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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가 갖춰야 할 리더십

학부모는 이제 교육을 대학 입학이나 출세의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학교열'에서 벗어나 교육 그 자체에 관심을 두는 새로운 '교육열'을 가져야한다. 자녀들의 성장에 기여하는 리더로서의 역할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양승실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



교육 '재구조화'의 필요성 커져

 20세기 후반에 접어들어 지식정보화사회로의 진입이 가시화 되면서 소위 선진국을 중심으로 국가발전에서의 교육의 역할에 대한 관심이 더욱 강화되었고 교육개혁에 대한 사회 전반의 요구가 끊이지 않고 이어져 왔다. 특히 1980년대 이후는 가히 교육개혁의 시대라고 할만큼 전 지구촌 곳곳에서 교육개혁이 앞 다투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1990년대 들어 지금까지 추진되어온 교육개혁의 성과에 대한 의문과 어떤 학교가 과연 효과적인 학교인가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 현장 연구 결과가 집약되면서 세계 교육계와 산업계에서 학교의 급진적 변형을 요구하는 집단이 나타나 교육 및 학교 재구조화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그동안 '개혁'이라는 이름 하에 이루어진 다양한 정책들은 여러 차원으로 나눌 수 있는데 갱신(Renewal)은 조직이 이미 하고 있는 일을 보다 효율적으로 잘 하도록 돕는 활동 즉 '새롭게 하기' 차원이고, 개혁(Reform)은 조직으로 하여금 새로운 환경과 요구에 부응하여 기능할 수 있도록 현존하는 절차와 규정을 바꾸는 활동 즉 '고쳐하기' 차원이다. 반면에 재구조화(Restructure)는 학생의 다양한 교수-학습 활동을 개선하기 위하여 조직 내적으로나 조직과 외부 환경과의 관계에 내포된 근본적인 가정, 관행, 관계 등을 총체적으로 바꾸는 '틀 다시 짜기' 차원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재구조화의 특성은 첫째는 과거 교육활동에 내재된 근본적인 가정이 도전을 받는다는 것, 둘째는 교원·학생·학부모·교육행정가 등 교육활동 참여자의 역할을 재구조화 하는 것, 셋째는 가장 주요한 핵심요소로서 모든 학생의 다양한 학습 성취도 향상을 강조하는 것이다. 즉 교육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논의를 공유하고 이러한 교육활동에 참여하는 구성원들의 역할과 관행을 총체적으로 재구조화 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본연의 교육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모든 학습자의 다양한 학습활동의 효과성을 제고시키는데 초점을 두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 동안 우리의 학교가 학생 개개인의 성장과 성취보다는 관리와 행사위주로 운영되어왔다는 비판에 대해 새겨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구조의 틀을 바꾸지 않은 채 부분 수정이나 보태기 차원의 개혁이 수행되어 옴에 따라 개혁은 항상 대증요법의 특성을 갖게 되었으며 개혁의 목표는 주로 교육의 과정에서 어떤 특정한 측면이나 요소를 바꾸는데 두어져 왔다. 그러나 우리의 현 교육적 상황을 되짚어 보고 미래 세계 체제 및 교육 환경변화에 처한 한국 교육의 비전을 조망해 볼 때 이제는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통한 재구조화를 이루어야 할 때이다.

