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속에서 땅 위에서 공중에서 생명을 만드는 신비로운 작업이 쉬임없이 이루어지는 3월의 하순입니다. 병아리부리처럼 노랗고 연약한 신입생들도 이젠 어느 정도 학교 생활에 적응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제 주변을 둘러보며 어떻게 고교시절을 보낼까 고민해 볼 때입니다. 리포터 또한 두렵고 신비로운 신입생 시절이 있었기에 몇 가지 조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친구와의 시간을 즐기고, 소중히 여겼으면 좋겠습니다. 이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우리 신입생들이 더 잘 느끼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해타산으로 따지지 말고, 순수한 마음으로 친구들을 대하다 보면 어느덧 그 친구와 친해져 있을 것입니다. 또 친구 숫자의 많고 적음에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됩니다. 서로 마음이 통하는 친구 한 두 명만 있어도 충분합니다. 속담에도 있지만 원만한 교우관계는 신입생 여러분의 힘든 시간들을 같이 이겨낼 수 있는 큰 힘이 되고, 또 행복한 시간도 안겨줄 것입니다.
또한 자기 자신이 인생에서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지 가끔씩은 스스로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여러분 인생의 주체는 여러분 자신입니다. 지금처럼 부모님의 도움을 받는 것이 편하고 익숙하겠지만, 점점 그것을 떨쳐내야 합니다. 스스로 사고하고, 스스로 결정을 하며,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는 과정을 겪어야합니다. 그래야만 점점 ‘아이’에서 ‘사내’가 될 수 있습니다. ‘사내’가 되어 여러분의 인생을 멋지게 장악해 나가십시오. 덤으로 얻는 것은 강한 정신력과 높은 자존감일 것입니다.
끝으로 되도록이면 동아리활동을 많이 하십시오. 공부만 하다보면 자칫 무미건조한 고교생활을 보낼 수 있습니다. 도서부원 활동도 좋고 사물놀이도 좋고 봉사활동도 좋습니다. 수많은 학생회활동을 하면서 인간관계도 넓히고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쌓을 수 있습니다. 남들이 가는 길을가는 사람은 인생을 쉽게 살 결심을 한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그런 길은 흥미도 성취감도 없습니다. 내가 개척해 가는 길만이 매순간 흥미롭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답니다.
대지에 뿌리를 내리고 해를 향해 사방팔방으로 팔을 뻗고 있는 저 나무를 보라. 주름살투성이 얼굴과 상처자국으로 벌집이 된 몸의 이곳저곳을 보라. 나도 저러고 싶다. 한 오백년 쉽게 살고 싶지는 않다. 저 나무처럼 길손의 그늘이라도 되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