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청주시립도서관 사진반에서 미동산수목원으로 출사를 나갔다. 미동산수목원은 도립수목원으로 선진 임업기술의 연구개발 및 보급, 산림환경 보존, 각종 수목과 야생초화류 전시, 희귀·멸종위기 야생 동식물의 보호 및 증식, 생태교육 환경조성 등의 목적으로 2001년 개원하였으며 총면적이 94만여 평이나 된다.
청주 인근의 미원면에 가면 냇가 옆으로 자전거전용도로가 이어진다. 미원면 소재지를 지나 왼쪽의 수목원 길로 접어들면 가까운 곳에 미동산수목원이 있다. 수목원이 미원의 동쪽 산을 뜻하는 미동산(높이 557m)의 품안에 있어 산책과 사색을 하며 숲에서 발산하는 피톤치드로 산림욕을 하고, 멋진 풍경을 구경하며 맑은 공기를 마시고, 가까이서 지저귀는 새소리를 들으며 자연과 교감을 이룰 수 있다. 차에서 내리면 흙냄새가 코를 간질인다. 입구의 방문자센터에 부탁하면 숲해설도 들을 수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수목원을 둘러싸고 있는 아름다운 자연들이 저절로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수목원은 누구나 쉽게 산책할 수 있는 웰빙산책로로 연결되어 있다. 안내도를 자세히 살펴보고 관찰코스를 따라 관람을 시작하면된다.
미동산수목원에는 산림과학박물관ㆍ아열대식물원ㆍ산야초전시원ㆍ나비생태원ㆍ목재문화체험장을 비롯해 전통문화와 문학ㆍ나무이야기ㆍ산촌체험이 주제인 미동산의 다양한 자연생태계와 생물들을 관찰하고 체험할 수 있는 생태체험탐방로가 있으며, 숲속의 시원한 공기를 마음껏 마시면서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MTB코스도 있다. 산책길에서 충북의 꽃과 새 등을 상징하는 목련교ㆍ미선교ㆍ원앙교ㆍ까치교도 만날 수 있다.
웨딩프라자를 겸하고 있는 야외광장은 어린이나 연인들의 쉼터로도 좋아 휴일에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계단 양옆으로 반송들이 늘어선 건물은 충북산림환경연구소다. '21세기는 숲에 희망이 있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충북산림환경연구소는 친구(마승근)가 소장으로 근무하고 있어 나에게는 더 반가운 곳이다.
광장 앞의 작은 연못에서 분수가 물줄기를 내뿜고 있는 건물이 산림과학박물관이다. 산림과학박물관은 소중한 산림자료를 보존ㆍ전시하고, 사람과 숲이 함께 어우러지며 미래의 환경을 가꾸는 열린 학습의 장으로 꾸며져 있다. 또 소나무와 산림을 보호하기 위한 계칙이 수록되어 있는 송계 등 한국의 임업발전사와 소멸되어가는 전통 산림문화를 발굴ㆍ전시하여 우리나라의 산림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산림과학박물관 뒤로 아열대식물원, 분재원, 암석원, 무궁화원, 미선나무원이 이어진다. 아열대식물원은 중부지역에서 자생하기 어려운 아열대수종이 식재되어 있고, 무궁화원은 우리나라의 국화인 무궁화를 종류별로 식재하여 나라꽃을 알리면서 나라 사랑을 심어준다. 미선나무원에는 1속 1종의 희귀식물로 천연기념물인 분홍미선, 노랑미선 등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미선나무는 한반도에서만 자라고 자생지 5곳 중 4곳이 충청북도에 있어 충북과 관련이 깊은 나무다.
골짜기에 아름다운 풍경을 맑은 물에 담은 저수지가 있는데 주변의 도민식수기념원, 단풍나무원, 참나무원, 잔디마당, 습지원, 메타세콰이어원 사이로 탐방로가 이어진다. 숲속 산책길을 걷다보면 돌탑과 지역 문인들의 작품을 새긴 나무판을 만난다. 걷는 것을 싫어하는 도회지 사람들이 마음 편히 산책할 수 있는 문학의 오솔길에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저수지 아래편의 큰 목재 건물이 전국 최초로 만들어진 목재문화체험장이다. 이곳은 전시실ㆍ목재체험실ㆍ공방 등 목재와 친근해지도록 목재제품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는 체험학습 공간으로 체험과 놀이를 하며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다. 나무로 만든 시계, 안경테, 라디오, 휴대폰, 자전거, 마우스 등 신기한 물건들이 많다. 야외의 비교체험장에서는 콘크리트와 목재 구조물의 장단점을 확인할 수 있다.
나비의 먹이와 일생 등 나비들이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는 나비생태원 아래편의 예쁜 건물이 산야초전시원이다. 중부지방에서 볼 수 없는 난대 식물과 다양한 산야초가 식재되어 있는 산야초전시원에 들어서면 주목ㆍ미선나무ㆍ깽깽이풀ㆍ바위솔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희귀나무와 산야초 100여종이 은은한 향기를 내뿜어 자연과 하나가 된다.
연송교를 건너면 천연기념수 및 희귀유전자원을 보존하고 증식하는 유전자보존원이다. 이곳에서 우리나라 나무 중 제일 높은 벼슬을 하사받은 정이품송(연송)의 자목도 만난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같이 맑고 싱그러운 게 어디 있을까? 가까운 곳에서 유치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6년 전의 따뜻한 봄날 이곳에 들렀을 때 썼던 글을 떠올린다.
미동산수목원에
소풍 온 유치원 꼬마들
따뜻한 봄 햇살 먹고
선생님 "하나, 둘"에
"셋, 넷" 크게 외친다
"하늘은 무슨 색이에요?"
하늘 한번 바라보고
"까만 색요"
"어디서 왔어요?"
"집에서요"
"여기가 어디예요?"
"몰라요"
"몇 살이에요?"
손가락 꼬무락꼬무락
네 개도 폈다 다섯 개도 편다
복잡한 것 몰라 편하고
단순해서 행복한
그 꼬마들이
가슴 깊이 묻힌 동심
간질러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