교육활동의 파트너인 학부모

 교육은 학교만의 기능이 아니라 교육공동체의 몫이다. 학부모, 고용주, 지역사회 인사들이 그 지역사회의 교육에 관한 중요한 결정에 참여할 권리와 함께 교육을 지원하고 모니터 할 책무도 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학교는 학부모와 지역인사를 교육활동에서 동등한 파트너로 인지하고 학습자가 성장하는 가운데 만족도가 높은 경쟁력 있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산업계와 학교간의 동반자적 관계 구축도 필요하다. 이러한 세계적 요구는 미래 교육체제 발전의 추진력이 교육수요자 중심에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학교에서의 리더십을 논할 때 가장 먼저 떠올려지는 리더는 물론 교장이다. 그러나 사회가 다원화되면서 아무리 혜안을 가진 특출난 교장이라고 하더라도 학생 개개인의 교육 요구에 부응하면서 지역과 세계 교육 환경 변화를 꿰뚫는 동시에 교육성과에 대한 책무성을 가지고 학생 모두에게 적합하고 적절한 교육을 제공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 시대는 특히 학부모가 교육의 리더로서 그 몫을 해내기를 요구하고 있다. 리더란 교육을 주어진 상황에서 수동적으로 받기만 하는 수용자가 아닌, 교육 현실의 문제를 지적하고 이에 대처할 수 있도록 문제해결과정에 동참하면서 교육 현실을 개선시킬 수 있는 교육의 주체를 의미한다.[PAGE BREAK]  우리 대한민국의 학부모가 자녀에 대한 관심과 학교에 대한 열의가(학교열) 대단히 높다는 것은 천하가 다 아는 일이다. 문제는 학습 또는 교육에 대한 관심이라기보다는 일류대학, 성적 좋은 학교에 자녀를 들여보내기 위한 열의로 치우친다는 것이다. 흔히들 학부모가 자녀의 교육에만 관심을 갖는 자기 자녀위주의 개인적 교육열을 비판하면서 사회의 부모가 되자고 외친다. 그러나 학부모의 자녀 학교열을 교육열로만 바꾸어도 사회의 부모가 되는 일에 열 걸음 중 아홉 걸음은 다가가는 셈이 될 수 있다. 학부모는 이제 교육을 대학 입학이나 출세의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도구적 교육관과 학교열에서 벗어나 자녀의 머리 몸 마음의 성장을 돕는 교육 그 자체에 관심을 두어 교육발전을 위한 새로운 교육열을 가져야한다.
 학부모는 누구보다도 자녀와 가장 오랜시간 가장 가까이 에서 접하기 때문에 그들의 관심과 요구 그리고 소질과 적성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갖게 된다. 따라서 학부모는 이러한 정보를 교원과 공유하도록 하고 또래 집단을 동시에 다수 접하는 교원이 교수-학습활동 과정에서 이러한 정보를 참고하여 전문적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협동적 과정에 참여하여야 한다. 학부모와 교원은 학습자가 소질과 적성, 요구, 성향, 능력에 적합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함께 노력하는 동반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동반자가 되려면 학부모는 자녀교육에 관심을 갖고 변화를 관찰해야 하며 학교 교육의 내용과 방법이 효과적인지, 학교의 교육환경이 학습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어떤지 등 자녀를 비롯한 교육 내·외적인 환경에 대해서도 섬세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러한 동반자로서의 학부모는 최상의 교육 리더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수용자로서의 역할 벗어나야

 사실 지금까지 학부모는 대체로 주어진 학교교육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수용자로서의 역할에 그쳤기 때문에 학교 교육방침, 교육내용, 교수-학습 방법 등에 대하여 이해하고 관심을 기울여 교원들과 논의하고 건의할 것은 건의하기보다 학교 이외의 다른 사교육기관을 통해서 개인적으로 교육 문제를 해결하거나 새로운 교육요구를 채우면서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교육기관을 발전시키려는 노력에는 소홀했다. 다시 말해 학부모는 주어진 학교교육 그대로를 받아드리거나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을 주로 학교밖에 맡기려 함으로써 공교육 자체의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에 역량을 결집시키지 않았다. 안타까운 것은 학교 밖에서의 교육도 학습자의 재능에 맞는 수준별 교육이 아니라 학교열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는데 쏠려 우리의 성장세대는 학교 안에서 뿐 아니라 학교 밖에서도 학습의 즐거움을 갖지 못한 채 이중고에 시달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최근 부쩍 리더라는 용어가 사회 여기저기에서 자주 쓰인다. 리더십 있는 리더의 역할이 한 조직의 성취와 흥망성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며 카리스마 있는 한사람의 보스보다는 다수의 중간 리더가 필요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리더십이란 지도자인 리더가 조직의 목적을 효율적, 효과적, 효능적으로 달성하기 위하여 조직구성원의 협동적 노력을 유도하고 촉진하는 기술 또는 영향력이다.
 학부모가 리더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학부모회 회장이 되어야 한다거나 학교운영위원회를 비롯한 학교내 단체의 위원이 되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교육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학부모는 스스로 노력할 뿐만 아니라 이웃 주변 학부모들과 연계를 통하여 학습자의 성장을 위하여 제안하고 지원하며 모니터링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식기반사회의 학부모는 자식 볼모로 맡긴 죄인이나 치맛바람, 바짓바람 펄럭이는 대리만족자가 되어서도 안 된다. 자녀들의 성장에 기여하는 리더로서의 역할 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보스는 조직원을 내모는 반면 리더는 이들을 이끈다. 보스는 권위에 의존하는 반면 리더는 협동에 의지한다. 보스는 공포를 조성하는 반면 리더는 신뢰를 조성한다. 보스는 어떻게 하는지 아는 반면 리더는 어떻게 하는지 보여준다. 보스는 일을 지루하게 만들지만 리더는 일을 재미있게 만든다. 학부모는 교육공동체 구성원들과의 관계에서 이러한 리더로서의 자질 발휘가 가능하도록 스스로 노력하는 동시에 주변의 도움도 받아야 한다. 리더는 혼자 나가는 사람이 아니라 합심해서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교사나 자녀와의 교육 논의 공유, 다른 학부모들과의 연대노력 등 학부모에게 새로운 역할 도전이 던져졌다. 편협한 학교열에 머물러 있던 방관자에서 벗어나서 교육개혁의 주체로서 리더로서의 학부모로의 역할 전환에 전 사회가 동참할 때가 왔다. 그렇다면 어떻게 학부모가 관행의 틀을 벗고 진정한 교육의 리더가 될 수 있을까? 학부모가 지녀야 할 리더십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이며 이것은 어떻게 함양시킬 수 있는 것인가?
[PAGE BREAK]변화시킬 수 있다는 신념 중요  

