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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교문 앞 대입 플래카드

해마다 대학입학 시험은 온 국민의 관심사가 된다. 대학교에 들어가는 것은 개인의 진로는 물론 성공에 다가서는 열쇠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성공한 사람은 새로운 세상이 열리고 실패한 사람은 결과를 받아들여야 할지 재수를 선택해야 할지 갈등을 한다.

고등학교에서는 명문대학 보내는 학생 수자가 등급을 올리는 도구로 되어 교문 위에 커다랗게 플래카드를 걸어놓기도 한다. ‘서울대 10명, 고려대 20명, 연세대 20명, 의과대학 00명 입학’ 이와 같은 합격자 이름이 플레카드에 많이 붙으면 학교 등급이 올라가고 주변에 있는 아파트 값도 덩달아 올라간다. 이처럼 1류 대학은 성공과 행운을 보장해 주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하겠다.

1류 대학 출신자들은 그렇지 않는 사람들보다 더 행복하고 사회적 기여도가 더 높을까? 여기에 대해 학벌 독점 현상을 조사한 내용들도 보도되고는 한다. 서울대 출신 고위공직자들이 지방대 출신 전체를 합한 것보다 더 많다고 한다. 연예계도 서울대 출신들이 두각을 나타내어 힙합계의 버벌진트, 빈지노, 제리케이, 가요계의 조영남, 이적, 장기하, 배우출신 이순재, 김태희, 이상윤, 이하늬 등등 다양한 사람들이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중 대다수가 자신의 전공과 무관하게 성공한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이순재는 서울대 철학과, 감우성은 서울대 미대, 가수 최희준은 서울대 법대, 가수 이적은 서울대 사회학과, 가수 김진만(자우림)은 서울대 인류학고하, 영화배우 김진영은 서울대 국문과, 가수 김청완은 서울대 농대, 탤랜트 안재환은 서울대 미대, 공일오버 정석원과 장호일은 서울대 컴퓨터 공학과 신문학과를 졸업했다고 한다. 정치인, 김영삼 대통령도 서울대 철학과 출신이라고 한다.

물론, 대학전공이 볼모가 되어 하고 싶은 일을 못하는 사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 전공과 다른 길을 가는데도 이점은 있다. 그렇지만 전공과 무관한 사회적 성공은 대학 교육의 효용성을 떨어뜨린다. 특히 서울대학과 같은 1류 대학 출신자들이 이렇다면 대학 교육의 효용성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전공대로 직업을 선택했지만 보람을 느끼지 못해 이직까지 고려하는 사람 중에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의사나 변호사도 있다고 한다. 대학교육에서 전공과 관련 있는 진로 선택이야말로 사회적 효용성 문제가 아닌가? 전공보다는 1류 대학 입학이 자기실현이며 성공의 통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성공한 몇 명에게 보내는 박수보다 훨씬 많은 실패자를 위로하고 일으켜 세우는데 인색하고 있다. 1류 대학 입학이 성공의 공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 1류 대학 입학자들에게만 박수를 보낸다면 다수가 원하는 행복과는 먼 사회가 된다. 뿐만 아니라 학벌이 사회적으로 성공한 또 하나의 계급을 만든다면 사회 통합에도 부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다. 그럼으로 1류 대학 졸업장이 자격 취득과 같은 스팩 쌓기에 기여하는 사회로 되어서는 안 된다.

아직도 우리나라 1류 대학의 국제적 등급은 국력과 비례하여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학들은 노벨상 출신자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이 바로 대학의 등급화가 만든 우리의 자화상이 아닌가? 서울 강남의 재수생 비율이 40~50%에 달한다고 한다. 1류 대학을 많이 입학시킨 고등학교일수록 재수생 비율이 높다고 한다.

젊음은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자산이다. 오로지 1류 대학만을 고집하여 무거운 책가방을 다시 들고 학원으로 가는 학생을 보아라. 교육은 행복한 삶, 꿈꾸는 삶의 디딤돌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무엇이 행복한 삶이고 가치 있는 삶인가를 생각해 봐야 한다. 그들에게 세상은 넓고 할 일은 1류 대학이 아니어도 많다는 것을 일러주어야 한다. 제자들에게 행복한 삶, 꿈꾸는 삶은 1류 대학이 아니라 가치 있는 공부와 일을 선택하는 데 있다는 것을 깨닫도록 해야 한다.

해마다 2,3월이 되면 교문위에 1류 대학 입학 명단을 붙여 놓는 학교가 생길 것이다. 하지만 교문 앞 플래카드는 제자들에게 세상이 넓고 할 일이 많다는 것을 가르쳐주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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