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에서는 정보화 사회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인재를 양성하기 위하여 교육정보화를 추진하고 있다. 교육정보화의 기반 구축은 교육관련 사업 가운데 행정적·재정적 지원이 가장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분야일 것이다. 이러한 지원에 힘입어 각급 학교에 2000년도까지 교육용 PC를 100% 지급하였으며 학생 약 8명 당 1 대의 컴퓨터 보급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1 인 1 PC를 목표로 하는 교원용 PC도 2000년까지 교사 모두에게 보급하였다. 그리고 인터넷 연동을 위한 전산망 보급도 2001년 4월 전국의 모든 학교에 구축되었다.
이렇게 교육정보화 기반 구축 업무가 완료됨에 따라 정부에서는 제2단계의 정보화 비전을 제시하였다. 그 비전이란 국가적으로는 ‘세계를 선도하는 지식강국의 건설’이며, 초·중등 교육의 경우에는 교육정보화의 물적 기반을 토대로 교육적 성과를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는 7차 교육과정에서 ICT 교육을 강화하기 위하여 ‘초·중등학교 ICT교육 운영 지침’을 발간하였는데 그 핵심 내용은 크게 다음 두 가지다. 첫째, 2001부터 1, 2학년에 연간 30시간 ICT 교육을 의무화하고 연차적으로 3~6학년에게도 연간 34시간 컴퓨터 교육을 의무화한다(ICT 소양 교육). 둘째, 국민 공통기본교육과정 10개 교과를 중심으로 교수-학습과정에 10% 이상 ICT 활용 교육을 하도록 필수화한다(ICT 활용 교육). 그리고 이 지침에 제시된 ICT 교육목표는, ICT를 이용한 정보의 생성, 처리, 분석, 검색 등에 관한 기초 정보소양능력을 기르고, 학습 및 일상 생활의 문제 해결에 ICT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ICT 교육이 초·중등학교에서의 교육적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누구보다도 교사들이 ICT 소양과 활용에 대한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 ICT는 비교적 새로운 개념이므로 교사들은 연수를 통해서 관련 소양과 활용법을 배운다. 그리고 예비 교사(교육대생과 사범대생)들은 대학교의 수업을 통해서 ICT활용법을 배운다.
여기에서는 현직교사와 예비교사를 위한 ICT활용 교육(또는 연수)의 실태를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분석하여, 교육정보화의 목표 실현을 위한 교육내용의 타당성을 고찰하고 문제점을 추출하며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예비교사를 위한 ICT 활용교육 실태
1. 교육대학교 ICT 관련 교육과정 교사교육의 장은 미래의 교육 실현을 위한 실천의 장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초등학교 현장에 교육정보화가 강화됨에 따라 예비교사들의 ICT 소양교육 능력과 ICT 활용교육 능력 함양이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를 위하여 전국 11개 교육대학에서 정보소양능력을 키워줄 수 있는 교과목을 개설하고 예비교사들이 지식기반 사회에 스스로 잘 대처하며, 또 초등학교 학생들을 이러한 미래사회에 대비시키는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컴퓨터의 전반적인 지식, 기술 및 활용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교육대학에 컴퓨터 교육과를 설치·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한 컴퓨터 전문교사를 양성하고 있다.
[PAGE BREAK]교원양성대학의 ICT 관련 교육과정을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대학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교양과정에서 컴퓨터의 개념 및 기본원리, 윈도, 워드프로세서, 프리젠테이션, 데이터베이스, 멀티미디어, 인터넷 등의 정보소양기술을 신장하기 위한 내용을 교육하고 있으며, 교과교육 및 심화과정에서 멀티미디어 설계 및 개발에 관한 내용과 컴퓨터 교육론, 컴퓨터 교육과정론, 초등학교에서 가르치는 컴퓨터 교수법 및 교재연구 등에 관한 내용을 선택적으로 교육하고 있다.
2. 교육대학교 ICT 관련 교육과정 분석결과 교육대학교의 ICT 관련 교육과정을 분석하기 위하여 그 교육과정을 ICT 소양교육과 ICT 활용교육에 관한 내용으로 나누어 살펴보면, ICT소양교육에 관한 교육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ICT 활용교육에 관한 내용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교육대학교 ICT 관련 교육과정에 관한 다른 연구에서도 실제로 전국 교육대학교 교육과정 ICT 관련 교육은 대부분 하드웨어 및 운영체제, 오피스 프로그램, 저작도구 사용방법 등 ICT 소양교육 과목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또한 학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략적으로 교육대학교에서의 ICT 관련 교육 학점 수는 2~6학점 정도이다. 이 정도의 학점은 지식정보사회에 교사에게 필요한 ICT 소양능력과 ICT 활용능력을 함께 체계적으로 교육하기에는 학점수가 부족할 뿐더러, ICT 소양교육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고 7차 교육과정 ICT 활용교육을 위해 필요한 ICT 활용 교수-학습 방법에 관련된 교육내용과 교과목은 거의 개설되지 않은 실정이다.
