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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1석3조의 '교실 문턱 경사로' 설치하다

교장이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학생 교육이지만 그 외에도 하는 일이 수백 가지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 모두 다 처리해야 한다. 2011년 9월 본교 부임 후 2개월 사이에 눈에 '거슬리는 것' 수 십 가지를 고쳤다. 기존 근무하던 사람이 눈에는 익숙하여 보이지 않는 것들이다.

오늘 또 하나의 실험 도전을 한다. 바로 '교실 문턱 경사로 설치'. 이것이 왜 필요할까?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다. 우리 학교는 식당이 없어 학생들이 교실에서 담임들과 식사를 한다. 배식차로 2층부터 5층까지 각 교실에 음식을 나르는 것이다. 사제동행 식사를 하니 교육적으로도 뜻이 있다.

그런데 무엇이 문제인가? 배식차 바퀴가 수시로 고장이 난다. 그러면 바퀴가 잘 굴러가지 않는다. 바퀴 고장의 원인은 1차로 물이 스며들어 녹이 스는 것이다. 2차 원인은 교실 문턱이다. 배식차가 무거워 문턱을 넘지 못한다. 학생들은 배식차를 들어 옮긴다. 내려 놓을 때 충격을 받는다.


그리하여 바퀴가 휘어지기도 하고 부러지기도 한다. 1년에 몇 차례 바퀴 보수를 하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 바퀴 하나 수리에 2만원 정도이다. 1회 수선에 몇 십만원이 들어간다. 바퀴만  보수하면 무엇하나? 근본적인 원인 치료가 있어야 한다.

대안으로 스테인레스 경사로 설치다. 학생들이 배식차를 들지 않아도 부드럽게 문턱을 넘어가도록 하는 것이다. 비용은 교실 하나에 경사로 두 개 설치에 6만원 정도. 2층 연구실에 시범으로 설치해 보았다. 행정실장과 함께 더 보완할 사항은 없는지 검토도 한다.

앞으로 예산을 확보하여 문턱 경사로를 전교실에 확대 설치할 예정이다. 이렇게 하면 해마다 몇 차례씩 하는 바퀴 수선 경비를 절약할 수 있다. 배식차 옮기는데 학생들이 무리하게 힘쓰지 않아도 된다. 진작 했어야 하는데 관리자의 관심이 부족했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뜨거운 국물에 의한 화상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 문턱을 넘느라 무거운 배식차를 들고 내려 놓을때 국물이 넘칠 수 있다. 그러면 주위에 있는 학생들의 위험에 노출된다. 학교의 관리 부실로 인한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다.

또 한 가지는 장애학생에 대한 배려다. 우리 학교는 지체장애인이 없지만 휠체어가 교실에 들어갈 때 문턱은 장애물이 된다. 장애인의 편의를 위하여 건물 출입구인 현관에 경사로를 만들고 복도에 손잡이를 만들어 놓았다. 그러나 교실에 들어가려면 문턱이 있다. 장애인 혼자서 이것을 넘을 수 없다.

그러니까 우리 학교에 설치한 교실 앞문 스테인레스 경사로, 1석3조다. 첫째,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둘째, 배식차 바퀴 수선 비용 절감하며 셋째, 장애인에 대한 배려다. 교실당 6만원이면 우리 학교는 27학급이니 160만원 정도 된다. 학교에서 투자할 만한 비용이다.

제안사항으로 건축 당시 아예 문턱 없는 교실을 만들었으면 한다. 그러면 출입하는 사람이나 물건이나 편의가 제공된다. 작년에 6억 5천만원을 들여 리모델한 우리 학교 화장실, 문턱이 없다. 휠체어가 그대로 화장실에 들어갈 수 있다. 우리 학교의 교실 문턱 경사로 공사, 작은 것이지만 이게 바로 혁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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