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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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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내가 좋아하는 나라 사랑 위인은?

수원에 있는 보훈교육연구원, 이곳에서는 해마다 보훈 문화교실을 열린다. 2박 3일간 열리는 캠프인데 전국의 초교 어린이와 부모가 함께 참가한다. 호국 안보 및 나라 사랑 교육을 통해 올바른 국가관을 갖게 하고 보훈 문화를 확산하려는 것이다. 필자는 몇 년 전 이 연구원의 홍보대사로 위촉되어 활동하고 있다.

얼마 전 담당자로부터 연락이 왔다. 강사로 뛰어 달라는 것이다. 거절은 못 하고 수락했는데 이때부터 고민이 깊어진다. 150여 명의 어린이와 학부모의 눈높이가 달라 지도하기 어렵다. 주의를 집중시키기가 힘들어 강사들은 땀을 흘린다. 필자의 경우, 음악과 퍼즐 맞추기, 퀴즈게임 등을 동원했으나 진행하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이번에는 어떻게 할까? 우선 호국 인물에 대해 알아야 한다. 그런데 내 머릿속에 하얗다. 호국 인물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이순신 장군을 비롯해 유관순 열사, 안중근 의사, 김좌진 장군, 이봉창 의사, 강우규 의사 등이 생각나는데 그 인물들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하라고 하면 밑천이 다 떨어지고 만다.

교수 방법은 나중이고 교수내용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한다. 이럴 때 인적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수원대학교 박환 교수에게 연락하니 호국 인물에 대한 개요가 잡힌다. 박 교수는 시대 순으로 정리해 준다. 고대시대, 고려 시대, 조선 시대, 근현대사로 맥을 잡는다.



고구려의 을지문덕 장군, 백제의 계백 장군, 신라의 김유신 장군, 고려의 강감찬 장군과 최영 장군, 조선의 이순신 장군과 권율 장군, 사명당. 근현대사에 와서 안중근, 김구, 이승만, 윤봉길, 김좌진, 유관순 등을 꼽는다. 한 두 인물에 대해 이견을 제기하니 역사학자로 꼽은 것이라 한다. 그러면서 강의할 때는 주의하라고 당부한다.

50대 후반이 되니 망각이 심하다. 아니다. 머리가 굳었다. 학창 시절 배웠던 인물에 대한 기억이 떠오르지 않는다. 다시 배워야 한다. 흔히들 교육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말에 교학상장(敎學相長)이란 말이 있다. 가르치고 배우면서 함께 성장한다는 뜻이다. 교사에게 있어서 가르치기 위해 배우는 것은 확실한 자기 지식이 된다.

호국 인물을 가르치면서 빙고 게임을 하려는 것이다. 예컨대 답이 을지문덕 장군이라면 힌트를 계속하여 준다. "이 분은 고구려 장군입니다. 612년 수나라 30만 대군을 물리쳤는데 이 때 살아 돌아간 수나라 군사는 2,700명입니다. 세계 전쟁사에 있어 위대한 승전입니다. 사람들은 이것을 살수대첩이라고 부릅니다."

두 번 째 문제다. "이 분은 백제의 장군입니다. 전쟁에 나가기 전에 결연한 의지로 처자식을 죽였습니다. 서기 660년 의자왕 20년에 결사대 5천 명은 신라와 당나라의 연합군 5만 명의 맞아 황산벌에서 장렬히 싸우다 최후를 맞이했습니다."이 분은 누구일까요?" 바로 백제의 계백 장군이다.

남을 가르치려면 내가 먼저 알아야 한다. 그래야 선각자가 되고 선구자가 된다. 그러려면 공부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아는 것이 많다고 거만한 태도를 가져서는 안 된다. 겸손한 자세로 배워야 한다. 호국 인물에 대하여 세세한 지식도 중요하지만, 그분으로부터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가 더 중요하다. 일종의 내면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학습이 되고 파지효과가 크다.

다가오는 주말, 전국에서 모인 어린이와 학부모를 만난다. 일방적인 강의보다 그들의 눈높이에서 그들이 알고 있는 것을 발표하는 시간을 줄 것이다. 어른의 시각에서 보는 것과는 다를 것이다. 함께 모여 공부하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배우는 것이 크다. 부모와 자녀와의 대화 시간도 가지려 한다. 부모가 생각하는 나라 사랑을 자녀에게 들려주는 것이다. 나라 사랑, 우리 생활에 문화로 뿌리내려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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