교육대학교 교육과정 분석에서 또 한 가지 문제점으로 나타나는 것은 초등학교 예비교사를 위한 ICT관련 교육이 컴퓨터 교육(전산과)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로 인하여 전국 교육대학교 ICT관련 교육과정이 대부분 하드웨어 및 운영체제, 오피스 프로그램, 저작도구 사용방법 등 ICT소양교육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 원인을 제공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직교사를 ICT 활용교육 실태
1) 현직교사 대상 ICT 관련 교육과정 분석결과 교육청과 원격연수원의 ICT 관련 교육과정을 분석해보면, ICT 소양교육에 관한 교육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ICT 활용교육에 관한 내용도 상당 부분 실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소양교육에 중점을 둔 연수(경기, 크레듀)가 있는가 하면 소양교육과 활용교육을 함께 제공하는 연수(대전, 경남, 유니텔)도 있다.
ICT 소양교육의 내용은 주로 멀티미디어 교육자료 제작 및 활용(HTML, 나모, 플래시, 파워포인트, 웹사이트 설계, 교육용 S/W 선정 및 활용 등), 인터넷 활용(웹서버 구축, 교육적 활용 등), 네트워킹(기초이론, 학교종합정보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그리고 ICT 활용교육은 정보통신윤리, ICT 활용수업 활동 유형 및 사례, ICT 활용수업 교수-학습 과정안 작성 등으로 이루어진다.
현직교사들을 위한 연수의 내용을 예비교사의 것과 비교해 보면, ICT를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활용교육에 관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교사들이 실제 수업에서 ICT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하여 배우고 싶은 욕구가 예비교사들보다 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PAGE BREAK]그러나 이러한 ICT 활용은 대부분 교수-학습지도안의 작성 및 사례로 구성되는데, 이 지도안은 대개 개별적인 교과의 단위시간(40~50분)을 위한 자료이다. 즉, ICT 활용교육이 단위시간별 지도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주제 중심으로 전개되는 통합적인 수업, 장기적으로 이루어지는 프로젝트 학습, 그리고 정보를 통하여 지식을 창출할 수 있는 수업에 ICT를 활용하는 수준까지는 발전하지 않았다.
문제점 및 개선방안
첫째 문제는 교육대학교에 ICT 강좌 수가 부족하고 개설된 강좌도 ICT 소양교육 수준에 머문다는 점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대학교와 사범대학에서 모든 강좌의 수업에 ICT 활용교육 내용을 강화하여야 한다. 현재의 ICT 교육이 소양교육 수준에 머무는 것은, ICT 관련 강좌를 거의 모두 컴퓨터 전공 교수자가 가르치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ICT 활용 기술을 가르칠 때는 ICT 관련 내용만으로 가르치는 것보다는 실제적인 수업과 관련지어 가르칠 때 효과가 더 크다. 따라서 ICT 소양 자체를 가르치는 강좌의 수를 늘리기보다는 교사양성기관의 모든 수업에서 실제적인 주제를 다루면서 ICT를 활용해야 한다. 즉 수업과 직접 연결되는 교과교육에서 ICT를 활용해야 할 뿐만 아니라 교양과 교직 등 모든 수업에서 ICT를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할 것이다.
