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을 둘러싼 교육계의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NEIS의 보안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가상사설망(VPN 일선 학교에서 교육청으로 인터넷망을 통해 정보를 보낼 때 인터넷에서 별도의 폐쇄망인 가상 사설망-Virtual Private Network-을 구축해 외부인 접근을 차단하는 것)이 급부상하고 있다. VPN이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들면서 높은 보안성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교육부에서 검토하고 있는 NEIS 보안강화 방안은 개인정보 암호화와 학교별 NEIS 구축, VPN 도입 등 3가지다. 개인정보 암호화는 학생정보 가운데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를 암호화하는 것이고, 학교별 NEIS 구축은 국가인권위에서 NEIS에 부적합하다고 권고한 교무·학사, 보건, 입학·진학 등 3개 영역을 학교별로 분리해 운영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두 가지 방안은 비용 문제로 인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교육부는 학생 개인식별 정보를 암호화할 경우 암호화 프로그램(시·도교육청별 1억5000만원)을 설치하고 서버를 두 배 정도로 확장(시·도교육청별 20~40억 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학교별 NEIS 구축은 이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삼성SDS가 교육부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학교별 NEIS 구축에 4조66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된다. 학교종합정보관리시스템(CS) 복귀 비용(최고 2조2천억 원)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이에 비해 VPN은 상대적으로 적은 1000억 원 정도로 보안성을 높이고 동시에 교사의 원격근무도 가능케 한다는 장점이 있다. 또 아직 방화벽을 설치하지 않은 5000여 개 학교에는 방화벽 도입 효과를 낼 수 있어 설득력을 얻고 있다.
VPN이 구축되면 데이터를 암호화해서 인터넷을 통해 보내고 암호화된 데이터는 인증 받은 사용자만이 풀어서 내용을 볼 수 있다. 또 사용자간에 가상터널을 만들고 그 터널로 데이터를 전송하기 때문에 중간에 데이터를 가로채기 어렵고 만일 유출되더라도 암호화돼 있어 그 내용을 알 수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일선 학교에서 NEIS로 연결되는 VPN 구축을 현실성 있는 대안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교육부 관계자는 "여러 가지 NEIS 보안강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데 VPN이 현실적으로 효용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VPN 업체를 대상으로 보다 구체적인 사항을 검토 중이지만 학생 정보가 시·도교육청 서버에 저장된다는 점에는 변화가 없는 만큼 전교조가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반면 전교조는 교육부가 말하는 보안강화 방안은 국가에 의한 정보통제와 인권침해 가능성이라는 NEIS의 근본적인 문제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일축했다. 전교조 차상철 사무처장은 "학생 정보는 학교 단위 내에서만 관리돼야 한다는 게 전교조의 입장"이라며 "교육부가 검토 중인 방안은
전교조 공식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