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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스승의 눈물 5 - 학부모와 상담에서 운다

학교의 교사! 할 일은 많은데 진정 중요한 일에는 신경을 쓸 틈이 부족하다. 정규 교과 시간을 마치면 또 보충수업을 해야 하지, 그리고 자율학습이 이어지니 정말 온종일 쉴 틈이 없는 것이다. 학부모와 상담을 하고 싶어도 쉬는 시간을 이용하든지, 정규 교과 시간 외에 귀가하지 않고 남아서 야간에 해야 한다. 수업 중 학생이 잘못하여 상담하게 되면 수업권 침해라고 야단이다. 그러니 학교 수업에 대한 연구는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귀가하여도 교재를 보아야 한다. 베테랑 교사라도 나이가 들면 들수록 더 자주 책을 펼쳐야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요즘 학교 수업을 소홀하게 하면 상황이 그리 녹녹치 않다. 그러기에 교사는 학교에서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많아지기 마련이고 건강에도 많은 이상이 올 수도 있다. 때문에 교사는 건강관리를 위해서라도 운동을 꾸준히 해야만 한다. 성대결절 및 하지정맥류가 공무상 재해로 인정되지 않고 있어 안타깝기도 하다. 교단에서 하루 3-4시간 수업을 한다고 하지만, 그 시간이 그리 만만치가 않다. 다른 업무가 없으면 모르겠으나 연속되는 학급업무는 교사를 중노동으로 몰아부칠 때가 많다. 어떤 교사의 목소리는 가까이서 들으면 잘 들리지 않고 목소리가 가라앉는 경우도 있고, 다리에 부담을 느낀 탓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를 목격하는 때도 있다.

학부모와의 상담은 1차적으로는 학생 성적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그것은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성적으로 진로를 결정하는 것이기에 성적에 스펙에 합산을 하면 진학할 과를 바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은 왕따와 학폭, 부적응 등 갖가지 요인이 문제가 된다. 심지어 교사가 부담하기에 너무 이상한 병이 많아 교사가 심리 전문 치료사가 되어야 할 상황에까지 왔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학생이 학교 부적응으로 이 학교 저 학교를 옮겨 다니기 시작하면 그 학생을 담당하는 교사 또한 많은 고뇌를 겪기 마련이다. 부적응 학생은 결국 학급 왕따로 전락될 수 있고, 학폭 관련 학생은 학급 친화력에 문제점을 노출하기 때문에 담임 교사에게는 학생 관리에 노하우가 절실하게 요구된다. 학급을 관리하는 담임의 임무가 갈수록 전문화 되어야 하고, 경험이 많은 교사가 처리할 수 있는 사건이 많아짐에 따라 젊은 교사나, 숙련된 교사나, 담임을 기피하는 경향이 농후해지고 있다. 학무모는 자신의 아들 딸만이 최고라는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가 담임에게는 또 다른 짐을 안겨 준다. 문제 아이의 뒤에는 반드시 문제 부모가 있다는 것이 정설로 통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소문이 아니다. 학부모와의 상담이 잘못되어 법정으로 가는 사건도 가면 갈수록 늘어남도, 담임이 잘못하여 학생을 왕따로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부모의 파렴치함도, 교사를 업신여기는 사회풍토 등등 교사를 참으로 슬프게 한다. 우리 사회의 스승에 대한 도덕관념이 얼마나 떨어졌는지는 굳이 수치를 가져오지 않아도 삼척동자도 알 정도다. 누가 누구를 나무랄 상황이 아니다. 교사는 교사대로, 학부모는 학부모대로,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대변하는데는 터무니 없는 오차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 학부모가 학교에 관심을 갖는 것이 당연지사이거늘 우리 사회는 학부모가 학교에 자주 오는 것을 꺼리고 있는 것도 학부모와 담임의 사이를 멀리하게 하는 요인이 된다. 직장에 종사하는 분이 늘어남에 따라 학부모와 상담 시간도 야간으로 변경되어 운영되고 있지만, 여전히 한 학급에서 학부모 절반 이상은 1년 동안 한 번 만나기는 마치 숨바꼭질을 하는 것이라고 해야 할까? 학부모는 학생을 학교에 맡기면 다 된다고 생각해서일까? 아니면 아이가 알아서 잘 하겠지 하고 생각해서 일까? 오늘날만큼 복잡한 현실에서 교사는 어디에 하소연해야 할까? 높은 겨울 하늘만이 더욱 차가운 슬픔으로 교정을 얼게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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