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강릉 쪽으로 여행을 한다고 하면 에디슨 박물관을 찾아보라고 권하는 사람이 많다. 요즘에는 아예 에디슨 박물관의 관람을 위해 강릉으로 떠나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1992년 11월 개관, 10여 년의 짧은 연륜에도 불구하고 매년 30만명 이상의 내외국인이 다녀가는 강릉의 명소 에디슨 박물관은 어떤 곳일까.
정식 이름은 '참소리 축음기 & 에디슨 박물관'이다. 박물관은 '소리의 세계(1전시관)' '영상의 세계(2전시관)' '빛의 세계(3전시관)'를 보여주는 3개의 전시관과 미국 에디슨 박물관보다 더 많은 자료가 전시된 '에디슨 발명품관', 에디슨이 발명한 전기자동차와 자동차 왕 헨리포드의 대표적 작품이라 할 수 있는 'T-카' 등이 전시된 '자동차전시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전시물은 축음기 4500여점, 음반 15만장, 서적 1000권, 기타 5000여점 등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1전시관은 소리의 역사를 보고들을 수 있는 장으로 축음기 발전에 따른 소리의 변천 및 축음기가 만들어지기 이전인 200∼300년 전 고딕양식과 르네상스 양식으로 제작된 오르간과 뮤직박스, 라디오, 전축의 소리 역사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2전시관에서는 에디슨의 영사기로부터 1925년 존 베어드가 만든 TV까지 오늘날의 영화, 비디오, DVD, 그리고 영사기 내부에 담겨진 각 시대의 위인들과 에디슨의 일생을 영화로 감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3전시관은 전구를 사용하기 이전에 Gas등에서부터 에디슨 최초의 전구(1879년) 및 당시의 발전기를 전시하고 있다. 대나무 필라멘트 전구와 수많은 전구들이 불빛을 밝히고 당시의 스탠드형 전구까지 전시돼있어 그 시대의 과학을 느끼는 장으로 부족함이 없다.
관심을 끄는 에디슨 발명품관에는 에디슨의 발명품 850점을 전시, 많은 사람들에게 과학의 발전모습과 에디슨 개인의 삶을 통해 삶과 과학을 새로운 눈으로 돌아볼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특히 이곳에는 에디슨의 3대 발명품으로 꼽히는 축음기·영사기·전구를 중심으로 에디슨이 생전에 발명특허를 얻었던 생활용품, 자필 편지, 유물·유품을 비롯해 그가 경영하던 10여 개 기업의 주주명부·의사록·주식·채권 등도 그대로 전시해 살아있는 에디슨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자동차전시관에는 에디슨이 발명한 전기자동차(배터리카)와 세계 3대 축음기 회사인 영국의 HMV 축음기사에서 축음기 판매·홍보에 활용한 '그랜츠 햄' 자동차 등이 전시돼 있다.
그렇다면 이 박물관은 누가 만들었을까. 현 관장인 손성목씨(60)의 일생일대 노력으로 탄생했다. 손 관장이 축음기에 빠지기 시작한 것은 14세 때라고 한다. 그는 삼촌에게서 고장난 축음기를 선물 받고 그날 밤을 꼬박 새우면서 분해와 조립을 거듭한 뒤 그 축음기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에 매료돼 그 후 45여 년 동안 세계 60여 개 국을 돌아다니면서 희귀한 축음기를 수집해 왔다고 한다. 그 동안 수집한 명품들로는 에디슨 발명품 800여 점, 원통형 실린더 축음기 300여 점, 원반 축음기 640여 점, 포터블 축음기 185점, 뮤직박스 및 기타 기기 65점, 라디오 300여 점, 텔레비전 20여 점, 전축 70여 점, 레코드판 12만여 장 등이다.
내년 2월이면 경포대 호수가 3층 짜리 신축 건물로 이전을 앞두고 있는 박물관 측은 "이전과 동시에 그 동안 협소한 공간 때문에 전시하지 못했던 새롭고 희귀한 뮤직박스, 축음기 및 에디슨 발명품과 그의 유품일체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끊임없이 기기와 소리를 수집하고 그 명품들과 아름다운 참소리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문의=(033)652-2500 글·이낙진 기자 leenj@kft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