는 ‘불통’이다. 온갖 여론이 들끓어도 요지부동으로 나몰라라 했기 때문이다. 하나의 트레이드 마크처럼 자리매김된 이명박정부의 불통이 군산교육발전진흥재단(이사장 문동신군산시장)의 예‧체능장학생 심사에서도 느껴진다.
필자는 이미 ‘군산교육발전진흥재단에 바란다’라는 글을 통해 불합리한 점들을 지적, 개선하길 촉구한 바 있다. 그런데 지난 달 말 서류 접수를 마감한 군산교육발전진흥재단(이하 ‘진흥재단’)의 예·체능분야 장학생 선발요강을 보니 강화된 요건 등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
하긴 교과성적 우수학생 위주의 수월성교육 예산 지원이 아닌 예·체능특기학생 대상의 장학사업은 필자가 알기론 도내 지자체중 군산시가 유일하다. 뜨겁게 환영하고 열렬히 박수를 보내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보도에 따르면 진흥재단은 2008년 135명 1억 5,900만 원, 2009년 187명 1억 6,800만 원, 2010년 162명 1억 2,400만 원 등 최근 4년간 예·체능 분야 우수학생 522명에게 총 4억 9,50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2009년 필자가 추천한 제자 2명도 각각 40만 원과 30만 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2010년엔 제자 5명이 30~60만 원의 장학금을 각각 받은 바 있다. 말할 나위 없이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다. 장학금 받고 기뻐하는 제자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교사로서의 보람과 기쁨은 두 배다.
그런데 2011년엔 7명 지원자중 단 1명만 장학금을 받았을 뿐이다. 담당자 설명인즉 심사위원들이 남발 운운하여 자격 요건이 강화되었기 때문이다. 비로소 ‘한국예총산하 10개 분야중 2011년도 중앙부처 주최’ 및 ‘4년제대학 주최 전국대회 1~3위 수상자’라야 수혜 대상이 됨을 알 수 있었다.
필자는 그 강화된 자격 요건이 이해되지 않는다. 중앙부처 주최 학생대상공모전은 농림수산식품부(재능기부활동수기공모전), 지식경제부(전국편지쓰기대회) 등 아주 드물게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20년 넘게 글쓰기 지도를 해오는 동안 그런 대회에서 수상자를 더러 내기도 했지만, 아주 드문 참가 기회와 수상의 어려움 등 강화된 요건은 문예분야 장학생을 아예 선발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읽힐 수밖에 없다.
더욱 이해되지 않는 것이 있다. 이 지방자치시대에 심사기준을 왜 중앙부처 주최에 매달리는가 하는 점이다. 그렇다면 군산세계철새축제전국백일장이라든가 환경의날기념전국백일장 등 군산시가 예산을 지원하고, 또 군산시장이나 군산시의회의장이 준 상은 아무것도 아니란 말인가?
상이 남발되면 권위를 떨어뜨리지만, 장학금은 그게 아니다. 많이 줄수록 좋은 게 아닌가? 진흥재단은 중앙부처나 중앙협회 주최 등 ‘터무니없는’ 요건에 매이지 말고 ‘전국대회 1~3위 수상자’에게 장학금을 주는 등 탄력적으로 심사에 임했으면 한다.
사실 특성화고 학생으로서 글을 써 상 받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진흥재단의 장학사업은 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함일 것이다. 상 받고 뛸듯이 기뻐하는 제자들의 ‘나도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무참히 꺾는 장학생 선발이 안되길 다시 한번 촉구한다.
꼭 장학금을 받기 위해 백일장 등 대회에 나가는 것은 아니더라도 필자는당장 2013학년도 대회 참가 여부부터 고민할 참이다. 하긴 너무 오래 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문예지도를 관두면 학생들의 당락에 애환을 같이 할 일 없이 ‘편하게’ 선생할 수도 있음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