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공립학교 교육은 재정의 계속적 증가에도 교육의 질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 이는 우리 공립학교들이 규제와 중층적 통제 속에서 질 높은 교육을 하기 어렵고, 경쟁 풍토가 결여된 상황에서 기인한 것이다. 단위학교 자율성을 위한 법적 정비도 교육의 질을 제고하기 위한 관점에서 검토해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 공립학교 교육은 많은 규제 속에서 일률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재정의 계속적 증가에도 교육의 질 개선이 되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이는, 우리 나라의 공립학교들이 규제와 중층적 통제 속에서 질 높은 교육을 하기 어렵고, 경쟁 풍토가 결여된 상황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따라서 단위학교의 자율성을 위한 법적 정비도 교육의 질을 제고하기 위한 관점에서 검토해 보아야 할 것이다.
서론
미국 교육의 흐름을 보면, 1980년대부터 미국 교육정책의 강조점은 종전의 교육 평등의 추구로부터 교육의 질적 수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러한 전환을 나타내는 사실들로서 들 수 있는 것은, 공립학교보다 사립학교 교육의 질이 높다는 조사 결과(Coleman Report, 1966)와 관련하여, 1980년대 레이건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추진했던 학교선택권 확장과 사립학교 취학자에 대한 정부의 지원 정책, 전반적인 학업 성적의 하락과 중도탈락률의 증가 및 교사들의 낮은 사기 등을 지적한 보고서(Nation at Risk, 1983)와 관련하여, 미국 교육계에 1957년 소련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호 발사 당시 초래되었던 사태에 대응했던 시기와 비슷한 분위기가 조성되었고(미국 교육의 위기 부각과 교육의 질적 개선을 강력히 요구하는 여론), 이러한 상황은 특히 한국과 일본 등의 국가에 있어서, 그 경제 성장에 대한 교육의 기여에 대한 재인식과 관련하여 미국 교육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된 점 등이다.
미국 교육의 질적 개선을 위해 여러 정책 방안들이 제시되었는데, 이들은 대충 세 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째, 학급당 학생수를 감축하고 교사 보수를 인상하며, 교육에 대한 재정 지출을 증가시켜야 한다는 주장들이다.
둘째, 공교육에 대한 정부의 통제를 강화하고, 특히 테스트 제도(devices)에 대한 통제 강화를 통해서 학교의 책무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학교경영의 신축성을 제고하고, 경쟁풍토를 조성하며, 학부모의 선택권을 확장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된 중요한 것으로 차터 스쿨과 학교교육비 지불보증제(스쿨 바우처)를 들 수 있다(Peterson et.al. 2001).
미국 교육정책의 흐름으로 보아, 단위학교의 자율성 제고는 주로 교육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학교경영을 자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고, 아울러 시장경제의 원리를 적용하면서 학부모의 학교선택권을 확장함으로써 성과가 낮은 학교들은 그 책임을 지도록 하는 정책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학교경영의 자율이라는 개념은, 복잡한 법적 규제의 틀과 이를 대표하는 학교구(school district)의 감독 체제를 벗어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야만 종전의 비효율적인 공립학교 체제를 벗어나 기업적 논리와 자유경쟁의 풍토 속에서 공립학교들이 효율적인 교육을 할 수 있고 나아가 학생들의 성취도를 제고시킬 수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PAGE BREAK]교육의 질적 수월성 제고를 위한 학교 자율화의 필요성과 이를 위한 정책적 노력은 미국 교육과 마찬가지도 우리 나라에서도 다르지 않다. 우리 공립학교 교육은 많은 규제 속에서 일률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재정의 계속적 증가에도 교육의 질 개선이 되지 않고, 암기와 필기시험 위주의 교육이 계속되고 있으며, 시험준비를 위한 과외수업과 학교 외 시험 학원 수업이 학교 교육을 대치할 형편이다. 이는 우리 나라의 공립학교들이 규제와 중층적 통제 속에서 질 높은 교육을 하기 어렵고, 경쟁 풍토가 결여된 상황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따라서 단위학교의 자율성을 위한 법적 정비도 교육의 질을 제고하기 위한 관점에서 검토해 보아야 할 것이다.
차터 스쿨과 자율학교
미국 공립학교들을 규제하는 법적 장치도 중층적이다. 첫째, 연방의회가 오랫동안 법률을 제정하여 재정 지원을 통해서, 혹은 민권법 등을 통해서 학교들을 규제해 왔다. 중요한 법률로는, 1958년의 국가방위교육법으로부터 1964년의 민권법, 1965년의 초·중등교육법과 고등교육법, 1968년의 장애아교육지원법, 1974년의 청소년범죄방지법과 장애아교육법, 1990년의 중도탈락방지법, 1994년의 미국교육법(Educate America Act)과 학교안전법, 학교개선법, 2001년의 ‘No Child Behind Act’등, 연방의회는 입법을 통해서 공립학교 운영의 지침을 조성했다. 아울러 대법원의 판결, 주의회의 입법, 연방 및 주 교육부의 규정들도 학교운영의 지침이다. 이런 법들이 공립학교의 운영의 범위를 결정하고 학교구는 학교를 관리한다.
