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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혼인서약, 신랑 신부가 작성하고 낭독했으면…

“신랑 ○○○ 본인은 신부 □□□을 아내로 맞아 행복지수를 높이는데 이 한 몸 바칠 것을 약속하며 내 아내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임을 명심 하고 평생 아끼며 살 것을 다짐하면서 부모님과 하객 여러분 앞에서 엄숙히 맹세합니다. 신랑 ○○○”

“신부 □□□ 본인은 신랑 ○○○을 남편으로 맞아 항상 예쁜 미소로 남편의 기를 북돋아 줌은 물론 언제나 사랑하고 존경하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현명한 아내로서의 도리를 다 할 것을 부모님과 하객 여러분 앞에서 엄숙히 맹세합니다. 신부 □□□”

얼마 전 결혼식장에서 신랑 신부가 주례와 양가부모, 하객들 앞에서 낭독한 혼인서약서이다. 이 서약서 누가 작성했을까? 주례가 사전에 과제로 내어준 것을 신랑과 신부가 각자 작성한 것이다. 이것을 결혼식날 본인의 목소리로 공개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우리의 결혼식 문화, 앞으로 이처럼 바뀌었으면 한다. 주례가 물어보는 천편일률적인 혼인서약에 과거처럼 그냥 “예”하고 답하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인 신랑과 신부가 능동적으로 적극 나서 결혼식장의 주인이 되었으면 한다. 그러려면 서약을 직접 작성하고 낭독해야 한다.

이런 방법은 주례가 조금만 신경 쓰면 된다. 신랑과 신부가 주례 부탁을 하려 왔을 때 과제 해결 여부를 묻는다. 본인이 직접 혼인서약서를 작성할 수 있냐고? 주례가 주례사에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이 서약서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결혼식장에서 주례사가 핵심이 아니라 혼인서약이 핵심이어야 한다.

필자의 경우, 혼인서약서 예시문안을 신랑과 신부에게 메일로 보냈다. 그들의 사전 약속 이행을 다짐하기 위해서다. 또, 신랑과 신부의 앞선 생각이 필요하다. 우리 부부는 예식장에서 제공하는 누구나 똑같은 서약서를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혼인서약서를 나름대로 작성하겠다는 생각이 있어야 한다.

이렇게 하면 무엇이 좋을까? 첫째, 결혼의 의미에 대해 깊게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인륜지대사라는 결혼이다. 결혼에 즈음하여 배우자를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대하며 살아갈지에 대한 진지한 숙고를 하게 된다. 초심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둘째, 인생을 보다 진지하게 살아 갈 수 있다. 결혼은 장난이 아니다. 일생일대의 커다란 사건이요 인생의 커다란 전환점이다. 결혼에 대한 본인이 생각과 각오를 공개선언하고 인생을 알차게 살아가는 계기가 된다. 단 한 번 뿐인 인생, 소중하게 살아야 한다.

셋째, 이혼하는 것을 줄일 수 있다. 결혼과 인생에 대해 숙고하여 결정한 사람은 이혼을 쉽게 생각하지 않는다. 여러 사람들 앞에서 공개선언한 서약을 지키려고 한다. 가정 파괴 등 사회적 비용을 크게 줄여 행복한 가정, 안정된 사회 만들기에도 도움이 된다.

앞으로 결혼식장에서 신랑과 신부가 본인이 작성한 혼인서약을 낭독하는 것을 종종 들었으면 한다. 이러한 예식 문화는 주례가 앞장서고 신랑과 신부들이 깨어있는 의식만 있으면 가능하다. 공개선언한 서약은 결혼생활 내내 스스로 부부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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