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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가을, 사제동행 독서의 아름다운 날들

이제 천고마비의 계절, 등화가친의 계절 가을이다. 바야흐로 독서의 계절이다. 기후가 공부와 독서를 하기에 알맞은 때이기도 하다. 예전에는 귀뚜라미 울음소리를 들으며 밤새워 책을 읽고, 가을날 지는 낙엽을 바라보며 교정 곳곳에서 독서를 하는 학생들이 많았으나, 근래에는 학업과 취업 준비 등에 지친 학생들인지라 그런 학생들을 보기가 쉽지 않아 안타깝다. 
 
최근 우리나리의 독서율 저하에 대해여 걱정하는 여론이 높다. 201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민 중 1년에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는 사람이 10명 중 3명이 넘는다는 보도이다. 우리나라. 성인 독서율 역시 5년 전보다 10%나 하락한 66%를 기록했다. 이처럼 점점 줄어드는 독서인구, 독서 문화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한국대학신문’이 지난해 전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독서에 대한 의식조사를 한 결과 ‘독서를 전혀 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학생이 18.4%나 됐다고 한다. 그것도 5년 전 조사보다 7% 늘었다고 한다. 대학생들의 한 달 평균 독서량은 2.2권으로 점점 줄어드는 추세여서 걱정이다. 대학생들은 교양 도서보다 전문 전공 도서를 주로 읽고 있다. 전자책을 읽는 국민들도 14.6%로 조사되었다.
 
세상의 수 많은 발명 중에서 가장 우수한 발명, 최고의 발명은 종이의 발명, 책의 발명이라는 말이 있다. 책은 인류가 수만 년 동안 발전시켜 온 문명과 문화를 총결집시켜 놓은 인류 역사의 총화이자 보고(寶庫)이다. 그래서 수많은 위인들은 책 읽기를 열심히 했고, 그에 따른 유명한 명언과 일화도 많이 남겨놓았다. 
 
일찍이 발명왕 에디슨은 ‘독서가 정신에 미치는 영향은 운동이 육체에 미치는 영향과 다름없다’고 했고, 데카르트는 ‘좋은 책을 읽는 것은 지난 몇 세기에 걸쳐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세종대왕은 집현전 학사들에게 “우리 모두 목숨을 버릴 각오로 독서하고 공부하자. 조상을 위해, 부모를 위해, 후손을 위해 여기서 일하다 같이 죽자”라고 당부했다고 전해진다. 
 
최근에는 학교는 물론이고 기업에서도 소위 ‘독서경영’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기업들은 임직원들에게 권장하는 추천도서 목록을 제시하며 독서를 독려하고 있다. 기업에 따라 매년 수억 원을 임직원 책 구입비로 사용하고 있다. 기에 따라서는 독서 장려를 위한 부서도 따로 만들어 놓고 매년 독서왕, 다독자 등을 선발, 포상한다. 이 같은 분위기는 인력 채용 과정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3년 올 하반기 공채부터 독서토론형 심층 면접을 적용한 좋은 인성과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인재 선발이 주류를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업 인력 채용과정에 독서능력 테스트 과정을 포함하여 창의적이고 기획력 있는 인재를 채용하게 한다는 것이다. 현재 눈에 보이는 것 외에 잠재적 가능성, 즉 미래에 능력을 발휘할 인재를 육성한다는 기업 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학업 성적은 물론 취업에도 다독은 필수적이다. 
 
최근 전국 대부분의 학교에서 해마다 다독자 표창, 독서 인증제, 독서 동아리 운영, 독후감 공모전, 테마도서 전시회, 도서대출 탄력제, 독서 골든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학생들로 하여금 독서를 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 등을 통해 학생들이 독서를 생활화하고, 나아가 체계적인 독서가 가능해지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전 국민들이 스스로 독서를 생활화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최근 베스트셀러인 ‘오직 독서뿐’의 저자 정민 교수는 “인터넷 시대가 될수록 독서의 소중함은 더 절실해진다. 어려서부터 손가락을 움직여 지식을 얻지만 깊은 사유의 힘을 얻을 수 있는 길은 오직 독서뿐이다. 귀 밝고 눈 맑은 젊은이의 예지는 게임으로는 결코 습득되지 않는다”고 했다. ‘리딩으로 리드하라’라는 책으로 인문고전 읽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이지성 저자는 “인문고전을 읽는 것은 동서고금 천재들의 두뇌에 직접 접속하는 일이자, 인류의 스승들과 만나 깊은 정신적 대화를 지속적으로 나누는 일”이라고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일상의 바쁜 일 때문에 독서에 담 쌓고 사는 요즘 청소년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말이다. 인문학의 위기라는 현대 사회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독서야말로 혼돈의 시대라는 현대에 사유와 힐링의 기제라고 할 수 있다. 독서는 학생은 물론 전 국민들이 일상적으로 함께 생활화하여야 한다. 요즘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전자책 독서가 증가하고 있긴 하지만, 앞으로 5년 후에도 여전히 종이책 위주로 독서할 것이라는 응답이 전체 절반을 넘은 50.6%로 나타난 것은 중요한 함의(含意)가 있다. 스마트 시대에도 종이책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는 반증일 것이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 천고마비의 계절, 등화가친의 계절이라고 한다. 물론 가을에만 독서를 해서는 안 된다. 학생, 청소년들에게는 가을뿐만 아니라 1년 내내 독서의 계절이어야 한다. 독서의 생활화가 우선돼야 하는 것이다. 책을 읽는 젊은이에게 학업의 보람이 있고, 직장과 행복이 있으며, 책을 읽는 국민들에게 미래가 있다. 자신이 지닌 뛰어난 능력과 인격을 스스로 내면화, 체계화하여 드러내 보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독서로부터 가능하다. 학생들은 장기적으로는 교양을 쌓고 내면적 성찰, 지적 탐구, 인성 함양 및 인격 도야를 위하여, 단기적으로 가장 큰 관심사 중의 하나인 학업 성적 향상과 취업을 위하여 많은 책을 읽어야 한다. 책은 지식의 보고이며 인성과 교양의 나침반이다. 삶을 바로 보는 창(窓)이기도 하다. 그리고 세상의 열어가는 열쇠이기도 하다. 
 
화사한 가을 날, 하늘이 시리도록 청명한 날 교정과 도서관에서, 그리고 교실과 강의실에서 사제동행 독서로 소통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그려본다. 오곡백과가 무르익고 세상 모두가 행복한 이 가을도 시나브로 흰 눈으로 뒤덮인 겨울을 뒤로 하고 홀연히 우리 곁은 떠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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