 학부모가 지녀야 할 리더로서의 자질 중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것은 현재 문제가 되는 교육 쟁점 아젠다를 나의 노력, 우리의 노력으로 바꿀 수 있다는 신념을 갖는 것이다. 학부모로서의 노력이 작지만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믿음은 학부모 스스로가 리더로서의 능력을 갖추기 위하여 부단히 노력한다는 말과 같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불합리한 학교의 관행이나 수요자로서 이해가 안 되는 학교방침과 규칙, 불만족스러운 교육결과 등에 대하여 문의하고 논의할 수 있는 교육청구권에 대한 인식도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학부모의 신념과 새로운 학교 문화가 어우러질 때 학교 외부에 의존하여 문제를 풀기보다는 학교 내부에서 해결하고자하는 역동성이 발현되어 학교위기관리능력이 향상되고 학교 개선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학부모 스스로가 학교에 대한 주인의식 없이 내가 해서는 학교가 변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자포자기적인 마음을 이제는 버려야 한다. 희망이 있는 마음가짐과 생각이 분명 조금씩 학교 내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열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학부모가 리더로서 지녀야 할 중요한 자질은 바른 교육관과 교육철학을 갖는 것이다. 내가 알면 얼마나 알겠느냐는 식으로 접근하여 다른 사람이 하는 대로 따라하겠다는 생각으로는 학습자의 소질과 적성 요구가 다양한 상황에서 적합한 교육을 찾아낼 수도, 요구할 수도, 제공할 수도 없다. 리더로서 학부모는 책임져야 할 고민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그 부피가 커짐을 실감하지만 이러한 고민을 떨쳐내기보다는 고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다른 학부모들과 다른 교육공동체 구성원들과 기꺼이 함께 고민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세 번째 학부모가 지녀야 할 리더십은 학부모 스스로 솔선 수범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다. 학부모가 배우기를 좋아하고 자녀와 같이 배운다면 자녀 또한 교육을 어렵고 힘든 것이 아닌 부모와 함께 배우며 즐길 수 있는 대상으로 인식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부모와 함께 배우며 즐기는 교육은 부모와 자녀간에 교육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시킨다. 이러한 공감대는 의사소통의 통로를 열어준다. 기성세대가 느끼지 못하는 성장세대의 학교에 대한 불만과 불신 등 이제까지 또래끼리만 고민해 온 여러 문제들을 부모에게 털어놓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것이다. 이로써 교육 효과성 저해의 요인이 될 수 있으나 기성세대에게는 익숙한 관행이라 민감하지 못했던 학교교육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제공된다. 이런 정보를 가진 학부모는 교원과 학생의 매개가 되어 성장세대의 고민과 시각을 학교에 알려 학교교육의 동반자로서 학교교육의 효과성 증진에 기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리더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학부모 리더십은 저절로 개발되는 것은 아니다. 평생학습 차원에서 공식적 비공식적인 다양한 방법의 학부모 교육과 학부모의 학교교육 참여 기회 확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자녀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는 학부모라면 모두 다 안고 있는 고민이라고 해도 과장은 아닐 것이다. 즉 혼자만의 고민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주위에 뜻이 있는 학부모들과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공론화 하는 것 자체가 학부모 리더십 훈련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이웃에 사는 인접 지역에 거주하는 학부모들과 자신의 자녀 교육에 대한 관심사와 의문점을 털어놓고 차 한잔 나누면서 함께 할 수 있는 자발적인 학습 조직을 구성할 수 있다.

