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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친구여, 아직도 할 일이 많네

 친구여, 4월의 상큼한 봄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있네. 오랜만에 자네와 함께 4박 5일을 숙박하면서 여행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 정말 감사드리네. 생각보다 많이 걸어서 힘든 시간이 많았는데 여독은 풀렸는지 궁금하네. 우린 지금까지도 열심히 잘 살아왔지만 앞으로 남은 세월도 아주 중요한 시간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네. 마지막 골인 지점까지...

오늘은 선거가 끝나 어떤 사람은 국회의원 뱃지를 달아 승리를 환호하고 있지만 또, 어떤 사람은 패자가 되어 자기 자신의 부족함을 원망하거나 시대의 흐름을 원망하고 있는 사람도 많이 있을 것이네. 어떤 결과가 되었건 그 결과는 자신이 만든 삶의 결과가 아닌가? 고령이라 할 수 있는 김욱 작가는 지난해 ‘가슴이 뛰는 한 나이는 없다’를 펴내 “길들여지기를 강요하는 동물원 같은 세상을 탈출해 야성을 회복하라”고 청춘들에게 선동을 하였다네.

이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는 도전은 힘과 지혜로 극복하는 길이라 믿네. 이제 우린 새로운 힘을 기르는 일보다 지혜롭게 살아가는 여유가 필요한 것 같네. 실력은 지위, 나이 심지어 계급도 초월하며, 실력만 있으면 반드시 쓰임새가 있다고 생각되네. 반대로 실력이 없으면 쓰려고 해야 쓸모가 없어지는 것 아닌가? 실력을 꾸준히 쌓으려면 실패 경험을 많이 하는 것이며, 특히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동안 겪는 실패가 의미가 있는 것이라 믿네.

또한,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타인의 인정을 받아야 하며, 인정받으려면 사람들이 내게서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인지, 내게 부족한 건 뭔지 알아낸다면 기회가 올 것이네.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도 알고, 어떤 상황에서 날 인정하지 않는지도 파악할 필요가 있지 않을런지! 개천에서 용 나기가 과거보다 어려워졌다고 하는데 그렇게 보이는 면도 있겠지만 세상이 좋아지고 많은 것이 보이다 보니 삶의 기대치가 높아져 만족을 못하는 건지도 모르겠네. 내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는 생각은 패배의식의 다른 이름일 수도 있네. 노력한 만큼 기회가 없을까봐 지레 변명거리를 만들고 있는 건지도 몰라.

나는 인생의 기로에 섰을 때 나에게 마이너스가 되는 선택, 리스크가 가중되는 길을 택한 경험이 있네. 많이 얻으려면 내 것을 많이 내줘야 하는데 편하게 쉬기를 포기한 적이 있었네. 그럴 때 마음이 더 굳세지며 사람은 시련을 견딜 때 성장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았었네.

지금 젊은이들이 많은 것 중에 결혼을 포기하는 경우가 늘어가고 있는데 이는 미래의 불안으로 연결되는 측면이 있어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네. 어느 동물학자에 의하면 우리에 갇힌 동물은 짝짓기를 잘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는 종족 보존의 본능을 잃어가는 것이네.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건 동물원 같은 세상에 많은 젊은이들이 길들여졌기 때문인지도 모를 일이네.

인생을 한 편의 드라마에 비유하는 경우 드라마는 대단원이 감동적이라야 하네. 인생이라는 드라마의 절정도 어쩌면 황혼인지 모르네. 또, 인생을 한 권의 책에 비유할 수도 있는데 시작은 그저 그런데 시간이 흘러 뒤로 갈수록 깊어지고 인상적으로 대미를 장식하는 책들이 있네. 위인들의 삶만 위인전이 된다고 보지 않으니 우리 같은 범부의 인생도 마지막에 책장을 덮을 때 감동이 밀려오고 여운이 남도록 우리의 삶을 아름답게 장식할 수 있기를 기대하여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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