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광교산을 올랐다. 동료 교장 4명과 함께 파장정수장 입구에서 능선을 타고 올라 광교헬기장을 거쳐 프랑스군 참전비로 내려왔다. 소요시간은 3시간. 몸에 무리가 가지 않고 이야기꽃을 피운 즐거운 시간이었다.
늘 4명이 산에 올랐는데 오늘은 평소 친분이 있는 수원시내 교장 한 분이 합류하였다. 자연히 새로 합류한 교장이 화제를 주도하였다. 요즘 청첩이 많이 오는데 발신인 주소를 집으로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야 양심이 있다는 것이다. 축의금 주고받는 예절을 말하는 것이다.
80대 어머니와 90대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데 아버지는 매일매일 일기를 쓰시어 치매 증상이 전혀 없고 건강하단다. 어머니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 구구단 2단을 외우게 하고 영어 알파벳을 가르쳐드리고 있다고 말한다.
필자는 아내의 도움으로 간식을 준비하였다. 휴식 시간에 먹을 귤을 준비했는데 1인당 3∼4개 정도다. 잘 익은 대추도 넣었다. 점심 식사후 후식으로 먹을 커다란 머루 포도도 두 송이 넣었다. 산에 오르면서 쉬는 시간에 먹는 즐거움을 제공하는 것도 작은 기쁨이다.
교장들이라 자연히 학교 이야기와 교육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함께 근무했던 교직 선배들 이야기도 나오는데 악랄(?)했던 선배들 이야기는 기분을 씁쓸하게 한다. 지금은 교직후배들에게 그렇게 모질게 대하는 선배는 없다. 우리는 그러지 말자고 속으로 다짐하는 것이다.
오늘 광교산을 보니 가을이 90% 정도 찾아 왔다. 단풍을 기준으로 말하는 것이다. 얼마 전 관악산 줄기인 서울 쪽 호암산을 오른 적이 있다. 호암산과 광교산이 다른 점은 호암산은 노인들, 여성들, 배나온 분들, 강아지 동반자가 많은데 광교산은 가족 단위가 대부분이다. 노인들은 가끔 보인다.
집에 돌아와 작년 산행기록을 살펴보았다. 리포터, 시민기자이기도 하지만 평소 기록을 즐겨하기에 산행 기록도 금방 통계가 나온다. 총 30회 등산을 하였다. 부부산행과 4인회 산행이 대부분이다. 주로 인근지역의 산을 올랐다.
그러니까 월 2∼3회 산을 찾은 것이다. 통계를 내보니 1위가 광교산(9회), 2위 칠보산(5회). 3위 북한산(4회), 4위 수리산(3회) 등이다. 광교산은 수원시민에게는 건강을 안겨주는 보배로운 산이다. 매주 광교산을 찾는 시민들도 많다.
광교산이 좋은 이유는 거리가 가까워 쉽게 찾을 수 있고 산행 코스가 다양하여 형편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능선을 타고 오르면 힘이 부치지 않고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산행길이 먼지가 적고 산 아래로 보이는 풍광도 좋아 수원시민들이 많이 찾는다.
오늘 산행의 마지막 코스. 프랑스군 참전비를 찾았다. 함께 동행한 교장은 “우리 기념비 앞에서 함께 묵념합시다”라고 말한다. 과연 교육자답다. 6·25 전쟁 때 세계평화와 한국의 평화를 위해 목숨을 바친 288명의 나폴레옹의 후예들을 생각하며 그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다. 수원의 광교산, 참으로 좋은 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