정보 공유하고 공론화 거쳐야

 처음에는 각자 자신의 자녀와 학교에 대한 관심이 동기가 되어 학습조직이 결성되었겠으나 모임에 따라서는 그 횟수가 거듭될수록 관심의 폭이 내 자녀에서 우리 자녀로, 일류 학교에서 좋은 교육으로, 그리고 우리 지역사회로 번져갈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남보다 적극적이고 열린 사고의 학부모가 씨앗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학부모가 거름이 될 수 있다.
 이러한 학습조직을 통하여서는 자녀들의 교육에 앞서 각자 부모 자신의 성장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관계 훈련이나 감수성 훈련, 자아개념 검사, 자신과 남의 마음 읽기 등의 여러 가지 훈련을 통해 자기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면서 여러 사람 가운데에 존재하는 자신의 모습도 성찰할 수 있다. 이러한 자신에 대한 성찰은 자녀와의 대화법의 문제를 인식하게 할 수 있으며 부모교육 등을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싶은 동기를 부여하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학습조직은 자신의 이야기보다 주변 학부모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 머문 문제가 나의 문제가 될 수도 있으므로 새로운 문제의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다른 학부모들의 다양한 학교 참여 경험을 바탕으로 학교 교육활동에 성공적으로 참여하는 길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면서 자신의 시야를 넓혀 갈 수 있다.
 시민사회에서 자발성의 힘을 우리는 경험하고 있다. 이제는 학부모가 보여 줄 때가 되었다. 이러한 자발적인 노력 자체가 리더로서의 학부모의 역할을 하는 것이고 우리 교육 발전의 초석이 될 것이다. 이미 학부모들 사이에서의 품앗이 과외도 생겼다. 좋은 부모가 되고자하는 사람들도 갖가지 이름으로 모임을 갖는다고 한다. 학습조직에서 교육 쟁점에 대한 토론회나 캠페인 활동을 기획한다면 학교 교육 현장에 대한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이러한 학습조직에의 지속적인 참여를 통해서 그 동안 교육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갖지 못한 채 인기 좋은 학원을 찾아다니기에 여념이 없었던 학부모는 학습조직, 학습 공동체를 통
[PAGE BREAK]  이외에도 대학이나 지역 평생교육기관, 지역교육청 시민단체 등에서 개설하는 전문적인  학부모의 리더십 향상 프로그램을 통해서 리더로서의 학부모 자질을 함양할 수 있다. 모든 학부모를 위한 평생 학습 활동으로서 부모교육이 보다 광범하게 확산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 내에서의 학부모교육프로그램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일터의 학부모를 위해서는 이미 잘 구축된 산업체 연수 인프라를 활용하여 학부모 교육프로그램을 가동한다면 매우 효과적일 것이다. 관심은 많지만 일과 중 일터를 벗어나서 학부모 리더십 훈련에 참여하기가 여의치 않았던 아버지와 어머니들을 찾아가는 프로그램의 활성화가 시급하다.

이제는 학부모가 나서야 할 때

 또한 학교교육에 다양한 방법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직접적인 체험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물론 지금까지처럼 학부모들의 후원과 봉사차원의 참여도 필요하다. 바자회, 교통지도, 도서실 사서 봉사, 급식 봉사, 시험감독 등등 우리의 학교는 지금까지 특히 어머니들의 도움을 많이 받아왔으며 이를 주로 요구했다. 그러나 이런 활동은 반드시 자발성을 가져야 한다. 의무로서 특정집단에게만 기회를 주거나 돌아가면서 당번식으로 하여 부담을 주어서는 곤란하다. 한 걸음 나아가 학교 교육활동과 관련된 제안을 하거나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최근에는 학교운영위원회 제도가 도입되어 교원, 학부모, 지역사회인사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교육활동 전반을 심의하고 자문하는 기회를 갖게되었다. 시범실시 기간을 포함하여 도입 8년째를 맞는 학교운영위원회는 지역과 학교에 따라서 차이가 있으나 아직은 초기 도입단계로서 활성화되지 못한 경우가 드물지 않은 실정이다. 그 동안 교육청을 중심으로 학교운영위원에 대한 연수가 행해져 왔고 교육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일반 학부모 대상 홍보활동도 이루어져 왔으나 아직도 학교운영위원회의 기능과 역할 등 구체적인 이해가 미흡한 편이며 일부에서는 교육감과 교육위원 선거권 보유 등으로 인하여 정치성이 짙어져 우려가 확산되기도 하였다. 이 제도의 성공여부도 교육공동체의 몫이며 학부모의 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2002년 현재 대한민국 학교교육에 대한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학교교육의 질 제고를 위한 교육재구조화는 소수의 교육학자, 정치인들이 이루어내는 것이 분명 아니다. 교육만족도도 소수의 교원이나 정부가 절치 부심해서 높아지기는 어렵다. 학교교육현장에 새바람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교육공동체 모두가 교육개혁의 주체로 동참하여야 하고 그 중심에 학부모가 서야한다. 학부모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자녀들의 몸, 마음, 머리가 균형 있게 성장하는 것이고 나아가 그들이 행복해지는 것이다. 이를 이루기 위하여 이제는 학부모가 나서야 한다. 세계는 리더로서의 학부모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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