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란? 자신에 대한 염려보다 남을 염려하는 쪽으로 마음을 돌릴 때 비로소 어른이 된다. -존 맥노턴
어른의 사전적 의미는, 다 자란 사람, 또는 다 자라서 자기의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 주로 스무 살 이상의 사람을 통틀어 이른다. 지위나 나이, 항렬이 자기보다 높은 사람, 남의 아버지를 조금 높여 이르는 말, 결혼한 사람을 가리킨다.
여기에 내 생각을 덧붙여 본다면, 어른은 군자를 지향하는 사람이다. 공자의 군자상달(君子上達), 소인하달(小人下達)에서 가져온 생각이다. 공자가 생각한 통달(通達)은, "근본이 정직하고 옳은 것을 좋아하며 남의 말을 잘 이해하고 의도를 잘 파악하며, 남을 배려하여 자기를 낮추는 것이다. 그것이 일에서나 가정에서 통달하는 것이다." 그러니 군자는 위로 통달하기를 좋아하여 진리와 정의를 추구하는 사람다운 생활을 생각하는 사람이다. 즉, 정신적인 것을 지향하여 날마다 지혜를 추구하며 정진하니 가히 따르고 싶은 모습이다.
어른과 노인의 차이
노인의 사전적 의미는 `나이가 많이 들어 늙은 사람`이다. 누구나 노인이 된다. 노인은 아무런 노력 없이 저절로 닿는 종착역이다. 이 글을 쓰는 필자도 50대 후반이니 노인의 반열에 가까웠음을 부인하지 못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이 때의 의미는 건강미 넘치는 노인을 이르는 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운동하고 몸 관리를 잘하여 같은 또래보다 훨씬 젊어 보이는 노인에 대한 찬사인 것이다.
소인은 물질적인 것이나 이익에 집착하니 다른 사람보다 자기자신에게 집착하여 하달에 힘쓰니 노인의 모습에 가깝다. 허망한 것에 마음을 허비하는 모습이니 깨어 있지 않으면 언제든지 그 늪에 빠지게 된다. 건강 백 세 시대를 추구하지만 어디까지나 겉모습과 자기자신에 집착하여 대접 받기 좋아하는 이기적인 노인들이 넘치는 현실을 부정할 수 없지 않은가? 때로는 말이 통하지 않는 고집불통이거나 버럭 화를 잘 내는 노인들을 보는 게 어렵지 않다.
노인은 누구나 되지만 어른은 아무나 될 수 없다. 노인은 자연 현상이지만 어른은 노력해야 가능하다. 노인은 넘쳐나지만 어른은 찾기 힘든 세상이다. 그래서 삭막하다. 건강 걱정, 행복 걱정…. 모두들 자신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난무한다. 소인하달인 셈이다. 노인은 소인이다. 듣기 싫은 말로 `꼰대`인 셈이다.
잘 먹고 잘 살고 명예와 부를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에 가깝다. 본능에 가까울수록 노인이 되어간다. 정신적인 삶을 지향할수록 어른이 되어간다. 그러니 어른은 `멘토`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가정이나 직장에 어른의 모습, 멘토가 있는 곳은 화목하다. 인생의 선배가 있으니 언제든지 보고 배울 수 있어서 따르는 사람들이 많다. 그 반대로 꼰대에 가까운 나이 든 선배들이 들어 앉아 사사건건 토를 달며 진로를 방해하고 태클을 거는 집단은 앞으로 전진하지 못하고 좌초하기 쉽다.
대부분의 사람이 노인이 되어 죽지만 어른으로 죽기는 어렵다. 사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 죽는 일이다. 내 생명은 선택할 수 없는 필연과 운명이었지만 죽음은 선택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선택해서 가는 길이 곧 죽음으로 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삶의 순간마다 사람다운 삶을 추구하고 하달보다는 상달을, 노인보다는 어른을, 소인보다는 군자를, 꼰대보다는 멘토를 지향하며 날마다 깨어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긴다면 구차한 모습으로 죽지는 않을 거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으니!
지식이 덧셈이라면, 지혜는 뺄셈이다. 노인은 덧셈을 생각한다면 어른은 뺄셈을 즐기는 삶이다. 누구에게나, 어디서나 베풀기를 좋아하고 입은 무겁게 하고 지갑 열기를 좋아한다. 노인에 대한 안철수의 정의를 빌면, "과거를 생각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노인이고 미래를 생각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청춘이다. "
내려놓기를 잘하는 2014년, 겉사람은 이순을 향해가지만 속사람은 배움을 즐기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지혜로운 청춘의 삶을 실천하는 한해가 되도록 저 빛나는 태양을 향해 빌어본다. 저 태양의 열정이 내 마음의 중심에 들어와 뜨겁게 넘치기를! 그리하여 멋진 어른의 싹을 키우기를! 그리하여 내 반 아이들에게, 동료 선생님들의 울타리가 될 수 있기를!
선생은 어른이어야 한다. 자신에 대한 염려보다 내가 가르치는 제자들을 염려하는 마음이 지극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내가 근무하는 학교를 걱정하고 세상을 염려하며 국가의 장래까지도 염려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연륜이 깊어질수록 어른이 되기도 힘들지만 진정한 선생이 되기는 더 어렵다는 생각이 짓누른다. (2014. 1. 5. <공자처럼 학습하라>를 되새김하다 얻은 작은 배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