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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보은 가르치는 숨은 명문 충남 홍성고


대전 • 충남 일반고 중 4년제 대학 진학률 1위
충남 홍성고(교장 장재현)는 2009학년도 대학입시에서 대전 • 충남지역 일반계고 중 4년제 대학 진학률 1위(86.2%)를 차지했다. 비록 유명 특목고나 대도시의 입시명문고에 비해 명문대 진학률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학교환경에 맞는 적절한 학습활동과 입시지도를 통해 여느 명문고 못지않은 성과를 거둔 것이다. 수도권 대학 합격자 비율도 70%에 이른다.

네트워크 활용한 내실 있는 학교운영
홍성고가 이런 성과를 거둔 이유는 지역사회와 연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과 내실 있는 학교운영에서 찾을 수 있다. 여러 교육프로그램 중 가장 눈에 띄는 프로그램은 재량활동시간에 이뤄지는 토요논술아카데미와 연극과 생활 수업 그리고 매주 1시간 원어민 강사를 초청해 실시하는 제2외국어 협력수업이다.
토요논술아카데미는 사회 여러 분야의 유명인을 초청해 강연 형식으로 이뤄지는 프로그램으로, 단순히 입시를 위한 논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대한 시야를 넓히는 데 목적이 있다. ‘나무 심는 사람’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환경운동가 폴 콜먼, 한울노동문제연구소 하종강 소장을 비롯한 사회 여러 분야의 유명인들이 다녀갔다.
연극과 생활 수업은 학생들의 표현력과 자신감을 키워주기 위해 2006년부터 4년째 운영되고 있다. 전인섭 한국연극협회 홍성지부장 등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를 강사로 초빙해 실습위주로 연극을 가르치고 있다.

제2외국어 시간에 진행되는 원어민 협력수업은 지역대학과의 협력를 통해 3년째 실시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중국어는 청운대, 일본어는 한서대와 각각 협약을 맺고 원어민 교수나 유학생을 강사로 지원받고 있으며, 중국어의 경우는 다문화가정의 이주민 여성을 강사로 채용하기도 한다.
지역의 다양한 인력을 활용하고 있는 홍성고는 받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학교의 원어민 강사를 활용한 영어회화 연수 프로그램과 입시설명회에 홍성고 학부모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도 자유롭게 참여하도록 하고, 지역의 여러 모임 활성화를 위해 학교 시설을 개방하고 있다.
홍성고의 네트워크는 해외로도 이어져 있다. 국외에 거주 중인 동문의 협조를 얻어 매년 학교에서 선발된 17명의 교사와 학생이 미국과 중국으로 연수를 다녀오고 있다. 또한 올해 5월 11일 미국 애리조나주의 Tolleson Union Highschool과 자매결연을 맺고 인적 • 학문적 교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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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적된 자료를 활용한 합리적 진학지도
높은 진학률의 또 다른 원동력은 바로 10년여에 걸쳐 축적된 데이터베이스에 근거한 합리적 진학지도이다. 순환근무를 하는 탓에 진학업무 연계가 쉽지 않은 공립고이지만 이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통해 꾸준히 데이터를 축적한 것이 큰 힘이 됐다. 특히, 농어촌 특별전형을 위해 특화된 농어촌 특별 진학지도 데이터 시스템은 홍성고의 자랑이다. 홍성고는 매년 농어촌특별전형으로 2명을 선발하는 서울대 의과대학에 최근 3년간 2명의 합격자를 배출하기도 했다. 이는 농어촌 특별전형 대상학교가 250개 교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할 때 대단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이 밖에 세계사, 경제지리, 물리 II 등 선택학생이 적어 학교에서 개설 못 하는 과목을 듣으려는 학생들을 위해 방학 중에 무료로 개설되는 소수자 선택과목 프로그램도 학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학습교재 역시 학생들의 학력신장에 큰 몫을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홍성고는 충남교육청 학력신장 프로그램 공모제에서 4년 연속 최우수학교로 선정됐으며, 2005년부터 2007까지 연속으로 농산어촌 우수고 선정 및 사업성과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는 성과를 거뒀다.

‘孝’를 중심으로 한 인성교육
이렇게 학력분야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홍성고이지만, 정작 이 학교의 장재현 교장은 “학교교육의 초점은 인성에 맞춰져야 한다”며 “홍성고도 진학실적보다 훌륭한 인성교육으로 더 유명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홍성고는 ‘孝’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학교 축제기간에 학교 인근의 65세 이상 노인을 초청해 자체예산으로 경로잔치를 열고 있으며, 매월 ‘효경의 날’ 등 4~5차례 효도 관련 행사를 갖는다.
또한 올 4월부터 매달 일반적인 교지 외에 뉴스레터 형식의 ‘효경뉴스’를 별도로 발행하고 있다. 여기에는 교내외 인사의 효도 관련 기고문과 고사성어, 교사와 학생이 부모님께 보내는 효도편지, 어르신께 좋은 음식, 가족여행지 등 학생들이 효경사상을 체득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들이 담겨있다.


“스스로 잘하는 학생들에게 굳이 교복 필요 없어”
학교에서 인성교육을 강조한다고 하면 아무래도 그 학교의 분위기가 조금 엄격하고 딱딱할 것 이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홍성고의 분위기는 그와는 거리가 멀다. 그 대표적인 예로 자율복장을 들 수 있다.
장 교장은 “학생들이 평소 예의가 바르고 건전하게 생활하기 때문에 굳이 교복을 입힐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못한다”면서 “설령 학생들의 생활이 바르지 않더라도 복장을 통제해 타율적으로 사고만 일으키지 않게 한다고 해서 바른 인성을 갖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로 자율복장 허용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평소 넓지 않은 지역사회에서 지역주민과의 잦은 교류를 하기 때문에 교복을 입지 않아도 학생 신분을 숨기기 힘들고, 오히려 학생들의 머리모양 복장을 통해 그들의 관심사를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한편, 현재 기숙사 두 동에 176명의 학생을 수용하고 있는 홍성고는 기숙형 공립고로 지정돼 내년 3월, 4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를 추가로 연다. 원래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크게 달라질 것은 없지만, 자습실 등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확충해 학업증진을 도모함은 물론, 전문 사감을 채용해 학생들의 생활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해 인성교육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 강중민 jmkang@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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