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은 우리 사회가 과연 인간의 존엄성을 추구하는 민주주의 국가인지 의심스러울 만큼 수치스러운 단면을 드러낸 엄청난 사건이다. 민주주의의 가치는 인간의 존엄성을 소중히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성범죄가 자녀를 직접 지도하는 선생님까지 성폭행하는 이 지경에 이른 것을 보면서, 맥아더 장군이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미군이 일본에 진주했을 때 한 말이 생각났다. 그는“철학을 잊어버리고, 윤리를 등한히 여기며 미학을 멀리한 사회”라며 일본 사람들의 정신 연령을 열두 살이라고 혹평했다. 자녀를 가르치는 선생님까지 성폭행하는 이 나라의 정신 연령은 과연 몇 살일까?
지난 6월 22일, 정부는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도서벽지 안전실태 조사 결과와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한‘도서벽지근무 안전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사건 발생 한 달, 또 세상에 알려진 지 보름여만에 실태조사와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이달 안에 모든 관사 출입문에 자동잠금장치 설치, 원하는 곳 우선으로 CCTV 달기, 25년 이상 된 낡은 관사 680곳은 통합관사에서 생활하도록 단독관사 비율을 30% 이내로 낮추기로 한 정책은 돋보인다.
스마트 워치 보급도 심리적 안정이나 위급상황시 경찰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유효적인 수단은 될 수 있다. 그러나 범행을 작정한 경우 무용지물이 되지 않을까. 또 차지 않았을 경우 피해자에게 책임이 전가되지는 않을지 걱정이다. 또 경찰관이 없는 8개 도서벽지 지역은 경찰관 배치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전담경찰관이 여학생을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하여 고양이에게 생산 맡긴 꼴이 되었음을 보면, 전담 경찰관 배치도 최선의 대책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정부가 내놓은 대책 중에서 특히 6개월에 한 번씩 학교에서 학부모들을 상대로 성폭력 예방 교육을 하도록 한 조치는 주민들의 참여가 쉽지 않고, 교사와 주민과의 갈등을 조장할 수 있다. 또 학교가 학부모 성폭력 예방교육까지 시키는 것은 온당치 않다.
성교육, 전 국민 계도가 절실해
필자는 특정 지역 주민을 상대로 한 성폭력 예방 교육보다는 온 국민을 상대로 공익방송에서 감성에 호소하는 방법으로 단 몇 초짜리라도 지속적으로 계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 만연된 성폭력 문제는 전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이기 때문이다. 또 정부는 2013년에 여성가족부가 실시한 성폭력 실태조사 결과, 성폭력을 감소시킬 정책 1순위로‘가중처벌 등 가해자에 대한 법적 조치 강화’를 꼽은 것을 상기하기 바란다.
교육은 국가의 근간을 이루는 초석이자 기둥이다. 이번 사건은 교권을 소중히 하지 않은 누적된 결과이자 우리나라 교육의 수치스런 모습이다. 학생의 인권을 소중히 하듯 교권을 침해하는 모든 행위에 엄정한 대책을 세워 선생님을 지켜야 교육이 성공한다.
교육은 최선의 가치
제도와 시스템보다 교육을 중요시하는 정신이 먼저다. 법이란 어느 한쪽의 가치만 강조해서는 성공할 수 없는 양팔저울이기 때문이다. 탈무드에서는 엄마를 ‘집안의 영혼’이라고 부른다. 왜 가르쳐야 하는지 아는 선생님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가르침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는‘교실의 영혼’이기 때문이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 이 땅의 모든 선생님은 아픔을 딛고 더 열심히 사랑으로 가르치리라 확신한다. 상처를 덮는 유일한 방법은 더 큰 사랑뿐이다. 열악한 오지에서 희망을 품으며 제자들을 사랑으로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두려움에 떨지 않고 인생의 선배로서 온 마음으로 인생의 아름다운 가치를 전수하고 가르치는 교실,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는 교실 풍경을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