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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선생님, 이제는 움직여야 할 시간입니다

교단에 선 교사가 제자에게 맞는 장면을 더 이상 ‘예외적 사건’이라 부를 수 없는 시대다. 수업 중에 야구방망이가 날아들고, 휴대전화가 교사 얼굴을 가격하고, 급기야 흉기가 스승의 목을 겨눴다. 피해 교사는 응급실로 향했고, 또 다른 교사는 목과 등에 상처를 입은 채 평생 지워지지 않을 트라우마와 싸우며 다시 교단에 서야 한다. 그러나 가해 학생의 학교생활기록부에는 단 한 줄도 남지 않는다. 학생 간 학교폭력은 엄정히 기재돼 입시에 반영되는데, 교사를 흉기로 찌른 사실은 아니다. 이것이 교사가 학생에게 가르쳐야 할 ‘공정’인가?

 

“학생부 기재는 낙인이다. 처벌이지 교육이 아니다”라는 말도 있다. 그러나 이는 이미 시행 중인 학교폭력 제도 앞에서 무너진다. 학폭 기재는 학생 사회의 최소한의 규범이 됐고, 가해의 반복을 억제하는 예방 장치다. 같은 중대 폭력이 ‘교사 대상’일 때만 기록에서 제외돼야 할 이유가 있는가? 오히려 기재에서 빠지는 순간, 학생과 학부모에게는 ‘교사는 때려도 기록에 남지 않는다’는 왜곡된 신호가 전달된다. 이는 낙인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를 ‘기록할 가치조차 없는 피해자’로 격하시키는 일이다.

 

학생부 기재는 처벌이 아니라 ‘교육적 가드레일’이다. 문제행동은 초기에 교육적으로 바로잡지 않으면 반복되고 심화된다. 잘못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을 가르치지 않는 교육은 교육일 수 없다. 문제행동에 대한 치유와 행위에 대한 책임은 양자택일이 아니라 함께 어우러져야 할 교육의 두 축이다. 선진국은 이미 답을 내놓았다. 미국은 연방법으로 중대 징계 기록의 상급학교 이관을 허용하고, 영국은 아동보호 지침으로 징계 기록 보관을 법적 의무로 규정한다. 인권 국가의 대명사 프랑스조차 모든 징계를 기록하고 단계별로 관리한다. 공동체의 안전이 가해자의 불편보다 우선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기 때문이다.

 

교권침해 더 이상 방관할 수 없어

예방부터 후속지원까지 방패 시급

전국교원 청원서명 바로 참여하자

 

학생부 기재 하나만으로 무너진 교권이 회복되지는 않는다. 피해 교사에게 돌아오는 것은 위로가 아니라 보복성 민원이고,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이며, 홀로 법정에 서야 하는 소송의 공포다. 실제로 교권보호위원회에 신고한 피해 교원은 13.9%에 불과하다. 나머지 86.1%는 참고, 삼키고, 병가를 냈다. 신고한 선생님조차 고통이 공포보다 컸기에 겨우 입을 연 것이다.


그래서 교총이 내건 5대 핵심 요구 과제는 예방부터 후속지원까지 촘촘히 엮인 하나의 방패다. 하나라도 빠지면 그 틈으로 선생님이 쓰러진다. 5대 과제는 첫째, 중대 교권 침해 사항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로 책임의 원칙을 세운다. 둘째, 교육활동 관련 소송 국가책임제 도입으로 소송 부담을 국가가 지게 한다. 교사가 가르치다 법정에 서는 나라에서 수업은 불가능하다. 셋째, 아동복지법 개정을 통한 ‘정서적 학대’ 기준의 구체화다. 선 없는 법은 법이 아니라 흉기다. 넷째, 정당한 교육활동으로 경찰 단계에서 무혐의로 판단된 사안은 검찰에서 불송치돼야 한다. 경찰이 이미 ‘혐의 없음’으로 결론 낸 사건을 굳이 재판정으로 끌고 가면 어떤 교사가 아이를 제대로 지도할 수 있겠는가? 다섯째, 악성 민원에 대한 교육감 맞고소 의무제다. 교육청이 나서지 않는다면, 개인 교사는 영영 방어할 수단이 없다.

 

교육부는 여전히 원론과 신중론을 반복한다. 흉기에 찔린 교사 앞에서도 “사건마다 대책을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말이 나왔다. 지난 1월 내놓은 교권보호 방안은 수박 겉핥기에 머물렀고, 정부의 교권보호 정책에 대해 현장 교원의 65.8%는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원론의 반복은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우리의 침묵이 길어질수록, 내일 교단에서 쓰러지는 동료의 숫자는 늘어난다.

 

이제는 우리가 움직일 차례다. 22일 시작된 전국교원 청원서명은 50만 교원이 국회와 정부에 전하는 최후통첩이다. 교권은 교사 개인의 특권이 아니라 학생의 학습권과 학교 공동체의 안전을 지키는 공공재다. 주저할 이유가 없다. 지금 함께 서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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