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학교가 개학과 함께 술렁이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추진하고 있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이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인적자원부가 뒤늦게 일선 학교 현장들의 여론을 수렴해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의 핵심인 교무·학사 부문을 내년으로 연기했지만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은 많은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다.
잦은 시스템 변경과 그에 따른 각종 연수 실시, 기존 자료 변환 처리 및 재입력 작업으로 인한 잡무 증가, 시스템의 불안과 프로그램의 잦은 패치와 업그레이드로 인한 시행착오 등으로 학교가 혼란스럽고 교원들의 불만이 끊이질 않는다.
교육행정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학생 출결은 물론 학생과 학부모의 세세한 정보까지 상당히 많은 항목을 입력하도록 되어 있다. 이렇게 될 경우 교사 업무, 특히 정보 담당 교사의 업무가 엄청나게 늘어나는 결과가 초래될 것으로 예상된다. 학교 현장에서는 가뜩이나 많은 각종 잡무가 본연의 교육활동을 가로막고 있는데, 이로 인해 학생 교육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
이에 학교 현장의 입장에서 교무·학사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불안정한 시스템 운영
새로운 시스템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고, 운영 프로그램도 매일같이 업그레이드 되고 있으며, 서버의 용량 및 처리 속도도 불충분하여 새로운 시스템 도입에 따른 많은 시행착오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매 교시 수업 후에 담당 교사가 출결을 인터넷을 통해 입력해야 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같은 시간대에 전국적으로 수만 명의 교사가 동시에 서버에 접속하는 경우 현재의 서버로는 가동이 중지되거나 접속 불량과 처리 속도 문제로 엄청난 불만을 가져올 것이다. 실제로 연수를 받았던 교사들의 가장 큰 불만은 ‘서버의 불안정성이었다’ 라는 사실은 준비 부재의 느낌을 갖기에 충분하다고 할 것이다.
영역별 프로그램의 문제점
1) 기준년도·학기 관리 당해년도의 학기를 등록하고 수정하는 한편, 교무학년도와 학기를 선택하고 수업학년도와 학기를 선택하는 기능을 하는 곳으로 여기서 몇 가지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PAGE BREAK]먼저 현재 교무년도·학기가 2002학년도 1학기인데 방학기간중 2학기 수업준비 관련 업무(수업개설 등)를 수행하려면, 수업년도·수업학기를 2002학년도 2학기로 변경한 후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 수업학년도를 교무학년도+1로 해야 되는데, 만약 2002학년도 2월에 실수로 수업학년도와 교무학년도를 같이 하여 작업을 했을 경우에는 어떻게 진행이 되는가? 2002학년도 2월이나 다음학년도 둘 중 하나에는 문제점이 생성될 것이다.
예를 들면 현재 2002학년도 1학기에, 2002학년도 2학기 수업 개설을 하기 위한 준비를 하려고 하는데, 교무학기와 수업학기를 동일한 상태에서 수업 개설을 하면 데이터는 2002학년도 1학기로 개설이 된다는 것이다. 교사의 실수보다는 프로그램의 불안정성에 대한 수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2) 반(班)정보 관리 학년도를 선택한 후 해당년도의 반(班)정보를 등록하는 기능이다.
여기서 나타나는 교사의 불만은 매 학년마다의 등록 문제이다.
반정보 등록은 매 학년마다 설정해 주는 것으로 되어 있다. 물론 이런 작업의 번거로움 때문에 전년도 자료를 일괄 복사하는 기준정보·반정보 일괄복사 기능을 추가하기는 하였지만 C/S 처럼 반 편성만 하면 모든 자료가 일괄 복사 기능 없이 자료변화되는 것이 좋지 않을까?
또한 특수학급과 가상학급 여부의 판별 기준이 애매하여 자세한 기준과 함께 특수학급과 가상학급에 대한 사용편리성을 고려하여, 프로그램을 수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예를 들어 만약 학년별로 한 개 반씩 특수학급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명목상 전교에서 한 개의 특수학급이 있다고 가정하고 대부분의 수업은 자기 반에서 듣고, 특정 시간에만 특수반에 가서 수업을 듣는 것은 특수학급인지 가상학급인지 판단이 서지 않는 경우 등이다.
