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육계에서 ‘마중물’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고 있다. ‘마중물 교육’, ‘마중물 연수’, ‘마중물 프로그램’ 등을 종종 사용하고 있다.
사전적 의미로 '마중'은 '나가서 맞이한다'는 뜻이 있다."마중물"은 "맞이하는 물"이다. 요즘의 젊은 세대들에게는 낯설겠지만, 1960-70년대까지 농산어촌 등 시골에서는 대체로 지하수를 끌어올리는 펌프를 사용하였다. 땅 속의 지하수를 끌어내려면 펌프 입구에 물을 넣고 한참을 굴러야 물이 나왔다. 그 시절 펌프에서 물이 잘 나오지 아니할 때 물을 끌어올리기 위하여 한 바가지에 물을 붓고 계속 펌프질을 하면 땅속깊이에 있는 물을 끌어 올릴 수가 있다. 그 한 바가지의 물을 마중물이라고 한다.
마중물에 의해 땅 속에서 처음 올라온 물은 시뻘건 흙탕물이지만 계속 뿜어내면 차차 흙탕물이 맑아지며 나중에는 투명하고도 맑은 물이 나온다. 펌프질을 할 때 어른들은 팔만 움직이면 되지만 덩치가 작은 아이들이 물을 끌어올리려면 손잡이에 몸 전체를 실어야 한다. 온 체중을 실어 심혈을 기울여야 물을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이다. 땅 속 깊이 숨어있는 맑은 생수를 끌어올리기 위해서이다.
모름지기 교육은 집어넣는 것이 아니라 끄집어내는 것이다. 물론 끄집어내는 ‘그 무엇’은 잠재 가능성을 가진 불씨이고 씨앗과 같은 것이다. 처음에는 미미하지만 나중에는 엄청난 성장과 발전을 내재한 것이다. 미래의 주역인 학생들에게 내재된 잠재적 가능성을 끄집어 내도록 도와 주는 활동이다.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그 잠재력, 그 재능을 재대로 끄집어 낼 수 있도록 한 바가지의 물인 "마중물"이 바로 교원의 역할인 것이다. 교육이 인고의 고뇌이고 교사의 역할이 막중한 것도 이와 같은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찍이 창의교육과 영재교육의 대가인 랜줄리(Renzulli)는 영재교육은 창의성, 보통 이상의 능력, 과제집착력 등 세 가지 요소를 창의교육과 영재교육의 삼 요소로 강조하고 있다. 미래 사회는 지식과 인성, 학력과 품성이 올바른 사람을 요구하고 있다.
21세기 글로벌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는 일에 대한 실력을 갖은 전문성과 일을 주도해나가는 실력인 창의성 그리고 일을 할 수 있게끔 해주는 실력인 인성이 핵심요소이다. 전문성과 창의성, 인성을 갖춘 아이들이 다니고 안전하고 보람 있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 교육정책 당국, 교원, 학부모 등 교육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함께 교원들은 노력해야 한다.
학부모는 평생 담임이다. 학교의 교사는 1년 담임이지만, 학부모는 소명처럼 평생을 책임지고 자녀를 가르쳐야 한다. 학교에서는 교사가 책임지고 집에서는 부모가 담임의 역할을 해야 한다. 독일에서는 한 교사가 초등학교 1학ㄴ녀부터 졸업 때 까지 내내 담임을 맡기도 한다. 여러 해를 가르쳐야 학생의 특성과 요구(need)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몇 년을 지도하면 그 학생의 특장점과 부족한 점을 알고 그에 대한 보완을 철저히 해서 평생 잘 살 수 있도록 준비한다. 그러므로 학부모가 자녀 교육을 방기하고 학교와 담임교사, 담당교사에게 책임을 전가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세계화 시대의 교육은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천차만별이 65억 인구 하나하나가 특성 있는 자질과 역량을 함양하는 것이다. 백인백색인 4천 8백만 국민 하나하나가 자기가 잘 하는 소질과 적성을 신장토록 하는 것이다. 각자 잘 하는 것을 더 자라 할 수 있도록 진보, 성장시켜 나아가야 한다.
21세기 리더는 꿈과 비전을 가진 인재이다. 미래에 대한 큰 희망을 차근차근 실현해 가는 사람이 진정한 21세기 변혁적 리더십을 가진 리더인 것이다. 큰 꿈을 품은 사람이 인재라면 조직의 비전을 제시하는 사람이 진정한 리더인 것이다.
세계화 시대의 리더는 자신의 지식과 실력을 함양하고 타인에 대한 배려를 생활화하는 품성을 내면화하는 사람이다. 천상천하유아독존이 아니라 타인과 어울려 양보와 희생을 실천하는 공동체적 삶을 실현하는 바람직한 인간인 것이다. 이와 같은 균형 잡힌 인간이 미래의 삶을 풍요롭게 열어갈 수 있는 것이다.
교육은 함께 가꾸는 정원이다. 학부모는 가정을, 교사는 공교육을 책임지는 최후의 보루가 되어야 한다. 가정교육, 학교교육, 평생교육이 조화롭게 이루어져야 한다. 아프리카 속담인 ‘한 아이를 교육하려면 온 마을 사람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말의 함의를 되새겨 보아야 한다.
21세기 세계화 시대의 마중물은 학생들에게 내재된 가능성을 끄집어내는 것이다. 내재된 잠재력을 끄집어내어 더욱 발전시키고 성장시켜서 더 큰 완성과 실현을 모색하는 것이다. 그 마중물의 역할을 교사는 자임하여야 한다. 그 마중물 역할 속에서 교원과 학생들이 사제동행, 교학상장, 학불염교불권 등을 실현할 때 좋은 교육, 훌륭한 교육이 이루어질 것이다.
오늘의 학생들은 내일의 꿈을 가진 꿈 덩어리이다. 그 꿈을 현실에서 구현하게 북돋워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교원들이다.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잠재적 가능성, 잠재력을 끄집어내어 그것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도록 돌봐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교원들이다.
분명히 우리 교원들이 유념해야 할 점은 한 바가지의 마중물이 엄청난 물을 끄집어내는 역할을 하지만, 마중물을 넣지 않고는 아무리 체중이 무거운 사람이 글러도 펌프에서는 한 바가지의 물도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