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교육에서 가장 핵심요소는 수업이다. 따라서 수업의 이해도, 수업에 대한 집중도, 그리고, 독서량과 학교생활의 만족도는 행복의 척도와도 깊은 관련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더우기 사교육비가 늘어나고 있다면 어려운 경제 상황에 비추어 볼 때 학부모에게 많은 부담이 될 것이다. 최근 발표한 어느 도 교육청 연구 결과 발표에 의하면 관내 초등학생들 가운데 수업 내용의 80% 이상을 이해한다는 학생은 국어는 59.3%, 수학은 50.9% 영어는 54.2%로 나타났다. 반면 고등학교는 국어 24.6%, 수학 20.2%, 영어 25.1%에 불과했다.
이 자료는 지난해 말 관내 200여개 학교를 대상으로 종단 연구를 실시한 결과 상급 학교로 올라갈수록 학생들의 수업 이해도가 급격하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업 집중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수업을 41분 이상 집중한다는 학생은 초등학생의 경우 50%대였지만 중고등학생은 20% 남짓에 그쳤다.
한 전문가는 인터뷰를 통하여 "초등학생보다 중학생이 되면 급격하게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하고 그 격차가 벌어지면 사실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메꿔나가기가, 간극을 메꾸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라고 답변했다.
또, 책을 읽는 시간 역시 초중고 상급학교로 올라갈수록 줄었다. 하루 평균 독서 시간이 초등학생은 58분에 달했지만 고등학생은 33분으로 초등학생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반면 사교육비는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늘었다. 가구당 자녀의 월 평균 총 교육비는 초등학생은 81만 7천 원이었지만, 고등학생은 100만 원이 넘었다. 그 중에서도 고등학교의 수학 사교육비는 26만원 수준으로 가장 많았다. 한편 학교생활의 만족도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 모두 상급학교로 올라갈수록 낮아진 것으로 발표됐다.
지금 우리나라의 교육사정이 지역에 따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가정한다면 이같은 문제는 국가의 학교 교육정책 수립에 있어 보다 많은 검토가 돼야 할 사항이 아닌가 생각된다. 성장해 갈수록 상태가 호전돼야 할텐데, 상급학교로 갈수록 질문이 줄어든 이유는 무엇인가? 이처럼 상황이 좋아지지 않으니 질병으로 치면 악화일로를 걷는 것이나 다름이 아닐 수 없다. 필자의 경험으로도 성인이 돼 대학생활을 되돌아 보거나 여러 연수를 통해 느끼는 것은 50분을 집중해 수업을 듣는 것도 한계에 달한 경우가 없지 않았다. 따라서 이같은 요인이 정책 당국의 문제인가, 아니면 현장교사의 문제인가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현장의 교사들도 이같은 사실이 현재 내가 수행하는 수업에서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가를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한다. 과거에는 우리 나라 교육이 저비용 고효율의 교육이었다면 이제는 고비용 저효율의 상태가 되었다. 무엇보다도 교실의 변화는 교사에게 있다. 장학은 교실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실행에 옮겨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