3) 교육행정 정보 시스템 시간표 관리 ‘기초시간표 등록’에서 외부 시간표 작성 프로그램이 별도로 운영되고 있는 현실에서 이를 다시 시스템에 입력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시간표 작성 기능까지도 포함시켜 이중 작업을 피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학교행사 또는 교사 사정에 따라 시간표를 변경해야 할 경우 이 또한 일일이 그 변동 사항을 입력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결·보강 처리 문제에서는 동일교과 교사 대체 수업이나, 타교과 교사의 경우나 유인물 대체 수업의 경우, 이를 보강으로 인정하고 있는지도 궁금한 사항인 것이다.
그리고 시간표를 작성하는 데 있어 일괄 입력이 불가능하다. 기존의 C/S에서 일괄입력 부분이 필요한 부분에 다소 있어 사용자가 편리하게 사용한 경우가 많았었다. 하지만 일괄입력은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나 사실상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화면에서 보여지는 내용에서 1반에 국어가 2반에서 국어로 사용되는 것과 달리 1반의 국어의 코드값으로 2반의 국어 코드값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서로간의 코드가 중복될 수 없고, 또한 교사 개인의 코드와 시간별 코드값이 서로 연계되어 이루어지기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사용자의 입장에서 보면 일괄입력 키는 상당히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다. 수상의 경우는 일괄입력이 가능하다. 수상할 학생을 모두 선택한 후 수상할 상을 입력하면 모두에게 적용되어 개인별 등록 및 수상대장으로 자동 연계되도록 되어 있다.[PAGE BREAK]4) 불필요한 프로그램 사용 일일출결등록 및 마감 업무에 있어 교과담임이 직접 매 시간마다 학생에 대한 출결자료를 입력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같은 시간대 적게는 수천, 많게는 수만 명의 교사가 동시에 접속할 경우 서버가 견뎌낼 수 있을지 의심스럽고, 한 시간 수업 출결을 위해 교실에서는 별도 출석부(명렬)에 기재한 후 쉬는 시간에 교무실로 내려와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에 접속하여 인증받은 후 해당 메뉴로 찾아가서 교과출결을 등록하고 마감하는 절차가 너무 번거롭고 시간도 많이 걸려 교사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올 것이다. 메뉴얼에는 교과출결은 교과담임의 권한이며 담당조차 손댈 수 없다고 되어 있다.
또한 교실에서 인터넷을 접속하여 출결을 직접 체크 할 경우, 교과담임이나 담당의 ID, 비밀번호가 학생들에게 노출되었을 경우 출결 조작의 우려가 있다. 출결이 잘못되었을 경우 정정 절차가 복잡한 점도 문제가 있다. 일일 마감이 된 후 출결 정정을 위해서는 별도의 정정을 위한 결재 절차가 필요하여 또 하나의 어려움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월별 마감 후에는 수정이 불가능하다고 하여 이에 대한 문제 발생 소지도 가지고 있다.
담임교사의 출장이나 결근 등으로 인한 공석시 출결 등록 및 마감 권한은 어디에 있는지도 의문이다. 또 교무실 컴퓨터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한 후 출결을 등록하고 마감해야 하는데, 어떤 형태로든 교실 수업에서 출결을 기록하기 위한 장부가 존재할 수밖에 없어 이중 작업이 될 수도 있다.
5) 성적 처리 성적처리시 카드리딩 선행 작업을 하고 카드리딩을 해야 하는 데 별도의 프로그램이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 학교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질 성적처리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 제시가 부족한 실정이다. 카드리더에 관한 프로그램의 제시가 빠른 시간 내에 이루어져야 하며, 현재 프로그램에서는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도록 구성되어 있다는 것도 재고해 봐야 한다. 프로그램의 자체 개발의 틀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외부업체의 프로그램 사용여부에 대하여서도 보완하여야 할 것이다.
