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지도 그리며 글로벌 소통 확대”
‘꿈꾸는 붓’은 언제, 어떻게 시작됐나요?
꿈꾸는 붓은 초대 회장인 전영진 군이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던 중 World Map Painting 활동에 참여한 것이 그 시초예요.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2010년부터 지인들과 함께 동아리를 만들고 세계지도를 그리며 세계에 대한 꿈을 키우기 위해 활동을 펼쳐나가게 된 것이죠.
‘세계지도를 그리는 대학생 벽화 자원봉사 동아리’라고 소개하는데요, 왜 세계지도인가요?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미국에서 시작된 World Map Painting은 아이들과 함께 세계지도를 그리면서 세계를 향한 꿈을 키워주는 것을 큰 목표로 하고 있어요. 이렇게 시작된 활동이 현재는 세계적인 문제점, 예를 들어 전쟁·기후·기아문제 등을 다루거나 다문화 가정과의 이해를 추구하는 활동 등으로 그 의미를 확장해 키워나가고 있죠.
현재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대학생은 몇 명이고, 선발 기준은 무엇인가요?
2010년부터 지금까지 총 4회에 걸쳐 동아리 회원을 모집했는데 현재 활동하고 있는 인원은 약 40명 정도예요. 저희는 대학생 커뮤니티 사이트나 SNS를 통해 지원자를 공개모집하고 그 후 면접을 통해 최종 선발해요. 최근 4기 회원모집에는 총 140명이 지원해서 서류 및 면접을 통해 13명이 선발됐어요.
선발 기준은 열정과 시간적인 여유라고 볼 수 있어요. 벽화작업이 주로 주말과 방학 기간을 활용해 진행되니까 시간적 여유가 있는지가 매우 중요해요.
그래서인지 저희는 벽화를 그리는 동아리지만 미술전공자는 10명 정도 밖에 없어요. 기본적인 구성은 미술팀, 컨택팀, 교육팀 이렇게 3팀으로 나눠 활동하는데 미술전공자들은 주로 미술팀에서 활동하면서 색상을 조합하는 조색작업과 도안 스케치작업을 진행해요. 회원 개개인의 장점과 역할이 발휘될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럼 어떤 과정으로 벽화를 그리나요? 자발적인 기획인지 의뢰를 받아 진행하는지 궁금합니다.
동아리 초반 1~2년 동안은 각종 자원봉사센터를 중심으로 저희가 장소를 찾아나가는 식이었어요. 그런데 작업을 하면서 어느 정도 언론에 소개되기도 하고 SNS나 카페를 활용한 홍보를 하면서 지금은 공공기관이나 학교 등에서 벽화를 그려달라는 의뢰를 적지 않게 받는 편이에요.
벽화에 그릴 주제 선정과 작업기간은 어떻게 되나요?
벽화 장소 섭외가 완료되면 직접 현장 방문을 해 관리자와 협의를 통해 그림 주제를 선정해요. 예를 들어 관리자가 에너지를 주제로 그려달라고 하면 저희는 아이디어 스케치를 통해 세계지도와 결합한 온난화 현상 또는 세계기후지도 등 적절한 주제 및 도안을 그리는 방식으로 진행해요. 작업기간의 경우 일반적인 벽화작업은 2주 정도 걸리는데 실제 작업기간은 3~4일 정도가 기본이에요. 대학생이기 때문에 평일에는 작업이 어려워서 주말에 주로 그리기 때문이죠.
방학 때는 서울을 벗어나 농촌마을 벽화작업도 해요. 이 경우 2박 3일 작업으로 숙박과 식사를 모두 함께 하면서 진행해요.
벽화작업을 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언가요?
아무래도 비용이 가장 큰 부담이죠. 의뢰를 받은 경우 마을 또는 업체에서 재료비와 식사비를 부담해주지만 이마저도 힘든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연초에 각종 동아리 지원 사업에 참여 신청을 해서 자금을 확보해야 해요. 현재는 성동구청 자원봉사센터의 후원과 여성가족부 청소년동아리사업의 지원을 공식적으로 받고 있어요.
지금까지 완성한 벽화는 몇 개나 되고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2010~2011년 사이에 5~6개, 2012년 7개, 2013년 현재 3개 총 16개 정도의 벽화를 완성한 것 같아요. 저희가 그린 벽화에 대한 반응은 대부분 긍정적이에요. 동네주민들이나 학생들 모두 마을과 학교가 더 예뻐졌다고 좋아하세요. 특히 연세 많으신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저희가 고생한다면서 작업기간 내내 먹을 것을 챙겨주시기도 하세요.
지금까지 그린 벽화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이 있다면요?
2012년 8월에 강원도 인제군 진동리에 위치한 작은 분교의 벽화작업을 했어요. 버스도 닿지 않는 곳이라서 인제군 현리터미널에서 동네주민의 냉동탑차 뒤에 타고 마을로 들어가서 그곳 학교에서 먹고 자며 학교 창고 앞 그림을 그렸어요. 총 학생수가 3명이라 저희가 그림을 그리는 동안 그곳 학생들도 함께 그렸고 오후에는 학교 앞 계곡에서 물놀이도 했어요. 무엇보다도 좋았던 것은 학교 앞에 있던 식당에서 저희에게 싼값에 식사를 제공해 주셨는데 그때 주민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정이 많이 들었어요. 그때 그린 벽화는 지금도 기억에 생생해요.
그렇다면 벽화작업을 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보람은 무엇인가요?
저희는 대기업 후원을 받는 것도 아니고, 금전적 보상이 있는 것도 아니고, 또 봉사활동 기록이 공식적으로 남는 것도 아니에요. 그저 저희가 좋아서 스스로 일을 창출하고, 끊임없이 생각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공유하면서 여러 사람들과의 협의를 통해 활동을 진행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 모든 과정이 동아리 활동에서 얻을 수 있는 값진 경험과 자산이라고 생각해요. 그게 보람이 아닐까요.
요즘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려주세요.
초반에는 막연히 세계지도만 그렸다면 지금은 점점 활동범위를 넓히려 하고 있어요. 특히 다문화 가정이 많아지고 있는 요즘, 다문화 가정 아이들과의 활동을 통해 어머니 나라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더불어 대한민국을 알리는 활동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꿈꾸는 붓은 아직 신생 동아리라서 시행착오를 겪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앞으로 10년, 20년 꾸준히 열정을 가지고 활동하다보면 어느 정도 확고한 틀을 갖출 수 있겠죠. 그것이 일차적인 목표에요.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붓의 활동을 이해하면서 저희와 생각을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