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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급운영&생활지도 솔루션④] 스마트기기 제한, 여전히 막막한 현장

요즘 아이들은 두 개의 세계에서 동시에 살아간다. 하나는 현실 세계, 또 다른 하나는 스마트기기 속 디지털 공간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4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에서 10대 청소년 10명 중 4명 이상(42.6%)이 과의존 위험군으로 나타났으며, 청소년의 증가폭이 전체 평균의 두 배를 넘는다.

 

방송통신위원회·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2024년도 사이버폭력 실태조사’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청소년의 42.7%가 사이버폭력을 경험했으며, 이것 역시 전년보다 오른 수치다. 두 조사가 입을 모아 말하는 것은 하나다. 문제는 커지고 있고, 커지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아이들은 스마트기기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손을 쉬지 않고 움직이며, 그 안에서 새로운 전장이 만들어졌다.

 

'법' 생겼으나 여전히 혼란해

 

사이버폭력과 스마트기기 과의존이 동시에 악화되는 상황에서, 학교 안에서만큼은 스마트기기를 제한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커졌다. 올해 3월 1일부터 교내 스마트기기 사용 제한이 법으로 시행되었다. ‘스마트기기’에 휴대전화뿐 아니라 스마트워치 등이 포함되었고, 수업 중 스마트기기 사용을 금지하였다. 더불어 교내 스마트기기 사용 제한에 대한 구체적 기준과 방법, 유형은 각 학교의 학칙으로 정하도록 위임했다.

 

법이 생겼다는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진전이다. 그러나 현장 교사들은 시행 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한다. 이 법이 교사에게 준 것은 '근거'일 뿐 '해결책'이 아니다. 법 조항에 '할 수 있다'는 있지만 '어떻게 할 것인가'는 없다. 구체적 기준과 방법을 개별 학교의 학칙에 위임하게 되면서 실제로 수업 시간에만 제한하는 학교부터 등교와 동시에 제한하는 학교, 일괄 수거하는 학교와 수거하지 않는 학교까지 제각각 운영되면서 혼란이 나타났다. 스마트기기를 수거하면 '보관 중 파손될 경우 누가 책임을 지는가', 수거하지 않으면 '수업 중 몰래 사용하는 학생을 어떻게 지도할 것인가'라는 질문 앞에 학교와 교사는 여전히 무력하다. 결국 정책은 학교 문 앞에 '알아서 하라'는 쪽지를 붙여놓고 물러선 셈이다.

 

학교 보호위한 기준 마련돼야

 

지금 현장에 필요한 것은 법적 근거를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방안과 실질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일이다.

첫째, 법이 공통되고 일관된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수업 중 사용 금지는 전국 공통 의무인 데 반해 제한 기준과 수거 방식, 예외 범위 등이 학교마다 제각각인 구조적 비대칭 상태다. 세부 기준이 학교마다 달라지면 규제는 법이 아닌 학교의 선택으로 인식되고, 그 책임은 교사와 학교에 쏠린다. 교사는 '우리 학교가 왜 이렇게 정했는지' 설명하고 설득하는 사람이 아니라 ‘법이 정한 일관된 기준’을 집행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법과 제도가 보다 촘촘히 규정돼야 교사는 설명자가 아니라 집행자가 될 수 있고, 책임의 방향도 현장이 아닌 제도로 돌아간다.

둘째, 갈등 발생 시 교사를 보호하는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

현재는 수업 중 스마트폰 사용을 발견할 때마다 반복적으로 개입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갈등과 감정노동은 교사의 몫으로 남는다. 학생·학부모와의 마찰이 생겼을 때 교사가 혼자 감당하지 않도록, 대응 체계를 실질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법이 교사에게 집행 권한을 줬다면, 그 과정에서 생기는 갈등을 함께 책임지는 시스템도 반드시 따라와야 한다.

 

교내 스마트기기 사용 제한에 관한 법 시행은 디지털 세계의 그늘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그러나 첫걸음 이후의 길은 아직 닦이지 않았다. 개별 학교가 혼자 그 길을 만들어가도록 내버려두는 한, 법은 단지 선언으로 머물 뿐이다. 아이들이 두 세계 사이에서 건강한 균형을 찾으려면, 법의 기준을 명확히 하고 그 기준을 지키는 교사 곁에 제도가 함께 서 있어야 한다.

김경애

서울신월초 교사

현 서울교육청 

학폭예방 컨설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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