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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서호천 벚꽃음악회, 그 신선한 기획에 반하다

화창한 봄이 되니 개나리, 벚꽃을 비롯해 각종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겨우내 움크렸던 우리의 몸과 마음도 밖을 향한다. 자연이 부르는 소리에 눈을 뜨고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우리 인간은 자연의 순리를 거스릴 수 없다.

지난 토요일, 야외에서 열리는 음악회를 관람한 적이 있다. 말이 음악회지 그냥 자연과 함께 어울어진 한 편의 그림 같은 음악회다. 객석에 고정되어 앉아 있는 것보다 돌아다니며 음악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 관람에 있어 이동의 자유가 부여된 것이다.




수원 서호천변에서 이루어진 ‘팔달구민과 함께 하는 서호천 벚꽃음악회’를 두고 하는 말이다. 우리는 대개 음악회하면 실내 공연장을 생각한다. 야외공연장을 생각해도 기존의 공연장을 활용하려 한다. 그러나 서호천 옆에 임시로 설치된 가설무대가 이번 공연의 성공 요인이었다.

음악회를 기획하는 입장에서 보면 기존공연장 활용이 편리하다. 각종 준비면에서 기존시설을 활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처럼 무대와 객석을 설치하고 방송장비를 비롯해 준비할 것이 많다. 그러나 주민들 입장에서는 거주지와 가까워 공연장을 찾아가기 쉽다.






이번 음악회 공연, 그 기획 자체가 신선하다. 음악과 자연이 어울린다. 여기서 말하는 자연이란 서호천, 서호천에서 노니는 잉어들, 징검다리, 진달래와 개나리, 명자나무꽃, 벚꽃을 비롯한 각종 야생화, 주위의 아파트 등을 일컫는 것이다.

봄꽃 아래에서 음악을 감상하는 기분이 새롭다. 팔둑만한 잉어들이 산란기를 맞아 푸드덕 거리는 소리도 함께 들을 수 있다. 서호천 산책길 바닥을 자세히 보니 아주 작은 야생화 개불알꽃, 꽃다지가 피어 있다. 그 뿐인가 인근 여기산에서 날아온 백로와 왜가리가 물위를 거닐고 있다.

음악회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화서2동 기타 동아리의 노래를 시작으로 수원시향 관악 10중주, 수원시립합창단의 독창과 중창, 7080 가수의 출연, 비보이 그룹과 라틴음악 등 관객의 눈높이를 고려하고 있다. 클래식에서부터 가요까지를 망라한다. 초등학생부터 70대 어르신까지 모두 즐길 수 있다.

야외무대이다 보니 무대앞 좌석 수가 적어도 좋다. 관객들은 개울 건너 둑위에서 무대옆이나 뒤에서도 즐길 수 있다. 무대 사방이 뻥 뚫려 있는 것이다. 서호천 산책을 즐기던 산책객이나 이 곳을 지나는 자전거 매니아들도 동참하게 해 놓았다. 인근 아파트 베란다에서도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야외이다 보니 스피커 방향을 조정할 수 있다. 주민들에게 소음 피해가 가지 않게 여기산으로 향해 놓았다. 필자의 경우, 카메라를 지참하고 무대 가까이에서 또는 화산교에서 그리고 개울 건너 둑방을 거닐면서 촬영을 하면서 음악을 즐기니 그 기분이 색다르다.

문화를 주민들과 함께 향유한다는 것, 지자체의 새롭고도 신선한 기획이 필요하다. 굳이 기존의 방식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기존 실내공연장 대신 학교 운동장을 이용한 경우도 있었으나 이번처럼 자연 속에서 새로운 공연장을 물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봄꽃과 음악을 함께 즐기니 새봄 감회가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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