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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자연의 작품 장가계를 감상하면서







- 2016 경기교총 해외역사문화탐방을 다녀온 단상(斷想) -

화성동화중 김진대

張家界를 여행하는 내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은 화두가 자연과 인간은 별개일까? 이 생각이 고무줄이 되어 밀당하면서 다녔다. 자연의 조각품을 감상하면서도 봉우리마다 나에게 던지는 질문에 답을 찾아 카메라에 가두기에 바빴다.

중국 사람들은 “사람이 태어나서 장가계에 가보지 않았다면 100세가 되어도 어찌 늙었다고 할 수가 있겠는가!” 라는 말을 했다.

나는 화장을 하거나 성형수술을 하는 여학생들을 보고 “너희들은 조물주에 저항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 너희들 개개인은 절대자가 개성 있게 만들어놓은 창작물인데 하찮은 인간이 조물주의 작품에 인간의 기준으로 가타부타하는 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는 말을 가끔 하곤 한다. 그런데 여기 와서 보니 조물주도 자기의 얼굴을 더 멋있고 신비롭게 보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듯이 보였다. 자연도 인간처럼 더 아름답게 자신의 모습을 연출하려고 안간힘을 쓴 탓인지 바다였던 이곳을 밀어 사람들의 이목을 이끌고 있다.

장가계 정상에 올라보니 자연은 화려한 무대를 마련하고 이 무대에 안개로 막을 올렸다가 내리기를 반복하면서 연극을 펼치고 있었다. 나 역시 관객이 아닌 무대 중심에서 공연을 펼치는 존재라는 사실에 놀랐다. 케이블카를 이용해서 천문산에 오르는 여정은 산의 위엄 앞에서 다리를 후들거리게 만들고 낭떠러지에 직면하면서 나의 입을 막았다. 자연의 등에 올라탄 나는 안개의 몸부림에 따라 천당과 지옥을 오가기도 했다. 인간은 천문산 머리에 콘크리트 말뚝을 박아 귀곡잔도라는 길을 만들어 놓고 자연의 영혼을 팔고 있었다. 천문산이라는 이름 크기답게 인간은 한 발 한 발 걸어서 정상을 밟아야 자연과 하나가 될 수 있는데, 케이블카로 잠깐 들렀다가 휙 내려가면 천문산이 던지는 질문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며칠이라도 걸어서 올라갔을 때 그 뜻이 가슴에 깊이 남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이러저런 생각을 거듭하면서 귀곡잔도를 걷는 내내 인간이 아닌 두려움에 떠는 동물의 모습이 되어가고 있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꿈쩍하지 않고 당당하게 서서 시간 속으로 걸어가는 저 웅장한 장가계의 모습에 고개를 숙이다 못해 초라한 모습에 떨고 있는 나를  안개는 내 몸과 마음을 가려주고 떠나가기를 반복한다.

내가 장가계에서 조물주를 만나는 듯하는 기분이 들도록 산은 가무쇼를 벌이는 모습을 카메라로 산을 코팅해보지만 그것도 한 부분에 불과했다. 장가계 원가계 양가계는 눈으로 보이는 것 이외에도 더 많은 것을 말하고 있을 것이다.

다음 날 장가계의 또다른 모습을 보고자 모노레일을 타고 산 밑에서 산세를 바라보았다. 인간이 이곳을 ‘십리화랑’이라는 말로 명명한 것처럼 산수화가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그 밑바닥은 초라하지도 밋밋하지도 않고 웅장하게 뿌리를 박고 서서 모든 것을 다 내어주면서도 하늘과 중간에서 많은 말들을 가두어 놓고 조금씩 흘리고 있었다. 그저 아는 만큼 읽으라고 웃는 듯 우는 듯 알 수 없는 표정으로 하늘의 매개자로 뚜벅뚜벅 공간 속으로 걸어가고 있다.

원가계에서 바라보는 산세는 한나라 때 유명한 대신 장량이 그냥 앉아만 있어도 저절로 도가 닦여지지 않았을까? 이 지역에 자라난 소수민족 토가족의 모자에서도 말, 꽃, 산 등 장가계의 모습을 그려 머리에 얹은 놓고 살아가고 있었다. 여행의 마지막날 군성사석화박물관에서 예술가들이 자연의 아류작을 만들어놓고 행세를 하고 있었다.

이번 경기교총 해외역사문화탐방 장가계 프로그램에 참가를 통해 내 삶의 빛깔도 자연을 닮아가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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