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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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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요즘 대학생들의 의식구조 단면 하나

요즘 대학생들은 송년모임을 펜션에서 하는가 보다. 대학생인 아들이 친구 몇 명과 함께 광교산 근처 펜션에서 2박3일 모임에 다녀왔다. 그 펜션에는 다른 단체 손님으로 타 대학 학생들도 1박2일로 30여명이 놀러 왔다고 한다.

말이 송년 모임이지 주된 일정은 음주 아닐까? 첫날 밤, 아들이 머무는 숙소에 어떤 여학생이 술 좀 꾸어달라고 왔다는 것이다. 처음 보는 사이인데 술 인심을 시험해 보는 것인가? 그것도 여학생을 보내면 통하리라 믿었나 보다.

작은 사건은 그 다음 날 발견되었다. 이튿날 일어나 보니 냉장고에 넣어둔 보드카와 옥수수, 햄이 없어진 것. 이미 그 곳을 떠난 옆방의 타 대학 학생들을 의심하고 방을 들어가 보았더니 커튼 뒤에서 뚜껑 없는 보드카 빈병 하나가 나온 것. 증거물을 잡은 것이다.

펜션 주인에게 자초지종을 이야기 하여 그 학생들 학교와 연락처를 알아낸다. 전화를 거니 순순히 시인한다. 오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한다 하니 보드카 두 병과 음료수를 가지고 온 것. 그리고 뉘우치는 태도를 보인다. 그리고 합의금도 00만원 가져왔다.

보드카는 한 병 도난 당했는데 왜 두 병을 가져왔을까? 냉장고에 들어가 있는 보드카 한 병은 수돗물로 채워져 뚜껑이 닫혀져 있었던 것. 그들은 아마도 장난으로 했으리라. 아마도 영웅심리에서 한 일련의 짓인지 모른다. 그러나 남의 물건을 훔치는 것은 절도죄에 해당한다.

펜션에는 냉장고가 방마다 있는 것이 아니라 공용으로 사용하게 되어 있어 이런 일이 가능했다고 본다. 잃어버린 옥수수와 햄은 찾지 못하였다. 누가 가져갔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펜션 주인은 이번 사건을 무마하려고만 한다고 전한다.

이 펜션에서 있었던 도난 사건, 어떻게 보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아들 일행은 이들과 합의금으로 00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그들이 처음 가져온 금액보다 늘었다. 여기서 대학생들이 세상을 보는 눈을 엿볼 수 있다. 경찰에 신고하면 전과자가 될 수도 있다. 서로가 돈 00만원으로 해결하는 것이 낫다고 본 것이다. 요즘 대학생들에게 00만원은 큰 돈이 아닌가 보다.

이 이야기는 전해들은 아내가 아들에게 말한다. “보드카 두 병 값만 받고 돌려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장난으로 한 짓인데 합의금으로 너무 많이 받았다.” 그런데 아들의 생각은 다르다. “어디까지나 절도이기 때문에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뤄야 한다. 경찰 조사를 받든가 합의를 하든가 선택을 해야 한다.”

아내의 말도 일리가 있다. 대학 1학년 되는 동생들에게 너무 많은 금액을 요구한 것이 잘못이라는 주장이다. 물건값만 받던가 아니면 2∼3배로 변상을 받아야지 액수가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들은 엄마의 말에 수긍하지 않는다. 아들의 판단이 옳다는 것이다.

요즘 대학생들의 문화에는 술이 빠질 수 없나 보다. 남의 물건에 손대는 것은 장난이 아니다. 그것은 범죄에 해당한다. 그러나 잘못을 시인하고 곧바로 찾아와 용서를 구하는 태도는 좋다. 그러나 이들의 문제 해결은 돈이라는 사실이다. 어른들과 닮았다. 이들의 세계에서 이해와 악수 그리고 사과와 용서는 없단 말인가? 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좀 더 멋진 해결책은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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