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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쓰기 수업 : 자기주도적 문제해결력 신장

이경훈(강원 원주 대성고 교사)


재미있는 역사수업을 위한 글쓰기 수업

역사 선생님들이 가장 고민하는 것 중의 하나가 “과연 어떻게 하면 재미있는 역사수업을 할 수 있을까?”이다. 나 자신도 예외는 아니다. 역사수업이 재미만을 추구할 수는 없지만 수업에 재미가 없다면 교사가 아무리 교재연구를 열심히 해서 수업을 한다고 해도 학생들에게 효과적으로 와 닿지 못한다. 90년대 후반부터 교육은 다양하고 많은 지식을 전달하는 것에서 학생들 스스로 생각하고 탐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환되어 가는 추세이고 대부분의 교사들도 이런 변화에 공감을 하고 있다. 수업하는 과정에서 학생들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칠판과 분필을 넘어서서 다양한 수업방법으로 학생들의 관심을 끌어 들여야 할 것이다.
이런 고민 속에서 제기된 수업방법 중 하나가 역사 글쓰기 수업이었다. 글쓰기 수업은 주어진 자료나 자신의 기억으로부터 글을 쓰는데 필요한 정보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역사적 사실에 대한 이해를 높이게 되며, 아이디어를 조직하고, 자신의 감정이나, 직관, 창의력을 표현하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역사수업을 하는데 유용한 수업방법이다. ‘글쓰기’라고 하면 아이들은 일단 따분하고, 지루하고, 재미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고 생각할 수 있게 하는 다양한 형태의 글쓰기 수업은 아이들을 그 시대의 역사 속으로 끌어들여 그 시대의 인물이 되어 보게도 하고 스스로 그 시대를 바라보는 관점을 기르게 하는데 효과적인 수업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글쓰기 수업의 교육적 의미와 사례

역사 글쓰기 수업은 먼저 주어진 자료, 또는 자신의 기억으로부터 정보를 추출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리고 지나간 과거의 역사를 현재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여 현재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것과 같은 효과(감정이입)를 거두어 학생들의 참여도를 높일 수 있다.
역사 글쓰기 수업은 첫째, 역사를 인간이 만들어 내는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 줄 수 있고, 둘째, 학생 스스로 역사적 행위를 상상을 통해 재구성하면서 의미를 부여하는 역사가의 역할을 경험해 볼 수 있게 한다. 셋째, 역사적 사실을 전달받는 입장에서 주체적으로 역사를 인식하고 공유할 수 있게 한다. 넷째로는 강의식 수업이나 교사주도의 수업에서 소외되는 소극적인 학생들을 수업의 주체로 끌어들여 수업에 교실 구성원 모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이러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역사 글쓰기 수업은 처음에는 교사가 제시한 자료와 학생의 과제수행의 방법으로 이루어졌지만 현재에 와서는 많은 기자재를 통해 자료를 제시하고 아이들과 함께 역사를 생산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수업방법으로는 일기쓰기·자서전쓰기·편지쓰기와 같은 체험글쓰기, 답사보고서·가상여행계획서와 같은 보고서 쓰기, 시무책 작성·역사재판 판결문·선거유세문과 같은 주장문 쓰기, 역사신문 만들기, 관광안내용 팜플렛 만들기 등이 있다.
[PAGE BREAK]이러한 여러 가지 방법을 활용한 역사수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가 학생들에게 역사를 효율적으로 이해시키기 위해서 학생들의 흥미나 능력을 파악하고 이해도에 따라 수업활동의 형태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글쓰기 수업은 위와 같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단 글쓰기 수업을 하려면 먼저 교사에게 평소보다 몇 배의 교재연구 시간이 필요하다. 역사의 대상이 인간이라는 것은 유사한 조건을 갖추어도 여러 가지 행위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 당시의 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시의 시대적 배경뿐 아니라 인간의 내면(평소의 관점이나 사상, 성격 등)을 알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하여 제시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업하는 학생들의 수준을 잘 맞추어서 교사가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자료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못하다면 수업받는 학생의 수준을 넘어서거나 만족시키지 못하여 오히려 관심을 떨어뜨릴 수 있다. 글쓰기 수업을 하기 전 사전학습은 반드시 필요하다. 단순히 일기쓰기나 신문 편집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서 역사를 새롭게 인식시키는 것이 목적이라면 사전에 충분히 자료에 대한 공부를 하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양질의 결과물이 나올 수 있고, 학생들의 참여도 또한 늘어날 수 있다. 따라서 적은 수업 분량에 비해 수업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참고로 모둠수업을 할 때 성격이 소극적인 학생은 소외되기 십상이고, 공부에 흥미가 없는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모둠 학습을 하려고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교사는 모둠학습을 할 때 항상 주의깊게 학생을 관찰하고 학습의 진행상황을 체크해야 하며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이 밖에 글쓰기 수업을 하면서 학생들의 참여도를 높이고 수업을 좀더 재미있고 발전적으로 하기 위해 몇 가지 점이 반드시 따라주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일단 학생들이 수업준비를 하기 위한 자료를 다양하고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학교 도서관이나 지역사회의 도서관 확충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또 하나는 학생들의 결과물을 편집해서 전시하고, 책자로 만들어 모아둔다면 학생들이 스스로 성취감을 맛볼 수 있고, 해가 바뀌어도 글쓰기 수업의 경험을 발전시켜서 좀 더 나은 수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는 학교의 지원(책자 편집을 위한 예산편성, 교과실 마련 등)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인터넷에 교과 홈페이지 개설을 통한 학생과의 연계는 수업을 충실하고, 밀도있게 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그리고 수업시간에 글쓰기 과정이나 발표장면을 캠코더나 사진기로 촬영하여 해마다 기록물로 남겨놓는다면 생생한 자료 구실을 할 수 있다.

즐거운 수업시간을 만들기 위해

역사 글쓰기 수업은 학생들에게 역사를 보다 생생하고 의미있게 가르치기 위한 방법 중의 하나다. 앞서 말했지만 글쓰기 수업은 교사의 성실한 교재연구와 자료준비가 필수적이며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없이는 이루어지기 어려운 수업방법이다.
역사 글쓰기 수업은 역사적 사실을 보다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하고, 시대의 흐름을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하며 현재와의 연관성도 생각하게 해준다. 또한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가는 방안을 찾도록 도와주는 수업방법이라는 점에서 역사를 이해하는 데 유용한 수업방법이라고 본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아직 시도해보지 않았다고 해서 충분한 자료준비와 사례를 살펴보고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일단 한두 가지 사례를 그대로 따라해 보면서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 수업을 진행해 나가면서 조금씩 고쳐 나가면 된다. 그리고 매번 이런 수업으로 1년을 꾸려갈 수도 없다. 욕심을 버리고 일년에 한두 번 한다고 생각하면서 발전해 나가는 모습이 더 인간적이고 아름다워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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