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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시간 선택제 교사제도 도입 신중해야

빠르면 내년 하반기에 '시간 선택제 교사' 제도가 도입될 전망이다. 전일제 교사 근무제가 일반적인 학교에 새로운 교사 근무 시스템이 추가되는 것이다. 주 5일제, 주 40시간 근무제가 일반적인 우리나라 교원 근무 체제에 새로운 전환점이 마련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내년부터 교육부에서 도입하려는 시간 선택제 교사란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원이지만, 기본적으로 현재 교사들의 법정 근로 시간의 절반인 하루 4시간(주 20시간) 정도만 근무하고 임금은 그만큼 덜 받는 교사를 말한다. 시간 선택제 교사가 어느 요일, 어느 시간에 근무할지는 학교와 협의하여 본인이 선택할 수 있다.
 
교육부 장관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교육부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이같은 '시간 선택제 교사' 제도가 도입 계획을 밝혔다. 현재 육아휴직, 병역 휴직, 질병 휴직 등으로 교단을 비운 정규 교사를 대신해 채용되는 '기간제 교사'는 계약직인 비정규직인 반면, 시간 선택제 교사는 정년이 보장되는 정규직 공무원이다. 시간 선택제 교사는 정규직이라는 데 특징이 있다.
 
교육부의 시간 선택제 교사제 도입은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고용률 70% 로드맵' 정책의 일환이다. 정부는 10년째 63~64%에 맴돌고 있는 고용률을 2017년까지 70%로 끌어올리기 위해 공공과 민간 부문에서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시간 선택제 교사는 교육 분야의 '시간제 공무원'인 셈이다.

지난 번 각 부처는 박근혜 대통령 공약인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 7급 이하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시간제 공무원 채용에 합의한 바 있다. 정부는 임금 총액은 전일제보다 적지만 시간당 임금은 전일제와 수준과 비슷하거나 더 높게 책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시간선택제 교사를 비롯한 시간선택제 공무원 제도를 두고 정부의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질낮은 일자리의 대량 양산'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궁극적인 일자리 창출 방안이 아니라 임기응변식 대처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학교에 근무하는 교원 근무 시스템에서 시간 선택제 교사 제도가 도입되려면 우선 여러 가지 난제들을 풀어야 한다. 현재 교원임용시험이 극심한 경쟁률을 보이는 가운데 시간 선택제 교사제도가 자리 잡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또 종일제로 근무하는 교사들과 별도의 임용시험를 치르게 할지, 임금과 연금은 어느 정도로 지급할지, 시간 선택제 교사와 종일제 교사 간 전환을 가능하게 할지 등이 그것이다. 국공사립 설립 주체별 임용과 도입 문제도 걸림돌이다. 각급 학교별 배치 기준과 인원 배정도 문제이다.
 
아울러, 우리나라 교사들은 수업뿐 아니라 생활지도와 담당 사무, 행정 업무, 방과후 학교 지도, 특기적성 지도 등 ‘수업 외’ 직무가 상당히 많은 학교의 현실적 문제점도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일반 교사들이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맡고 있는데, 하루 4시간 일하는 시간 선택제 교사의 업무를 어느 수준으로 정할지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 종일제 교사와의 위화감을 유발할 우려도 있다. 더러는 정규직이라지만 시간 선택제 교사들이 현재의 ‘기간제 교사’, ‘강사’처럼 신분 불안과 직무에 대한 충실한 수행을 다하지 못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특히 시간 선택제 교사들이 정규직임에도 ‘학교에 근무하지 않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게 해야 할지도 문제점이다. 다른 학교, 다른 직무에도 근무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인지도 난제이다. 특히 젊은 시간 선택제 교사들의 근무 외 시간의 소위 ‘할 일’에 대한 명확한 준거와 고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 학교의 교사 직무가 일반 공무우언, 일반 기업의 회사원들의 직무와는 다르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시간 선택제 교사제도는 고용률 제고 측면에서는 바람직한 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학생들을 가르치는 학교는 다른 기관과는 다른 특성이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탁상공론에서 벗어나 우리 교육 현실, 학교 현장의 실태와 여건을 충분히 고려하여 도입 여부와 세부적 도입 시스템을 설정해야 할 것이다.
 
교육부는 이 제도 도입 계획을 밝히면서 금년말까지 정책 연구와 여론 수렴을 거쳐서 바람직한 안을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론 수렴 과정에서 교원들을 비롯한 국민들의 의견을 모아 바람직한 방안이 마련되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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