우리 나라도 국회가 제정하는 법률과 이의 시행 및 집행을 위한 행정 입법, 지방자치단체 의 조례와 규칙 등이 공립학교 운영에 있어서 준거가 된다. 우리 나라에서도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교육체제에 커다란 영향을 주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공립학교 교육의 질 개선을 목표로 단위학교 운영의 신축성과 자율성, 그리고 학교간 경쟁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서 미국은 자율운영학교를 추진해 왔다. 즉, 학교구의 감독을 받지 않는, 통상적 공립학교처럼 상투적인 법적 규제를 받지 않고 운영되는 형태의 학교를 법률로 허용했다. 이 학교에 대해서는 다른 공립학교처럼 공비(公費)를 지원하며, 어떤 의미에서는 ‘민영 공립학교’(공립학교이지만 그 운영은 민간이 하는 학교)라고 불릴 수 있는 이 학교가 약정한 성과를 올리지 못할 때는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가게 한다.
학교운영의 두 가지 형태가 있는데, 첫째는 차터 스쿨(Charter School)로서, 여러 주가 법률을 제정하였다(Charter School Act). 이러한 정책은, 교육의 수월성(‘National Risk’에 의하면, 학교운영에서 수월성이란, 학교가 모든 학생들에게 높은 수준의 기대 및 목표를 설정하고서 학생들이 이에 도달하도록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돕는 것이다.)을 제고하기 위해서 공립학교를 전통적인 운영체제로부터 벗어나도록 한 것이다.
다른 형태는 하나 혹은 다수의 공립학교들을 학교경영을 사업 내용으로 하는 ‘학교경영회사’에 맡기는 것이다. 물론 이 때도 공비(公費)가 지원된다. 이와 함께 학생들에게 좀 더 나은 다른 학교를 선택하여 학교를 옮길 수 있는 학교선택권을 허용하고, 학교간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공교육의 탈관료제화와 학교간 경쟁 풍토를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 단위학교의 자율화는 기존 시스템 속에서 규율 받고 있던 학교들이 기업 논리에 맞는 운영 형태로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PAGE BREAK] 미국의 차터 스쿨에 해당하는 것으로, 우리 나라 초·중등교육법 제61조의 학교운영특례조항에 근거한 자율학교를 들 수 있으며, 이 조항이 미국의 차터 스쿨과 같은 학교의 도입을 위한 법적 기반을 만든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지대창 외, 1998).
① 초·중등교육법 제61조는 학교 및 교육과정 운영의 특례를 규정하여, 학교교육제도를 포함한 교육제도의 개선과 발전을 위하여,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교원자격, 학년도, 학년제, 교과용도서의 사용, 학교운영위원회의 설치, 수업연한의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 학교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하였다.
② 이와 관련하여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105조는 학교운영의 특례라 하여, 국·공·사립의 초등학교, 중학교 및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교육부장관이 자율학교를 지정토록 하고 있다. 또한 교육부장관은 다음 각 호의 학교에 대해서는 교육감으로 하여금 자율학교를 지정하여 운영할 수 있게 하였다. 즉, 학습부진아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는 학교, 개별학생의 적성과 능력을 고려한 열린 교육 또는 수준별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 특성화 중학교, 기타 교육부장관이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학교 등이다.
그런데, 우리 나라 자율학교제도를 종합적으로 판단해보면, 자율학교는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교육제도의 개선을 위한 특정 분야의 실험 학교로서의 성격이 강한 것 같다. 자율학교 운영을 통해서 교육제도의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는 점, 정책적으로 일반고등학교와 실업고등학교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 점(그 이유는 입시 위주로 운영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등이 그렇다. 미국의 차터 스쿨처럼 학교교육의 질적 개선,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제고와 학교선택권 확장을 통한 학교간 경쟁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 등을 그 판단 근거로 제시할 수 있다. 요컨대, 미국의 차터 스쿨은 학교 교육의 수월성을 위한 자유경쟁의 풍토 조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나, 우리 나라 자율학교는 특정 분야의 실험 학교를 통해서 교육제도의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결론
우리 나라 자율학교제도는 자율학교의 운영을 통해서 얻어지는 시사점을 가지고 향후 교육제도를 개선하는데 참고하려는 것이라고 하겠다. 이는 공립학교의 질을 개선하고 수월성을 도모하여, 직접 학생들의 학업성적을 제고시키려는 분명한 목표를 가진 미국의 학교자율화 법제에 비하면, 다소 모호하고 소극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자율학교가 좀더 당면 교육문제 해결에 기여하려면, 일반고등학교까지 포함하여 전체 학교를 대상으로 하여,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제고하고, 교육의 수월성을 제고하는데 필요한 제도로 발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