6) 프로그램의 사용 연기에 따른 수기 작성 현재 전국단위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이 개통되지 않기 때문에 중3, 고3을 제외한 모든 C/S 상의 업무처리가 전면 중단된 상태이고, 이후의 업무는 수기로 하였다가 시스템이 개통된 이후에 교육행정시스템에서 추가 입력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의 전출입 경우는 자세한 기능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또한 과거 C/S에서 수기로 처리한다는 것은 어느 범위를 이야기하는지 애매한 부분을 남기고 있다. 즉, 이미 제출된 자료에서 모든 1, 2학년 학생에 대한 생활기록부를 출력하여 둔 상태에서 수기 작성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 명쾌한 설명이 필요할 것이다.
7) 매뉴얼 관련 현재 빈번한 패치로 사용자 메뉴얼에 수록된 내용과 실제 프로그램과 대부분 다른 상태이다. 매뉴얼 내용 배치도 요구 사항에 따라, 기능 설명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흐름에 대하여 자세하고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다. 또한 학교급별로 다양한 사례에 대한 구체적 설명을 포함한 다양한 매뉴얼의 보급이 필요하다.
8) 기타 이외에 지면상의 관계로 학교교육과정의 특기적성교육관리, 학적의 기본학적 입력자료, 학생생활의 특별활동·생활지도 관리, 성적의 성적 파일·지필평가처리·성적관리의 보안 문제 등 다양한 영역의 기능상 문제점을 일선 학교현장에 알맞게 보완·개선하여야 할 것이다.
[PAGE BREAK]교육행정정보시스템 프로그램 개선 방안
이처럼 학교현장의 입장에서 본 교육행정정보시스템 프로그램의 불안정성은 S/A나 C/S처럼 한두 가지가 아니며 계속 업데이트 되는 자료를 다운받을 때마다 좋아할 교사는 아무도 없다. 조금 더 완벽한 프로그램이 운영될 때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지금 적응되어 가고 있는 C/S를 사용한 후에 서서히 접목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몇 가지 개선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홈페이지에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의 트리 구조를 공개하고 각 구조·항목에 대한 현장교사들의 의견을 받을 수 있는 게시판이나 창구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각 항목에 대한 문제점이나 프로그램의 불안정성을 조사하여 수정하고 학교현장의 의견으로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둘째, 내년 시행을 꼭 목표로 하지 말고 시스템을 완벽(오류를 최대한 줄인)한 상태로 실시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시행 전에 수정·보완 상황을 몇 번이고 공개해서 학교현장 교사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도록 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셋째, 개인 정보의 보안성 강화, 입력 자료 내용의 간소화, 시스템 운영의 간편화, 시스템 활용의 다양화(학교 자율성 강화), 입력된 데이터베이스의 실제 가치성, 불필요한 누가 기록 삭제 등을 목표로 시스템을 수정·보완하여야 할 것이다. 그 중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점은 개인 정보 보안성 강화를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점이다.
넷째, 교육인적자원부는 학생, 학부모로부터 아무런 동의 없이 세세한 전자 정보를 파악, 입력하고 그로 인해 문제가 발생될 경우를 심각히 고민해야 할 것이다.
다섯째, 검증되지 않은 새 시스템의 시행착오 문제는 덮어두고라도 같은 시간에 수만 명의 교사들이 서버에 동시에 접속할 경우 벌어질 혼란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여 시급히 해결해야 할 것이다.
여섯째, 학생의 신상 관리를 위해서 학생의 주민번호와 휴대폰 번호, 이메일 주소(부모의 정보도 포함) 등이 입력된다. 물론 학생과의 상담이나 행동발달상황, 그리고 교사의 근태 상황과 수업시간, 근무성적까지 입력되어 공개된다. 과연 이 모든 자료가 입력되어야 하는지, 또한 각종 자료를 어느 정도까지 입력, 활용할 것인지, 그리고 입력이 꼭 필요한지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