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대한민국이 10년 연속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부끄러운 기록`을 새로 남겼다. 2일 보건복지부가 `OECD 헬스 데이터 2014`를 토대로 분석해 발표한 국민 보건의료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이 자살로 사망한 것은 10만명당 29.1명(2012년 기준)으로 OECD 34개국 평균인 12.1명보다 17명이나 많았다. OECD회원국 중 자살률이 가장 낮은 나라인 터기 1.7명에 비교하면 17배나 높은 수치이다. 한국은 2003년 자살률이 10만명당 27.8명을 기록하면서 2002년 1위였던 헝가리(27.1명)를 제친 후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외환위기는 사라졌지만 그 충격파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자살률이 좀처럼 떨어지질 않는다. 외환위기 당시 회사에서 거리로 내몰린 40, 50대들은 노인에 접어들기 시작했다. 그들은 가장 가난하고(OECD 노인 빈곤율 1위), 자살도 가장 많이 한다. 2011년 65세 이상 노인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81.9명이다. 미국(14.5명)의 5.6배, 일본(17.9명)의 4.7배에 달한다. 한국이 10년째 자살률 1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주요한 이유는 노인 자살률이다. 복지부에 의하면 “한국의 자살 행태나 연령별 분포 등이 다른 나라와 뚜렷한 차이가 없다”면서 “노인 자살률에서 큰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노인의 빈곤 문제를 해결해야 자살 공화국 누명을 벗을 수 있을 것 같다.
15세 이상 인구 중 매일 담배를 피우는 인구의 백분율인 흡연율은 21.6%로 OECD 평균(20.3%)과 비슷했으나 남성 흡연율은 37.6%에 달해 그리스에 이어 두 번째로 남성 흡연율이 높은 국가가 됐다. 또한 한국인은 OECD 국가 국민 중 가장 병원을 자주 찾고, 가장 오랫동안 입원했다. 우리나라 국민이 진료를 받은 횟수는 연평균 14.3회로 평균(6.9회)보다 2.1배 높았다. 평균 입원기간은 16.1일로 OECD 평균인 8.4일에 비해 두 배 가까이 길었으며, 일본에 이어 2번째로 길었다.
1000명당 10.3개인 한국 병상 수는 평균(4.8개)보다 두 배 많았다. 지난 5년간 대부분 OECD 국가에서 병상 수가 감소한 것과 달리 한국 병상은 장기요양병상을 중심으로 오히려 1.4배까지 불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나라 보건의료 이용률도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빠르게 늘었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우리나라 국민의료비 증가율은 6.6%로 평균(2.3%) 대비 3배였다. 병원을 찾는 환자 수는 가장 많은 반면 병원에 상주하며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 수는 OECD 회원국 중 가장 적다. 우리나라 임상의사 수는 인구 1000명당 2.1명으로 평균인 3.2명보다 1.1명 적다.
이같은 자료는 국가의 정책 수립에 반드시 반영되어야 한다. 국회는 이러한 자료들이 제대로 정부 정책에 반영되어 실천되는가를 제대로 감시할 책무가 있다. 한편 학교교육에서도 어려서부터 생명존중교육을 꾸준하게 실천하고, 노후의 빈곤화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자신의 삶을 경제적 측면에서도 잘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되기에 경제교육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