예비교사들은 교사가 되어 가르칠 때 자신들이 교사양성 과정에서 배운 대로 가르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대학에서 ICT를 활용하는 수업을 받았다면 졸업 후 교사가 되어서도 초등학교와 중등학교에서 ICT 활용교육이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요약하여 말하면, 교사양성 대학의 교육과정은 대체로 교양, 교직, 교과교육으로 구성되는데 교과교육을 포함한 모든 강좌에서 ICT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둘째, ICT 활용교육이 수업과 관련된 모든 요소를 고려하지 않은 채로 이루어지고 있다. 더욱이 교육부에서 ICT 활용의 구체적인 비율(10%)까지 제시하면서 수업에의 도입을 권장하므로 ICT 활용 자체가 목적이 되어, ICT 활용의 궁극적 목표인 교수-학습 목표의 달성을 그다지 의식하지 않는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교수-학습방법에 대한 이론과 실제를 전반적으로 이해하고, 이를 기초로 교과의 특성과 다양한 학습 주제에 따라 가장 적합한 교수-학습 방법을 선택하고 매체를 선정하는 체제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즉 교육공학적인 측면에서 ICT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ICT 활용교육에서의 ICT가 ICT 소양을 익히기 위한 것이기보다 교과내용의 교수-학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과 도구 선택의 한 대상으로 고려되어야 교수-학습을 위한 ICT 활용교육의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ICT 활용교육이 별도의 교육방법으로 간주되는 것이 아니라 교육공학적인 측면에서 교수-학습을 위한 효과적인 교육방법과 매체활용이라는 넓은 범주의 한 부분으로 ICT 활용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모든 수업에서 ICT를 활용하는 비율(10%)이 정해져 있다. 이 점은 외견상으로는 교육정보화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이 되는 구체적인 수치로 여겨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는 또 다른 부작용을 초래할 우려가 있으므로 교육행정가들은 ICT 활용 비율을 언급하지 않아야 한다. 그보다는 교수-학습의 목표를 달성할 것을 강조해야 한다. ICT의 선택 및 활용 여부는 교사들이 수업 상황에 따라 결정할 사안이다.
ICT의 활용은 교수-학습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다. 그러나 ICT의 활용을 강조하면, 교사들은 ICT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여 마침내는 목적과 수단의 전도현상이 일어나게 되어 그들은 ICT를 사용하는 본래의 목적인 교수-학습 목표의 달성을 망각하고 ICT의 활용 비율이라는 수단에만 관심을 기울이게 될 우려가 있다.
[PAGE BREAK]또한 교사들의 입장에서 보면 ICT 활용은 교수-학습 목표의 달성이라는 목적을 위한 수단임과 동시에 그 자체가 중간목표의 역할을 할 수 있는데, 교사들은 ICT를 10% 이상 활용하는 이 중간목표를 달성하면 성취감을 느끼게 되어, 본래의 목표(교수-학습의 목표)를 달성해야 할 책임을 잊어버리거나 가볍게 여길 수가 있다. 정부기관에서도 ICT는 수단이지 목적이 아님을 강조하지만 수단의 활용비율을 정하고 그 비율의 달성여부를 확인하고 권고하는 분위기 속에서 교사들은 수단을 더 의식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ICT의 활용비율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상위수단보다 하위수단이 중요시된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수단이 동원되며 이러한 수단들 간에는 상하위 체계가 형성된다. 수업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에서의 상위수단은 수업방법이며 ICT 활용은 하위수단이다. 그러나 정부에서 ICT의 활용을 권장하면서 교사들은 상위수단인 수업방법에 소홀하게 되어 위계가 변경될 조짐이 농후하다.
넷째, ICT 활용교육이 주로 개별교과의 단위시간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위에서 살펴본 현직교사를 위한 ICT 활용연수에서 볼 수 있으며, 교육부에서 발행한 ICT 활용교육 도서에서도 권장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형태의 활용은 수업에 ICT 관련 도구(교수매체)를 사용하여 정보를 제시하거나 탐색하며 수집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다. 따라서 교육정보화의 궁극적인 목표에는 이르지 못한다. 교육정보화의 목표는 물적 기반을 토대로 교육적 성과를 높이는 것이다. 교육적 성과는 학생들의 창의력과 문제해결력 같은 고등정신 능력을 함양하는 것이다.
창의력과 문제해결력 같은 고등정신 능력은 물리적인 요소와 관련없이도 성취될 수 있다. 고등정신 능력의 성취에 더욱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것은 ICT라기보다는 교수방법이다. 컴퓨터와 같은 도구는 교수방법에 따라 더욱 효과적으로 이용될 수 있는 것이다. 고등정신능력을 성취하는데 도움이 되는 교수방법은 문제해결학습, 탐구학습, 프로젝트 학습, 자원기반학습 등이다. 이전의 교육상황과 다른 점은, 문제의 발생환경 또는 문제를 해결하는 여건이 과거와는 달리 정보화된 환경과 여건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예비교사와 현직교사를 위한 ICT 활용교육과정에는 이러한 교수방법을 통하여 학생들이 정보를 이용하여 지식을 창출하는 과정에서 ICT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그렇게 할 때 초·중등학교에서의 교육정보화의 목표인 ICT를 활용한 교육적 성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예비교사를 위한 ICT 활용교육 실태’는 이미자 교수 (광주교대)의 글을 인용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