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장래 예측에 중요한 변수가 되는 것이 인구구조이다. 우리 장래는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가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선거를 치루면서 모두가 복지에 대한 투자를 하겠다고 국민들에게 호소했다. 그리고 정부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대책으로 무상복지라는 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이번 인천 어린이집 아동 학대를 계기로 이에 대한 시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주부들이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주변 커피숍에 모이게 되니 커피 한잔 마시는 게 대수냐’라고 할지 모르지만, 무상보육이 필요 없는 사람까지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최근 정부가 가정보육을 확대할 방침을 내놓았다. 무상보육 후 너도나도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냈던 것을 감안하면 적절한 조치라는 평가다. 북유럽도 인성 발달이 중요한 0∼2세는 가정보육을 장려해 어린이집 이용률은 10% 미만이라고 한다.
하지만 방법론이 잘못됐다는 지적이 많다. 소득이 높은 전업주부가 종일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것에 대한 지원은 축소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하지만 가정양육 수당 인상은 또 다른 문제를 양산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정부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면 보육료(0세 77만 원, 3세 22만 원)를 지원하고, 안 가면 양육수당(0세 20만 원, 3세 10만 원)을 부모에게 준다. 양육수당이 보육료보다 적다 보니 부모들이 어린이집에 보내는 걸 선호한다는 게 인상론의 주요 근거다.
하지만 현장의 생각은 다르다. 양육수당을 올린다고 어린이집을 포기할 엄마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어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양육수당 10만∼20만 원을 주면 어린이집 이용률이 낮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사실상 실패했다”며 “육아휴직 활성화 이전에 수당부터 올리는 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말했다. 재원 갈등도 우려된다. 지난해 양육수당 지출은 1조2153억 원. 50%만 인상해도 약 6000억 원이 추가로 필요하다. 누리과정을 두고 정부와 지자체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어 인상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예측이 나온다.
가정보육이 늘고 어린이집 보육료 지원이 줄면, 그 돈으로 양육수당을 인상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그 돈은 민간 어린이집의 국공립 전환에 쓰는 게 더 바람직해 보인다. 지금 불안하다고 해서 설익은 대안을 남발해선 곤란하다. 우리의 보육 백년대계를 위해 더욱 신중하게 보육 정책을 제시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