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지난 6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1개월 동안을 ‘학생 영양관리 및 식생활 습관 개선 교육 월간’(일본식 표현으로는 ‘식육월간(食育月間)’)으로 정했다. 이는 지난 2005년 6월에 성립한 ‘식육기본법’에 근거하여, 2006년 3월 31일 선포한 ‘식육추진기본계획’을 통해 식생활 개선 영양관리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이 기간 동안 내각부, 문부과학성, 후생노동성, 농림수산성 등의 관계 부처와 지방공공단체 및 관계 기관 등이 협력하여 전국적인 식생활 개선운동을 전개하였다. 금년도 식생활 개선 운동의 실천행사는 ‘매일 아침밥을 먹자’는 주제를 중심으로 학생들의 영양 관리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이미 일본의 문부과학성은 2001년 4월 11일 아동·학생들에 대한 바람직한 식생활 습관 개선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 새로운 영양관리 교육 및 종합 건강 대책 등을 제안하였다. 이에 따라 2002년 9월 30일 중앙교육심의회는 ‘아동의 체력 향상을 위한 종합 대책’ 보고서를 통해 식생활을 포함하여 바람직한 생활습관을 확립하는 것을 강조하였다.
특히 이 보고서는 바람직한 식생활 관리는 가정, 학교, 지역사회가 상호 연계·제휴하여 개선하는 구체적인 대책에서 비롯한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보고서는 또한 최근 사회 환경 등이 변함에 따라 식생활과 관련된 건강 문제, 즉 아동·학생에 대한 바람직한 식생활 습관과 균형 있는 영양 섭취 등을 학교에서 강조하는 교육 지도가 절실하다고 보았다. 이런 측면에서 문부과학성은 ‘영양교사 제도(가칭)’를 신설하는 등 학교급식과 관련된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였다.
이와 같이 학교에서 식생활 습관 개선 지도를 포함한 학교급식 체제를 전면적으로 관리·교육하는 영양교사를 설치한 배경은 식생활 및 국민체력 관련 여러 가지 유형의 조사 결과에 근거하고 있다. 최근 일본의 아동·학생은 영양 과잉섭취 등으로 인해 비만·과체중화 현상이 증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아동성인병 등을 포함하여 미래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식생활 관리가 절실하다고 조사되었다.
예를 들면, 1997년 및 2001년의 국민영양조사 결과 20대 청년의 평균 25% 정도가 아침 식사를 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에서 약 66% 정도가 이미 고교 이전까지의 학창 시절부터 아침식사를 지속적으로 거르는 습관을 가진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학교보건통계조사에 따르면, 소학교 6학년 학생의 경우 평균체중의 120% 이상에 이른 비만 아동이 1977년 6.7%였던 것이 2002년에는 11.7%까지 거의 2배 가까이 증가하였다.
일본 정부는 국가 차원에서 이와 같이 심각한 아동 체력 저하 현상에 대해 특단의 대책을 내놓게 되었다. 우선 가정·학교·지역사회가 상호 연계하는 새로운 식습관 개선 정책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특히 학교교육을 주관하고 있는 문부과학성으로서는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의 식생활 습관을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을 모색하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학교급식을 포함하여 학생의 식생활 습관 및 영양관리에 주력하는 교육활동을 적극 추진하는 것, 그리고 이와 같은 교육활동을 적극적으로 연계·추진할 주력 활동가로서 학교영양직원을 대체한 영양교사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었다.
일본 문부과학성이 집중 육성하고 있는 영양교사 제도는 학교급식을 정점으로 하는 학생 식생활 습관 개선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2005년부터 학교영양직원을 대신하여 새롭게 운영하고 있는 영양교사는 교육 자질은 물론 영양 관리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직원으로서, 학교급식을 ‘생생한 체험활동’ 교재로 활용하여 효과적인 교육을 하고 있다. 그러므로 영양교사는 주로 식생활 습관 개선을 위한 지도와 학교급식의 관리 등 두 가지 교육 활동을 중요한 직무로 담당하고 있다.
