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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선생님의 마음가짐(165)

한 달여 만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단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얼마나 반가운 단비인지 모른다. 조금만 더 내리지 않았다면 모든 농작물을 말할 것도 없고 학교에 심겨진 나무조차 말라죽었을 것이다. 정말 고마운 비다. 유익을 주는 비다. 인자한 비다. 비와 같이 남에게 유익을 줄 수 있는 삶이면 얼마나 좋으랴!

전국 곳곳에 단비가 쏟아지면 좋겠다. 영국에 가보니 거의 매일 비를 볼 수 있었다. 비가 매일 오니 농작물이 되지 않았다. 과실도 구경할 수 없고 벼와 같은 농작물, 채소 같은 것을 볼 수 없었다. 푸른 잔디, 푸른 나무뿐이었다. 하루에도 사계절을 볼 수 있는 것 같았다. 어떤 분은 짧은 여름 옷, 어떤 분은 봄, 가을 옷, 어떤 분은 겨울옷을 입고 있었다. 사람의 체질에 따라 하루의 온도가 이렇게 다르게 느끼게 하였다.

우리는 사계절이 있는 것만 해도 감사할 일이다. 때를 따라 적당한 비가 내리고 농작물이 잘 되고 오곡백과를 맛볼 수 있으니 정말 살기 좋은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국에 살고 계시는 한국인 교수님의 말씀이 ‘지금부터 가을이다. 가을부터 봄까지 날씨가 매일 이렇다’고 하셨다. 구름 끼고 비오고 가끔 구름사이로 해가 보이고...이런 날의 반복이었다. 이런 날의 반복이 영국날씨라고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의 사계절은 정말 값비싼 선물이 아닐 수 없다.

오늘의 단비는 인자한 단비다. 정을 주는 단비다. 힘을 주는 단비다. 생명을 주는 단비다. 용기를 주는 단비다. 유익을 주는 단비다. 맹자께서 강조하신 말씀이 어진 정치이다. 어진 정치를 하지 아니하면 모두 공자에게 버림받을 자라고 하셨다. 사서삼경의 하나인 맹자의 七.이루장구상 제14장에 보면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구가 계시의 가신이 되어 그 계씨의 덕에서 고쳐내는 것이 없고, 도리어 곡식을 세금으로 걷는 것이 다른 때보다 배가 되자,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구는 나의 제자가 아니다. 애들아, 북을 쳐서 성도하는 것이 좋겠다’ 하셨다....”

임금이 어진 정치를 하지 아니하면 백성들을 전쟁으로 내몰아 죽인다. “임금을 위하여 무리하게 전쟁을 하여, 땅을 다투어 싸워서 사람을 들에 가득하게 죽이며, 성을 다투어 싸워서 성게 가득하게 죽이는 것에 있어서랴!” 이런 사람들의 죄는 죽어서도 용서받지 못한다고 하셨다.

땅을 차지하기 위해 전쟁을 일으켜 백성을 죽음으로 내모는 것은 인(仁)한 정치가 아니다. 어진 정치를 하지 않고 백성들의 목숨을 소홀히 여기는 자는 상형(上刑)을 받아야 한다고 하였다. 상형(上刑)은 극형이다.

직접 전쟁을 일으키지 않지만 제후들을 연합하게 하고 전쟁을 일으키도록 유도하는 자는 그 다음이라고 하였고 세금을 많이 받을 목적으로 땅을 넓혀 사람들로 하여금 경작하게 하는 자는 그 다음이라고 하였다. 이들의 받을 죄가 중함을 말씀하셨다.

사람을 중요시여기고 사람에게 유익을 주는 정치가 필요하듯이 학생들을 중요시여기고 학생들에게 유익을 주는 교육이 필요하다. 이러할 때 교육의 보람을 느끼게 되고 학생들은 행복을 느끼게 된다. 오늘 내리는 단비와 같이 인자한 선생님, 정을 주는 선생님, 힘을 주는 선생님, 생명을 주는 선생님, 용기를 주는 선생님, 유익을 주는 선생님이 되면 교직의 보람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다.

좀 더 내려야 하는 비가 그칠 때 아쉽다. 좀 더 사랑을 줘야 할 때 멈추면 학생들은 아쉬워한다. 필요할 때 지속적인 사랑을 주면 학생들은 마음으로 기쁨을 누리며 학교생활에 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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