영양교사가 주로 하고 있는 식생활 습관 개선을 위한 지도 활동은 주로 다음과 같다. 첫째, 아동·학생의 식생활을 관찰하여 생활 습관병을 예방하고, 음식물 알레르기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개별적인 상담·지도를 하고 있다. 둘째, 식생활 습관 개선 지도를 하기 위해 급식 시간이나 학급활동, 교과교육 등 학교교육 전체를 통해 전문성 있는 영양관리 교육을 하고 있다. 셋째, 학교 내외에서 식생활 습관 개선을 위해 교직원이나 학부모, 지역사회 등과 연계·제휴하는 방식으로 전문성 있는 중간 매개자 및 조정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영양교사는 학교급식에 대한 영양 관리와 위생 관리, 음식 검역, 물자 관리 등을 담당하고 있다. 구체적인 영양교사의 직무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학교급식에 관한 기본계획을 결정하는데 참가·기획한다. 둘째, 학교급식의 영양분량과 식품구성을 배려하는 식단을 작성한다. 셋째, 학교급식의 조리, 배식과 시설·설비의 사용방법 등에 대한 지도·조언을 한다.
넷째, 조리종사원 및 시설설비, 식품 등에 대한 위생 관리와 학교급식 안전관리를 위한 검역활동을 한다. 다섯째, 학교급식용 물자를 선정, 구입하고 보관하는 활동에 참가·기획한다. 이와 같이 영양교사는 학교급식을 식생활 개선 및 영양관리교육을 위한 중요한 교재로서 활용하는 것을 가장 큰 과제로 하고 있다.
결국 문부과학성은 학교급식 및 식생활 습관 개선 교육을 담당할 교육 주체로서 영양교사 제도를 신설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그 동안 영양교사 제도를 신설하는 것과 관련하여 일본 정부 내에서도 많은 논란이 있었다. 그런데 학교급식과 관련하여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한 것이 바로 1996년에 발생한 장출혈성 대장균 O-157로 인한 식중독 사태였다. 이후 일본정부는 학교급식의 위생관리에 대해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게 되었으며, 학생·학부모 등을 포함한 국민적인 여론을 수렴하여 영양교사제를 적극적으로 검토·마련하였다.
앞으로 일본의 학교급식을 포함한 식생활 개선 정책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개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첫째, 현재 시행하고 있는 영양교사의 수급 및 질 관리 대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간 학교급식관리를 해 왔던 학교영양직원 등에 대해 적절한 수준의 교원 연수 및 재교육 등을 통해 영양교사 등으로 전직시키는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동시에 대학 및 대학원, 그리고 기존의 2년제 단기대학 및 전문학교 등의 영양교사 양성과정을 통일하고, 고도의 전문성을 지닌 교사 양성과정으로 변화·개선하기 위한 교육정책을 수립·추진하고 있다.
둘째, 학교급식의 영양 관리와 관련된 실질적인 ‘식생활 개선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일본의 지역사회와 학교를 연계하는 방식으로 향토 음식과 지역토착식품을 학교급식으로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자체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WTO 조약 등으로 인해 다소 어려운 상황이기는 하지만, 문부과학성은 학교 급식에서 향토 식품을 적극 활용하는 비율을 2004년 현재 21%에서 2010년까지 30% 이상까지 올릴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일본의 학교급식 제도는 새로 신설된 영양교사가 핵심 조정자 역할을 하면서 아동·학생의 올바른 식생활 개선을 목표로 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즉, 학교급식을 통한 교육이 미래 일본 국민의 건강관리를 위해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우리의 경우에도 많은 부분을 참조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학교급식의 운영 주체로서 영양교사를 정점으로 하는 학교 당국이 직접 관리하는 교육 시스템은 상당히 중요한 대목으로 주목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